농민단체 대표들은 김 총리에게 송 장관 유임 결정에 납득할 수 없는 심정을 말했다. 과거 정부의 농업정책으로 점점 힘들어지기만 하는 농민의 현실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총리는 농민단체 대표들의 말에 경청을 하고 메모를 했다. 더운 날씨에 양복 상의를 탈의하고 넥타이를 푸는 모습도 보였다.
김 총리는 농민단체 대표에게 "새 정부에서도 지난 정부의 장관을 한분 정도는 유임하는 것이 전체 국민통합이라는 흐름을 봐서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면서도 "100% (농민들의) 마음에 공감이 된다. 충분히 문제 제기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대통령이 식량 주권, 식량에 대한 안보, 농업 주권에 대한 인식이 강하고, 또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농정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강하다"며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아직은 불신하지 말아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또 "송 장관도 아마 유임 선택을 본인이 받아들이고 결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한다"면서도 "그런 입장에 처한 장관이라면 저는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왜 나오는가 이해하고, 표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저도 (송 장관을) 뵙게 되면 거취 문제와 상관없이 (이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농민단체 대표에게 약속했다.
김 총리는 아울러 "(대통령이) 유임을 한둘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은 누구를 해도 쉽지 않다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내란 과정에서 (송 장관의) 관여 정도가 덜한 것 아니냐는 판단도 작용한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김 총리가 취임한 첫날인 것을 고려해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2주 안에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고, 대통령과의 미팅을 검토해 달라는 것이다. 김 총리는 "총리 공관으로 초대해도 좋고, 청사 집무실로 초대해도 좋고, 차 한잔하면서 얘기를 한 번 더 하자"며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 생기면 반드시 농민들과의 대화가 우선순위에 들어가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농민 대표들에게 "가급적 고생의 시간을 줄여주시면 좋겠다"며 "남태령을 넘느라고 그 고생을 한 걸 저희가 아는데, 죄송하다"고 노숙 농성 해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향후 농성 계획은 내부 논의를 거쳐서 결정하기로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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