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최종 입장으로 확정한 가운데, 범여권 의원들이 시민사회 숙의를 거쳐 만든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개혁의 마지막 관문이라 불리는 형소법 개정 작업이 신속히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최종 입장을 확정하면서도 국회 논의에 따르겠다며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입법 지연 우려가 나왔지만, 시민사회에서 마련한 법안이 곧바로 제출되면서 입법 동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원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개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용민·서영교·김영호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72년 만에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이 첫발을 뗀다"며 "의원들이 정책 개발을 의뢰하고 시민사회가 수개월의 숙의 끝에 마련한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시민숙의 법안 핵심 내용은?
김용민·박은정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서영교·김영호·최혁진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개정안(시민숙의 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며,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의 보완수사 요구권도 검사가 임의로 악용할 수 없도록 구체적으로 설계했다. 아울러 과도한 반복 출석요구 금지 조항과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 수사인권보호관 신설, 공소심의회 신설 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검사의 공소권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했다. 김영호 의원은 "발의하는 법안은 106개 조항에 이르는 전면 개정안"이라며 "72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의 틀을 통째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핵심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및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소법 제196조를 완전 삭제했다. 보완수사 '요구권'을 규정한 제197조의2는 기존에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한 내용을 수정해 "그 대상과 이유 등을 문서로 명시하여 사법경찰관에게 요구할 수 있다"로 바꾸고, 보완수사 요구의 대상·방법·절차·시기 등에 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권을 악용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이다. 또한 기존에 동일한 범죄 사실을 수사해 경합이 벌어질 경우, 검사가 경찰에 사건 송치를 요구하도록 한 기존의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 간 경합이 벌어질 경우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통해 관할을 조정토록 체계를 정비했다.
검사 수사권과 관련된 핵심 조항인 제196조를 삭제하는 대신 같은 조항 번호엔 '수사인권보호관' 규정을 새로 담았다. 검찰의 인권보호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각 수사기관은 입건 전 조사를 포함한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현저한 수사권 남용에 관한 민원을 처리하고, 영장집행 과정의 적법절차 보장을 위해 수사인권보호관을 둬야 한다. 직무상 독립성이 보장되는 수사인권보호관은 사건관계인의 민원이 타당하면 관할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방식 변경을 요구하거나 해당 수사관의 교체 권고 및 징계 요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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