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거리에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의 선거 벽보가 붙어 있다. 타스연합뉴스
2024년 MKKP는 제도권 정치에 한발 더 깊이 들어섰다. 지방선거에 500여명의 후보를 냈고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원을 배출했다. 설립자 코바치는 수도 부다페스트 12구 구청장에 당선됐고, MKKP는 부다페스트 시의회에서도 3석을 확보했다. 같은 해 낙선했지만,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도 도전했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이 시기를 “MKKP가 더는 ‘농담 정당’에 머무르지 않게 된 때”라고 규정했다. 그는 “실제 (선출직)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유머를 활용해 권력을 풍자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중요한 정치 사안에 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토트베네데크 의원 역시 시의회 연설에서 헝가리 어린이 동요를 인용하는 등 유머를 활용하면서도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다룬다. 그는 최근 어린이들의 대중교통 이용 개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무료 트램을 탈 수 있다면 부모는 매일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줄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건 농담이 아닌 실제 정치이자 많은 가정의 삶에 영향을 주는 진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MKKP는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당 차원의 공식 정책집도 발간했다. 경제와 교육, 세금, 청년·노인 정책 등 주요 정치 의제에 대한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그간 우리는 스스로를 진짜 정당이라기보다 농담 정당으로만 생각했다”면서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며 정치적 의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충분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누구나 머물 수 있는 ‘평범한 이들의 정당’
그렇다면 최근 아시아에서 부상한 새로운 농담 정당 ‘바퀴벌레국민당’(CJP)의 실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두 정당은 출발한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기존 정치 문법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활동을 조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JP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풍자 이미지를 만들어 SNS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MKKP 역시 최근 풍자의 무대를 메신저 앱 디스코드 등 온라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토트베네데크 의원에 따르면 세게드에서는 약 15~20명이 디스코드에 모여 지역 활동을 논의한다. 최근에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달할 학용품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이전에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에 전달할 사료를 모았다. 당내 의사결정 소프트웨어와 투표 프로그램도 활용한다.
다만 그는 MKKP의 성장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농담도, 기술도 아닌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이 이미 시작된 뒤에는 기술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어려운 것은 무언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찾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충분히 오래 함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MKKP는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 MKKP의 정식 당원은 창당 이래 한 번도 100명을 넘긴 적이 없고 현재도 70여명에 불과하지만, 전국에서 크고 작은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은 약 7000명에 달한다. 당은 구성원들에게 특정 활동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지 않으며, 세대별 조직을 구분하지도 않는다. 헝가리 정당 대다수는 청년조직을 별도 운영하지만 MKKP에서는 10대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성인들과 함께 활동한다. 최근 열린 여름 캠프에서는 1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했다고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설명했다.
이 같은 다채로움 아래 MKKP는 하나의 공동체가 됐다. 다수의 시민사회 활동 경험이 있던 토트베네데크 의원은 MKKP를 만나고서야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집배원으로 일하는 한 관계자는 그간 학교 등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MKKP는 “집 같은 곳”으로 느껴진다고 그에게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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