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갑자기 지난달부터 카메라 사용이 금지됐다.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이주민 A 씨는 지난달 27일경 사진을 찍던 중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휴대전화를 다시 반납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부당하다며 반발하다 '지시불이행'으로 3일간 독방에 갇혔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이주민들을 만나는 시민단체 '마중' 활동가에게 "독방에서 나온 뒤 인터넷·전화 사용 시간 차례가 다시 왔을 때, 직원들이 우리 방에서 나만 나가지 못하게 막으며 통신을 못 쓰게 했다"며 "억울해서 저항했으나, 직원 5명이 팔을 꺾고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양손 손목에 자해를 했다"며 "독방은 지독하게 추워서 두 번 다시 들어가기 싫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13일 "A 씨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 이후, 외국인보호규칙 및 시행세칙에 따라 다시 반납해야 함에도 보호실에 몰래 반입했다"며 "이것이 적발돼 관련 법에 따라 특별계호(독방)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의를 받고 휴대전화를 열람해 보호시설과 다른 보호 외국인의 촬영 사진이 있는 걸 확인했다"며 "국가중요시설인 보호소 촬영과 촬영물 배포는 금지임을 설명하고 사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 희박"
화성외국인보호소는 최근 시민단체 마중 측에 '국가중요시설'이라고 카메라 사용 금지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는 외국인보호시설이 '통합방위법' 21조와 '보안업무규정' 32조 1항에 따라 국가중요시설 및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통합방위법은 "적의 침투, 도발,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총력전 개념을 바탕으로, 국가방위요소를 통합·운용하는 통합방위 대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법이다. 보안업무규정 32조 1항은 "파괴되거나 비밀이 누설될 경우 전략적·군사적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국가안보에 연쇄적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시설, 항공기, 선박 등"을 국가정보원장이 국가보안시설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정한다.
이상현 변호사(법무법인 두루)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통합방위법엔 출입 제한 관련 규정은 있지만, 촬영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공항 등에서 촬영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나, 알다시피 공항의 모든 곳에서 촬영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고, 그 통제도 '항공보안법' 같은 별도 법에 근거한다"며 "국가중요시설 개념은 모든 걸 자의로 제한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다른 예로 교정시설의 경우, '접견 시 촬영을 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 법령에 규정돼 있다"며 "이런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다면 제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국관리법, 외국인보호규칙 및 시행세칙 등 관련 법에 촬영을 금지하는 적확한 근거 조항이 없기 때문에, 카메라 금지의 법적 근거는 희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부 인권침해 기록 수단 실종
법무부는 휴대전화 사용 자체를 규제하는 것과 관련해 "출입국관리법(제56조6)은 보호시설 안전이나 질서, 피보호자의 안전·건강·위생을 위해 부득이할 경우 면회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보호규칙에 따라 "휴대폰은 타인과 시설을 촬영·녹화할 수 있거나, 화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전자제품으로, 촬영·녹화 우려가 없는 별도 공간에서만 소지와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현 변호사는 "안전, 질서 유지 등의 이유로 부득이할 때만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지, 모든 걸 자의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대전화는 외국인보호시설의 외국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며 "출국을 준비하는 외국인은 집, 짐 등을 정리하고 가족과도 연락을 상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금체불 피해자나 난민신청자 등 당장 출국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더욱 중요하다"며 "외부와의 접촉과 소통이 원활해야 제대로 된 법적 절차를 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규제는 이를 전면 차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윤정 마중 활동가도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실제로 난민신청자 등 외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서류 작업도 해야 할 이들이 정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보호소는 카메라 사용을 요청하면 담당 직원 감독 하에 쓰도록 한다고 하나, 직원을 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그사이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통신 시간은 지나가버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 활동가는 "외국인보호시설은 무기나 국가 안보와 관련도 없고 교정시설도 아니며, 단지 행정청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행정적 보호시설일 뿐"이라며 "법무부가 자신의 치부(내부 환경)를 감추기 위해 국가중요시설이라고 이름만 붙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스페인, 스웨덴 등의 외국인 보호시설은 휴대전화 사용이 자유롭고, 프랑스도 직원 감독하에 비교적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 이 활동가는 "근본적으로 보호시설이라면 폰을 규제할 필요도, 법적 근거도 없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극히 폐쇄적인 지금의 보호소 구조에선 인권침해 가능성이 다분한데, 이를 기록할 수단을 모두 빼앗긴 셈이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법무부는 비판과 관련 "외국인 보호시설은 철저한 보안관리가 필요한 공공시설로서 내부구조, CCTV 위치나 출입문 잠금장치 등의 보안장비, 경비 인력의 배치 등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도주, 기물파손, 화재, 보안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부득이 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호 외국인의 휴대전화 카메라 사용은 함께 생활하는 다른 보호외국인, 시설 종사자의 얼굴, 생활 모습이 본인의 동의 없이 촬영되어 SNS 등에 유포되는 등 타인의 초상권 및 개인정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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