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국민의힘은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추가적인 사퇴와 함께 강 의원의 의원직 박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방부 안규백, 국가보훈부 권오을, 통일부 정동영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대통령실에 발송하겠다고 호언했다. 또 "갑질 및 위법 의혹이 제기된 강 의원에 대해서는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를 즉각 실행에 옮겨 국회 의안과에 강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 개표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당직자를 향해 욕설하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최악의 갑질을 시전했던 인물이다. 처음엔 폭행한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긴 했으나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 쇼'를 벌였다. 그렇게 당장의 소나기는 피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고 결국 넉 달 만에 슬그머니 복귀에 성공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17개 여성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앞으로 임명될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철학과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 및 조국혁신당 의원들과의 정책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철학과 의지를 갖추고 있음'을 장시간 누누이 드러냈음에도 이들 단체는 마치 그런 발언이 없었던 것처럼 끝까지 묵살한 것이다. ☞ 갑질 논란에 파묻힌 강선우의 '여성가족부 재건' 의지
여성 단체들은 지난 2023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국회 앞에서 시무식을 열었을 때 강 의원이 참석했다는 점도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하지만 강 의원은 "행사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거듭 해명했고 실제로 당시 행사에서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사실도 없다. 강 의원은 거꾸로 2023년 7월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학생인권조례 개악 추진을 정조준해 "윤석열 정부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을 핑계로 학생인권조례 개악 추진을 공식화했다.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학생 인권을 제약해야 한다는 몰상식한 발상에 기가 막힌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학생 인권을 더 보장했기 때문이라는 말인가? 거꾸로 학생 인권을 제약해야만 교권이 회복되나?"라고 강력 비판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유보적 입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입장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겠다"고 공지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후임 여가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권인숙 전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낸 정춘숙 전 의원, 그리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들이 과연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재편해 이재명 정부 기조에 맞는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벌써부터 지지층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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