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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진짜 이유

강동형 에디터

yunbin6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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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8.25 06:00

  • 수정 2025.08.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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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탓 아닌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민주 전당대회 기간 대통령 지지율 상승

국힘 전당대회 기간 대통령 지지율 하락

전당대회 2주 뒤 긍정 60%대 회복 전망

모닝컨설트 여론조사 지지율 비교 권장

이재명 대통령 24개국 가운데 연속 2위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원인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 때문이라는 일각의 시각이 존재한다. 언론에서는 대놓고 지지율 하락 원인을 조국 사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은 2024년 12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5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대화하고 있는 모습. 2024.12.6.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긍정평가)이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갤럽 7월 3주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 긍정평가는 64%, 부정평가는 23%였다. 그런데 8월 2주차 조사에서 긍정 59%, 부정 30%로 집계됐다. 7월 3주차 조사에 비교해 긍정평가는 5% 포인트 줄어들고, 부정평가는 7% 포인트 증가했다. 8월 3주차 조사 역시 긍정 56%, 부정 35%로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3% 포인트 감소하고, 부정평가는 5% 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긍·부정 평가 차이가 한달 사이에 +41에서 +21로 좁혀졌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 전문가뿐 아니라, 일부 여당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 그럴싸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국 사면’ ‘계절적인 요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재명 정부의 우클릭’ 등 해석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조국 사면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2일 공표한 8월 3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도한 언론들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연합뉴스를 필두로 상당수 레거시 미디어들이 ‘조국 사면 여파’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다. 이러한 제목을 달게 된 데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 수석은 갤럽 8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21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 사면을 하면 민생 사면의 빛도 바래고 지지율도 4~5% 포인트 떨어질 텐데 감수하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 대통령은 피해가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자고 했다”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8·15 사면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은 피할 수 없다는 정무적 판단이 먼저 이뤄졌다”며 조국 전 대표와의 관련성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국갤럽 최근 조사를 들여다봤다. 분석 결과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왼쪽)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8·2 전당대회 순회 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7.20. 연합뉴스

컨벤션효과로 이 대통령 지지율 착시 현상

분석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대통령 지지율 등락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하 국힘), 두 정당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6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진행됐다. 국힘 전당대회는 7월 30일 시작해 8월 22일( 결선투표일 26일)까지다. 전당대회 기간을 고려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왜 출렁이고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조국 사면’은 작은 변수, 또는 강성 보수 결집의 명분이 될 수 있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8% 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관련 없는 종속변수에 불과하다.

갤럽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고점을 기록한 7월 3주차는 시기적으로 민주당 전당대회가 뜨거웠던 기간과 겹친다. 따라서 이 대통령 지지율 64%는 전당대회 컨벤션효과의 도움을 일부 받았다고 볼 수 있다.

8월 들어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민주당 전당대회 컨벤션효과가 사라진데다 국힘 전당대회로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2주 정도 지나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원 상태를 회복,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 지지율을 두고 여야 모두 일희일비할 소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참고로 여론조사에서 ‘컨벤션효과’는 전당대회 등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관심이 집중되면서 지지율이 덩달아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후보. 2025.8.17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갤럽보고서도 전당대회 컨벤션효과 언급

한국갤럽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8월 3주차 조사보고서에서 “6월 대선 이후 7월까지 평균 24% 포인트였던 양대 정당 격차가 8월 최근 2주간 19% 포인트로 줄었다. 이는 임박한 국힘 전당대회(22일, 과반득표 없으면 26일 결선투표) 영향으로 보인다. 2024년 7월, 2023년 3월에도 비등하던 양대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 최대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전당대회 이후 원래의 자리도 돌아간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로 국힘 지지율이 올랐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보수 결집으로 국힘 지지율이 오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진행된 갤럽 7월 3주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고점을 기록한 것이나 국힘 전당대회 기간인 8월 3주차에 대통령 지지율이 56%로 하락한 주요 원인은 양당의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조국 사면’은 작은 변수는 될 수 있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8% 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양당 전당대회 기간 동안 보수 중도 진보 무응답층의 대통령 국정 수행 긍·부정 평가 표본수의 변화와 결집도를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7월 3주차

진보 성향 강한 결집, 진보 성향 표본 과표집

민주 전당대회 효과로 이 대통령 지지율 상승

표1과 표2에서 갤럽 7월 3주차 조사를 살펴보면 보수 성향 표본수가 248명, 중도 성향은 336명, 진보 성향은 291명으로 진보 성향 표본이 보수 성향보다 43명 더 많다. 여기에 진보 성향 응답자의 긍정평가는 90%, 부정평가는 5%로 진보 성향이 강하게 결집(긍정-부정= +85)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보수 성향은 긍정평가 38%, 부정평가 49%로 결집도(-11)가 느슨하다. 진보 성향 표본이 많은데다 결집까지 이뤄져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다시 말해 민주당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효과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리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일부는 부인하고 싶겠지만 데이터 수치는 사실이다. 이후 전당대회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7월 3주차 한국갤럽

8월 2주차

민주당 전당대회 컨벤션효과 사라지고

보수 성향 결집,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지지율 하락, 조국 책임론 온당치 않아

국힘 전당대회 기간인 8월 2주차 조사부터 7월 3주차와는 전혀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다. 보수 성향 표본수가 295명으로 지난 조사에 비해 무려 47명이 늘었다. 이에 반해 진보 성향 표본수는 268명으로 23명이 줄어들어 보수 성향 표본수가 27명이나 많게 집계됐다. 여기에 보수 성향 응답자의 결집(-11에서 –21)은 오르고, 진보 성향 응답자의 결집(+85에서 +78)은 느슨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컨벤션효과가 사라지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컨벤션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조국 사면’이 원인이었다는 해석은 호사가들의 이야기일 뿐 실체는 없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조국 사면이 미친 영향을 굳이 꼽는다면 내란 비호세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숨죽이고 관망하던 강성 보수세력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 데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갤럽 8월 3주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부정적인 사람(348명) 가운데 21%인 73명이 ‘특별사면’을 꼽은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조국 사면을 명분으로 삼을 뿐 결코 이 대통령을 지지할 그룹은 아니다. 어차피 모습을 드러내야 할 시점에 특별사면을 대통령 부정평가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여권 일각에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조국 전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조국 대표도 행보를 신중히 해야겠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일부 의원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침소봉대해 조국을 악마화하는 것은 민주·진보 진영과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8월 2주차 한국갤럽

8월 3주차

진보 성향, 중도 성향 평소 수준 결집

국힘 지지층, 보수 성향, 무당층 결집

8월 3주차 조사는 국힘 전당대회 경선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조사가 이뤄졌다. 보수 표본수는 311명, 진보 표본수는 246명으로 보수 표본이 무려 65명이 더 많다. 여기에 보수 성향 결집은 –40(긍정 26-부정 66=-40)으로 강력해진 반면 진보 성향 결집은 +81(긍정 89-부정8=+81)로 8월 2주차(+78)와 큰 차이가 없다.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보수 성향이면서 강성인 국힘 지지층이 결집해 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이재명 대통령 긍·부정 평가 차이(결집도)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7월 3주차에는 –38이던 것이 8월 2주차에는 –44, 8월 3주차에는 –67로 긍정 평가와 부정평가 차이가 급변한 것을 알 수 있다.

무당층에서도 국힘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인 7월 3주차에는 긍정평가와 부정 평가의 차이가 +7이던 것이 국힘 전당대회 기간인 8월 2주차에 –10, 8월 3주차에는 –12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고 있다. 7월 3주차 조사에서는 무당층에 진보 성향 응답자가, 8월 들어서는 무당층에도 강성 보수 성향 응답자의 표본 수가 더 많이 포함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8월 들어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중도 성향, 진보 성향 응답자들의 이 대통령 지지 속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힘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과 무당층의 속성이 급변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조국 사면 때문이 아니라 전당대회 컨벤션효과가 원인으로 다른 변수는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할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으로서는 컨벤션효과를 막을 방법이 없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험적으로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효과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약 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8월 3주차 한국갤럽

ARS 조사는 표본이 모집단 대표 못해

혹자는 리얼미터 등 갤럽과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민들레 독자라면 갤럽과 여론조사꽃 등 전화면접 조사를 신뢰하고 자동응답전화를 이용하는 ARS 조사 결과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ARS 조사는 정치고관여층이 여론조사에 응해 모집단의 대표성을 크게 왜곡한다. 올바른 여론조사가 아니다.

모닝컨설트조사 이 대통령 연속 2위

세계 지도자 6명만 지지율 50% 이상

미국 트럼프 7위, 일본 이시바 22위

ARS 조사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패널 조사를 하면서 여론의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미국의 모닝컨설트 세계 지도자 지지율(긍·부정 평가) 조사를 참고할 것을 권한다. 자국 대통령과 세계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비교할 수 있고,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닝컨설트여론조사 (8월 3~9일)

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처음으로 선보인 모닝컨설트 여론조사(7월 4~10일)에서 이 대통령은 긍정 59%, 부정 29%, 무응답 13%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조사 대상 24개국 정상 가운데 2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꼴찌나 뒤에서 2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이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받은 지도자는 인도의 모디 총리다. 그는 긍정 75%, 부정 18%로 몇 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두 번째 조사(8월 3~9일)에서도 이 대통령은 긍정 58%, 부정 30%, 무응답 11%로 모디 총리에 이어 역시 2위를 차지했다.

24개국 가운데 긍정 평가가 50%를 넘는 국가지도자는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에 이어 3위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4위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5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총리, 6위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총리 등이다.

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진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긍정 23%, 부정 62%로 24개국 가운데 22위이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 45%, 부정 49%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지만 24개국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현직 총리나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요국 지도자들과 비교해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아주 높은 편에 속한다.

(이 글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미국의 모닝글로리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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