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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완수사권 폐지'에 입법 시동…형소법 개정안 첫발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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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6.26 19:00

  • 수정 2026.06.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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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박은정, 시민숙의 법안 대표발의

정부 입장 정리에 검찰개혁 입법 본격화

검사 직접수사·보완수사권 196조 '삭제'

과도한 출석요구 금지·압색영장 사전심문

인권보호관·공소심의회 신설 등도 담겨

"남은 건 시간 싸움"…입법 속도 관건

민주당 "원구성 즉시 개정 절차에 돌입"

혁신당도 별도 형소법 개정안 발의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최종 입장으로 확정한 가운데, 범여권 의원들이 시민사회 숙의를 거쳐 만든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개혁의 마지막 관문이라 불리는 형소법 개정 작업이 신속히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최종 입장을 확정하면서도 국회 논의에 따르겠다며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입법 지연 우려가 나왔지만, 시민사회에서 마련한 법안이 곧바로 제출되면서 입법 동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원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개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용민·서영교·김영호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72년 만에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이 첫발을 뗀다"며 "의원들이 정책 개발을 의뢰하고 시민사회가 수개월의 숙의 끝에 마련한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시민숙의 법안 핵심 내용은?

김용민·박은정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서영교·김영호·최혁진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개정안(시민숙의 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며,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의 보완수사 요구권도 검사가 임의로 악용할 수 없도록 구체적으로 설계했다. 아울러 과도한 반복 출석요구 금지 조항과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 수사인권보호관 신설, 공소심의회 신설 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검사의 공소권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했다. 김영호 의원은 "발의하는 법안은 106개 조항에 이르는 전면 개정안"이라며 "72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의 틀을 통째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핵심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및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소법 제196조를 완전 삭제했다. 보완수사 '요구권'을 규정한 제197조의2는 기존에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한 내용을 수정해 "그 대상과 이유 등을 문서로 명시하여 사법경찰관에게 요구할 수 있다"로 바꾸고, 보완수사 요구의 대상·방법·절차·시기 등에 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권을 악용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이다. 또한 기존에 동일한 범죄 사실을 수사해 경합이 벌어질 경우, 검사가 경찰에 사건 송치를 요구하도록 한 기존의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 간 경합이 벌어질 경우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통해 관할을 조정토록 체계를 정비했다.

검사 수사권과 관련된 핵심 조항인 제196조를 삭제하는 대신 같은 조항 번호엔 '수사인권보호관' 규정을 새로 담았다. 검찰의 인권보호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각 수사기관은 입건 전 조사를 포함한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현저한 수사권 남용에 관한 민원을 처리하고, 영장집행 과정의 적법절차 보장을 위해 수사인권보호관을 둬야 한다. 직무상 독립성이 보장되는 수사인권보호관은 사건관계인의 민원이 타당하면 관할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방식 변경을 요구하거나 해당 수사관의 교체 권고 및 징계 요구를 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2026.6.25. 연합뉴스

이와 함께 개정안은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진술 짜맞추기, 회유·압박, 자백강요 수단 등으로 악용됐던 검찰의 잦은 출석요구도 제한하도록 명시했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시간 조사와 심야조사도 제한하도록 했다. 수사상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출국금지나 정지를 요청하고, 출국금지 기간이 만료되거나 출국금지 사유가 없어졌을 때에는 즉시 해제를 요청하도록 했다.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제202조)도 기존 '10일 이내'에서 '7일 이내'로 단축했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전 심문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 제도'도 신설했다. 이른바 '자판기'라고 불리는 무분별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최소화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피의자의 진술은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제244조의2(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도 "피의자의 진술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영상녹화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녹음하여야 한다"고 수정했다. 특히 조사·신문·면담 등 명칭을 불문하고 최초 진술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녹음이나 녹화하도록 해 객관적 정황을 사후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검사의 공소권을 견제할 기구를 따로 마련한 점도 시민숙의 법안 특징이다. 개정안은 검사의 공소제기 여부의 적정성을 심의·의결하고, 그 의결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지방법원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소심의회를 두도록 했다. 심의 대상은 공직자의 금품·향응 수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사건,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인 금융·경제 범죄 사건, 조직폭력·마약·살인 등 강력 사건과 성폭력 사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 등이다.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한 신청을 막을 조항까지 마련했다. 서영교 의원은 "시민으로 구성된 공소심의회로 검사의 소추권 남용을 견제하고 위법한 기소로부터 무고한 시민을 조기에 구제하는 길이 열렸다"며 "경찰의 과도한 폭주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 안전장치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입법 속도다. 오는 10월 중수청과 공소청이 신설되기 전 시행령 등 후속 조치까지 마무리하기엔 현실적으로 일정이 빠듯하다. 전문가와 시민사회, 국회가 수개월간 토론과 숙의를 거쳐 마련한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이를 토대로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는 점, 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점 등은 입법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시민숙의 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은정 의원은 "정부는 원칙을 세웠고, 시민사회는 안을 만들었으며, 국회는 준비를 마쳤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모든 민주 정부가 꿈꿔온 검찰개혁이 마지막 문턱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지금 국회가 법사위를 열어 이 법안의 심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도 신속한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이 언제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민주당은 형소법 개정 내용 검토에 착수하겠다. 그리고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개정 절차에 곧바로 돌입하겠다"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흔들림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별도 개정안 발의

정부가 검찰개혁의 마지막 관문인 형소법 개정과 관련해 최종 입장을 밝히고, 시민사회에서 숙의해 마련한 형소법 전면 개정안도 곧바로 국회에 제출되면서 입법 논의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날 시민숙의 법안이 발의된 데 이어, 조국혁신당도 당 차원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혁신당 차규근·이해민·백선희·서왕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98일 뒤면, 검찰청의 간판은 내려간다. 그러나 법이 함께 바뀌지 않으면 검사 권력은 그 간판 뒤에 그대로 남는다"면서 "정부가 방향을 정했다면 이제 국회가 법률로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연과 무책임은 중립이 아니다. 형소법을 그대로 두는 시간만큼 현행 검사 수사권도 연장된다"며 "정부안이 없다는 말도,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말도 더는 미룰 명분으로 사용하지 마라"고 했다.

혁신당 개정안도 시민숙의 법안과 마찬가지로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현행 형소법 제196조를 삭제했다. 또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수사주체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을 정비했다. 형소법 제1조에 목적 조항도 신설해 '적법절차'와 '인권보호의 원칙'을 명시했다.

형소법 개정안과 별개로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한 '검사와 사법경찰관과의 협력 및 사법경찰의 수사권 통제에 관한 법률안'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입건하면 이를 공소청에 통보하고 담당 검사가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통해 사건 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조국혁신당 차규근(가운데), 이해민(왼쪽), 백선희 의원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당이 마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사법경찰수사권통제법 제정안을 접수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혁신당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혼란이 발생하면, 검찰개혁에 반대해 온 세력은 그 책임을 검찰개혁에 돌릴 것"이라며 "그런 허점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 "후반기 원 구성과 법제사법위원회 구성을 즉시 마무리하고 형소법 처리 일정을 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이제 말이 아니라 의사일정으로 답해야 한다"며 "법안을 즉시 심사하고, 제헌절인 7월 17일 이전에 형소법 개정을 끝내자"고 했다.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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