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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벌게진 윤석열 완패, '내란 유죄' 길목 열렸다

[분석] 공수처 수사권, 서부지법 영장, 비화폰 임의제출 모두 적법성 인정... '실체 판단' 장애물 사라져

26.01.16 18:34최종 업데이트 26.01.16 18:41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에서 진행중인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크게 5가지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이날 백재현 부장판사는 내란특검의 구형량 징역 10년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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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 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형사합의35부)가 "이상의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며 피고인의 기립을 명했다. 윤석열씨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고공판 초반과 달리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날 법원은 윤씨의 ①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미참석 국무위원 심의방해 ②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폐기 ③ 군사령관들 비화폰 기록 은폐 시도 ④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계엄 선포 국무회의 소집 통보를 받은 박상우·안덕근 장관 도착 전 회의를 강행해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했고, 외신대변인에게 외신 기자 대상 허위공보를 지시한 일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진 않고, '가짜 계엄 선포문'은 사실상 곧바로 폐기됐기 때문에 허위공문서 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형량도 특검이 요구한 '징역 10년'의 절반만 선고했다.

그런데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윤씨의 얼굴이 붉어질 만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 가운데 '이 사건 수사는 위법하다'는 내용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윤씨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한 것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일, 법원이 해당 영장에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한 일은 물론 경찰이 법원 영장을 토대로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확보한 것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수사의 큰 틀을 인정해 준 셈이다.

'내란 수사' 정당성 인정... 얼굴 벌게진 윤석열

재판부는 먼저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 혐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모두 수사권이 있다"고 명확히 정리했다. 계엄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씨는 내란·외환죄만 예외로 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84조),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빠져있는 점 등을 내세워 '내란 수사는 불법이고, 후속 절차, 증거 등은 모두 위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백 부장판사는 헌법 84조는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수사까지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수처가 당시 수사하던 윤씨 직권남용 혐의는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수사 가능한 '관련 범죄'라고 봤다.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와 내란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서 수사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및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관하여 모두 수사권이 있다."

영장 쇼핑? 불법 수색? 깔끔하게 날아갔다

윤씨의 두 번째 패배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이었다. 그는 줄곧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수색영장을 청구하고, 발부된 수색영장에 형사소송법 110·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며 대통령 관저는 군사비밀보호구역이므로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고, 공무원은 소속기관 허락 없이는 직무상 비밀에 관한 압수·수색에 응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 대상이므로 공수처가 경호처 허가 없이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재판부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백 부장판사는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고위공직자 범죄 등 사건의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관할로 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편으로 공수처법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 공수처의 영장 청구에 관한 재판의 관할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석열씨의 범행 자체가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뤄졌고, 윤씨가 거주한 대통령 관저도 용산구에 있으므로 서울서부지법의 관할이 맞다는 얘기였다. 재판부는 또 '물건 압수를 위한 수색'과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의 성격을 구분했다.

"형사소송법 110조 1항은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인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는 장소적 제한에 관한 규정인지 불분명하나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군사상 비밀인 물건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수색의 경우에는 위 조항에 따라 책임자 승낙 없이는 수색할 수 없지만,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에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조항은 수사기관의 압수 또는 수색과 같은 대물(물건)적 강제 처분에 관한 것이므로, 체포와 같은 대인(사람)적 강제처분에는 적용되지 않음이 분명하다. (중략) 결국 이 수색영장은 헌법과 법률 조항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유효한 영장이라 할 것이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석열씨의 지지자들이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5가지 혐의로 윤씨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되자 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고 있다.유성호

재판부는 또한 공수처가 경호처에 두 차례 협조요청 공문, 허가요청 공문을 보냈는데도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다가 1월 3일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한 형사소송법 110조 2항에 어긋난다고 봤다. 백 부장판사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어 직무정지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책임자인 경호처장은 영장 집행을 승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체포영장 등의 집행은 적법하였고, 이 과정에서 촬영·편집된 채증 자료, 이 결과를 기재한 진술조서 등은 모두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된다."

수사기관의 경호처 비화폰 기록 확보가 적법하다고 인정된 점 역시 윤석열씨의 패배다. 백 부장판사는 비화폰과 그 기록 자체가 군사기밀에 해당하고, 특히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은 대통령기록물인데 경호처가 경찰에 임의로 이를 제출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사기밀보호법과 대통령기록물법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및 검증 자체를 제한하진 않으며 경찰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영장에 근거해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은 것이므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 세 가지 쟁점은 내란 수사의 뿌리이자 내란우두머리 혐의 인정 여부로 나아가는 길목에 해당한다. 공수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고, 불법 영장에 의한 불법 구금이 이뤄졌다면 윤씨의 신병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화폰 기록은 그가 12.3 계엄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는 '네 명이서 한 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작전 실패 확인된 판결, 내란사건이라고 다를까

결국 '12.3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전 단계부터 틀어막고, 각종 범행사실을 구성하는 '벽돌'들을 무너뜨리려 했던 윤씨와 변호인단의 작전은 명백히 실패했다. 참여연대는 "아직까지도 윤석열 측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트집잡으며 내란죄 수사로 시작된 모든 수사와 증거가 위법이라는 억지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 주장을 단호하게 배척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도 "이로써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취지의 변호인단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성명을 냈다.

하나 더, 윤씨로선 달갑지 않은 대목이 있다. 그는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국가비상사태라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며 계엄 선포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16일 재판부는 계엄 선포 과정을 두고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 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실 내란우두머리 재판이라고 다르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렇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라고 평가가 다를 수 있을까. 결론은 2월 19일 오후 3시, '반란·내란우두머리' 전두환씨가 30년 전 사형선고를 받았던 그 법정에서 공개된다.

14일 새벽 내란우두머리 사건 결심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윤석열씨가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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