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미지급에 구조조정 예고까지
“다 회복도 하기 전에 3차 단식”
아직도 MBK 자구책 기다린다는 정부

7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5일차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 ⓒ 김준 기자
7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5일차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 ⓒ 김준 기자

정부가 MBK 홈플러스 먹튀 사태를 구경만 하는 동안, 2만여 명의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임금도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회생 시한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이에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다시 곡기를 끊었다. 3번째 단식, 5일째를 맞았다.

지난 12월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나서겠다”던 정부는 아직도 홈플러스 사태에 어떤 실질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을 향한 처벌도 요원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5일, 김병주를 비롯한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 경영진의 추가 부정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통보했지만, 지난달 14일 재판부가 MBK 경영진들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하면서 수사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피해는 소비자와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 납품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물건 공급을 줄이거나 끊으면서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상품이 진열되고 있다. 매대가 텅텅 비면서 피해가 소비자에게까지 미치는 상황이 된 거다.

2만여 명의 노동자들은 자금 고갈을 이유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임금을 나누어 지급하는 등 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한 상태인데, 줄지은 폐점으로 길거리에 내몰릴 위기까지 처했다. 

MBK 측은 인수합병까지 점포 폐점은 없다고 약속했으나, 사실상 파기된 상태다. 현재까지 17곳의 폐점이 확정됐고, MBK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추가로 41곳이 더 폐점될 예정이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터를 잃게 되는 거다. 

 

안 지부장과 강우철 위원장이 단식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다. 이들은 설 명절 전까지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투기자본을 규제할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단식 5일 차에 접어든 안 지부장은 “2차 단식 때 회복이 다 되진 않았지만 그만큼 절박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정부는 MBK가 자구책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더 강하게 압박할 예정이다. 함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9일 결의대회를 연 뒤, 단식자들이 더 나올 것”이라며 “정부가 투기자본 MBK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정부 주도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 경고했다.

마트노조는 9일 MBK 앞에서 임금체불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청와대 앞에서 국민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10일에는 무기한 단식농성단을 꾸려 광화문 월대 앞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며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요구안은 ▲정부는 설 명절 전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방안 마련 ▲경영 실패 책임 있는 부도덕한 회생관리인 즉각 교체 ▲기업 파괴하는 투기자본 규제 입법 처리 ▲체불임금 해결 및 10만 노동자·입점업주 생존권 보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