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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투쟁으로 번진 합당 내홍…당권 경쟁 얽히며 전선 확대

최하얀기자

수정 2026-02-04 09:30등록 2026-02-04 05: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국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당헌개정의 건(1인1표제)이 통과된 뒤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조국혁신당과 합당 여부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며 여권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당이 불러올 당내 세력 균형의 변화를 의식해 차기 당권 주자와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노리는 중진, 지역구 상황에 민감한 현역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사생결단식 대결을 펼치는 탓이다. 당의 원로와 중진, 정치 전문가들은 개인적 진로나 권력 확장을 염두에 둔 ‘공학적 접근’ 대신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세력 통합’에 초점을 맞춰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일 합당 논의에 반대하는 강득구 최고위원과 일대일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전날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까지 ‘반정청래 3인방’과 모두 개별 접촉을 한 셈이다. 합당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에게 전날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 합당 추진은 에너지 소모이며,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와 민생에 주력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황 최고위원은 ‘합당 수임 기구를 만들어 합당 논의와 실무 준비를 맡기되, 본격 논의는 지방선거 뒤로 미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정 대표 쪽에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합당 제안을 했을 뿐, 최종 결정은 당원들이 하는 것’이라던 정 대표가 ‘반합당파’를 직접 만난 것은 합당 반대론이 당내에서 점차 조직화·세력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원 여론에선 찬성 의견이 60~70%로 앞선다며 자신감을 가졌지만, 갈등이 장기화되고 목소리 큰 의원들이 당내 논쟁을 주도하면서 결과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본 것이다.

이날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한준호 전 최고위원이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방선거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고, 당내 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전 당원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자 당 중진 그룹을 중심으로 갈등 중재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중앙위원회 당헌개정의 건(1인1표제)가 통과된 후 기자간담회를 하며 조승래 사무총장, 박수현 수석대변이과 이야기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그동안 의견 개진을 자제해온 진성준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준비하는 박지원 의원도 중진 간담회를 열자고 판을 깔았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중진들이 나서 불도 끄고 싸움도, 충돌도 막아야 한다”고 썼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 논의나 장기적인 증시 활성화 대책 논의 등이 뒷전으로 밀렸고,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관련 고강도 메시지를 내보내는데 여당은 그저 구경만 하는 듯한 상태”라며 “넉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까지 무엇으로 득점 포인트를 쌓을지, 합당 찬반 어느 쪽이건 차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논의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갈 책임은 정 대표에게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정 대표가 합당을 기습 제안하는 순간 논의가 꼬여버렸다. 이 상태면 합당에 이르는 단계마다 갈등이 표출되게 돼 있다”며 “예측 가능한 조직 내 논의 절차를 거쳐 상황을 풀어가지 않으면 찬반 진영의 ‘동원 경쟁’이 과열되고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말했다. 임채정 민주당 상임고문은 “정치공학적 접근을 내려놓고 국민적 지지를 받아가며 합당 논의를 하길 바란다”며 “특히나 후유증이 남지 않는 논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최하얀 김채운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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