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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범죄' 5분 넘게 공표한 한동훈…이젠 2차 가해?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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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8.24 06:40

  • 수정 2026.08.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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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때 국회서 '체포동의안' 이유 설명

'범죄 사실' 위주로 5분 20초간 상세히 공개해

역대 법무부 장관 초유의 '피의사실공표' 충격

"돈봉투 부스럭" "생생하게 녹음" "확실한 증거"

선정적 표현, 주관적 의견으로 뇌물 수수 단정

노웅래 항변엔 "거짓 여론전 펼친다" 비방까지

강제수사 3년 9개월 만에야 항소심까지 무죄

1심과 달리 사업가 휴대전화 증거능력 인정도

재판부 "여전히 검찰 공소사실 입증엔 부족해"

한동훈은 되려 역공…"억울? 녹음 다 같이 듣자"

한동훈 의원(왼쪽)이 지난 2022년 12월 28일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 의원이 이에 맞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신상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JTBC 중계 화면 갈무리

한동훈 의원이 지난 2022년 12월 28일 '윤석열 검찰정권'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범죄 사실' 위주로 무려 5분 20초에 걸쳐 특유의 스타카토 화법으로 또박또박 읽어나갈 때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의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역대 법무부 장관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의 '피의사실공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법무장관들은 체포 동의 요청 '취지 설명'을 하더라도 대략적인 개요를 1분 정도로 짧고 포괄적으로 언급했지, 한 의원처럼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을 본 적이 없다"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등 선정적 표현과 주관적·단정적 의견까지 동원해 혐의 내용을 그토록 상세하게 공개한 적은 없었다. 현직 법무장관이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에 관한 조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든 셈이었다. 이는 피의사실공표죄 위반을 우습게 아는 정치검사식 행태로 인식됐다.

"노웅래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는 녹음파일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20여 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를 직접 담당했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되어 있는 사건을 저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밖에도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고 돈을 줘서 고맙다고 하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거를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라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가 녹음된 전화 통화 녹음파일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웅래 의원의 자필 메모와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수첩도 있으며 청탁을 이행하기 위해서 공공기관의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서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습니다.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 노웅래 의원은 브로커로부터 6000만 원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받았고, 단순히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브로커의 청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국회 보좌 조직까지 이용했습니다. 자기 목소리가 나오는 돈 받는 현장 녹음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의원은 현직 법무장관으로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본회의장에 쏠려 생중계되는 가운데 노 의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검찰의 일방적 조사 사실을 낱낱이 열거함은 물론, 노 의원이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방까지 가했다. 당사자가 혐의를 일관되게 완강히 부인하는데도 법무장관이 검증되지 않은 검찰 측 주장을 기정사실화해 전 국민을 상대로 선동하듯 쏟아내자 노 의원은 즉각 신상발언에 나서 격앙된 목소리로 항변했다.

"한동훈 장관, 증거가 차고도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까. 돈을 줬다, 녹취가 있다, 그거 우리 행정비서가 퀵서비스를 통해서 (전달자가 몰래 의원회관에 두고 간 돈을 다시 돌려)보냈다는 건데, 증인도 있고, 돈 줬다는 사람도 자기가 돌려받았다고 하는 건데 그걸 녹취했다고 지금 새로운 내용으로 부풀려서 언론플레이를 해서 사실 조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입니다. 뇌물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 해서 재판도 받기 전에 저를 범법자로 만들었고 저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검찰은 이틀이 멀다 하고 불법 피의사실공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환 조사에서 그 같은 문자 내용도, 녹취록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한 번 조사조차 안 해놓고는 갑자기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녹취록이 있다고 합니다. 의례적인 인사로 고맙다고 한 게, 그게 돈을 받은 겁니까? 제 말을 고의적으로, 악질적으로 왜곡시켰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수사가 아닙니다. 사람 잡는 수사입니다!"

 

2025년 11월 12일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기일이 26일로 연기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2025.11.12. 연합뉴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 없이 '자유투표'를 결정한 가운데 여야 의원 상당수가 노 의원의 호소에 공감해 결국 체포동의안은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검찰은 2023년 3월 29일 노 의원을 뇌물수수·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나 2025년 11월 26일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했고, 이어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김용중·김지선·소병진 부장판사)도 지난 21일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2022년 11월 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가 노 의원의 자택과 국회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선 지 장장 3년 9개월 만에 항소심까지 연속 무죄가 나온 것이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노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사업가 박모 씨의 배우자 조모 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사건의 단서가 '위법수집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특히 1심과 달리 박 씨 본인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전자정보 일부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봐서 이 부분까지 배제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했지만, "증거 배제 결정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공소사실 입증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즉, '형식적 이유'로 배제하지 않고 적법하게 수집했다고 인정한 증거까지 살펴봐도 노 의원이 박 씨로부터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 사업 및 태양광 발전 사업 편의 제공 등 명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증명되지 않는다고 결론 낸 것이다.

간난신고 끝에 누명을 벗긴 했지만 4선 중진이던 노 의원은 그사이 22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가 돼 '전(前) 의원'으로 전락했으며, '심장을 칼날로 후비는 고통'이라고 본인이 표현한 대로 그간의 육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 의원이 정중한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일말의 반성 기색도 없어 노 전 의원과 민주당 측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노 전 의원은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성명서를 내고 "단순한 잡음을 '돈봉투 부스럭 소리'라고 증거 조작한 한동훈은 이제 확실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부르짖었지만, 한 의원은 2심 판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곡해하는지 "법원이 위법수집증거라고 증거에서 배제한 '형식적 이유'로 무죄가 나왔을지언정 돈봉투를 받은 실체가 없어지진 않는다"고 반격에만 전념하는 모습이다.

이에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노웅래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은 윤석열 정치검찰의 불법 수사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사건이다. 국민은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정치검찰 출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웅래 의원을 상대로 한 파렴치한 만행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은 반성도, 염치도 없이 노웅래 전 의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현영 대변인도 "노웅래 의원이 겪었던, 정치검찰이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만들어낸 치욕스러운 경험과 정치생명 박탈의 억울함은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국가권력을 악용해 만들어낸 한동훈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조작 수사를 바로잡는 데 무려 3년 9개월이나 걸렸다"면서 "이제 한동훈 의원은 정치공작의 책임을 지고 노웅래 의원님께, 그리고 국민들께 지난 과오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개별 의원들의 성토 또한 페이스북에 잇따랐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노웅래 무죄! 한동훈 구속!"이라고 적고 "못된 검사, 처벌 필요"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의원은 "한동훈 의원, '검찰의 위법수집증거로 인한 무죄'가 '검찰의 잘못된 수사와 기소였다'는 말과 다른가?"라면서 "잘못해도 인정하지 않는 한 의원의 태도, 그동안 검찰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이연희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재판도 시작되기 전에 국민 앞에서 유죄를 확신했다면, 그 확신이 법정에서 무너졌을 때는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져야 한다"며 "당시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설명하고 사과하라. 그조차 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정치"라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언주 의원은 "아니, 갖은 고초 끝에 사건이 무죄로 끝났으면 노웅래 전 의원에게 위로를 하거나 사과하는 게 도리 아닌가?"라며 "한동훈 의원은 그만 오기 부리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8.19. 연합뉴스

진보 성향의 야당들도 한 의원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노 전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음에도 검찰의 '위법수집증거' 탓에 무죄를 받았을 뿐이라는 한 의원 주장에 주안점을 두고 신랄하게 논박했다. 조 원장은 "반헌법적 궤변이다. 한동훈은 여전히 검찰주의자임을 알려준다"면서 "검찰은 '위법수집'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법이다. '위법수집'을 했다면 그 뒤는 따지고 말 것도 없다는 게 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의원이 "억울하고 잘못이 없는 것처럼 계속 우길 거면 국회에서 (노 전 의원 혐의 관련) 녹음파일을 다 같이 한번 들어보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조 원장은 "포렌식 절차를 위배하고 취득한 전자정보는 증거능력이 없어 재판에서 쓰지 못한다"며 "그런데 전자정보 자체는 존재하는 것이니 공개할 수 있을까? 이 역시 명백한 불법이다. 법대 또는 로스쿨용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중 기본"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2020년 한동훈은 압수수색 대상이 된 자신의 휴대전화에 약 20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했고, 검찰은 기술력이 없어 포렌식을 못 했다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휴대전화를 한동훈에게 돌려줬다. 한동훈도 검찰도 희한한 일을 했다"며 "반면 검찰이 수사력을 비하하던 경찰의 경우 2023년 충북경찰청은 마약 총책의 아이폰 비밀번호 22자리를 풀었다. 당시 검찰이 비밀번호를 해제했더라면 한동훈은 기소되고 유죄 판결이 났으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 종결됐지만 자신의 휴대전화 내용을 국회에서 다 같이 보자고 하면 응할 것인가?"라며 "한동훈, 자신이 마치 법의 수호자인냥 말하지만 실상은 '법미꾸라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위법한 증거 수집을 일삼았던 정치검찰의 행태는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정치검찰의 정중앙에 섰던 자가, 그렇게 윤석열 내란 정권의 황태자로 등극했던 자가 바로 한동훈 의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정작 체포동의안에는 있지도 않은 '돈봉투 부스럭' 발언은 명백한 피의사실공표이며, 취지 설명을 넘어 '이렇게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을 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사적 판단까지 노골적으로 언급했다"고 짚었다.

홍 대변인은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기도 전에 여기저기에 피의사실을 마구 뿌려대 사회적으로 범죄자 낙인부터 찍어대는 행태야말로 정치검찰의 대표적인 불법 행태"라며 "말이 나왔으니, 검찰개혁이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가 되게 했던 장본인, 뼛속까지 '정치검사 DNA'로 가득 찬 한동훈 의원에게 과연 민의를 대표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주문했다.

보수 진영에서 '한동훈 천적' 역할을 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빠지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판결이 잘못되었으니 이미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된 증거인 녹취록을 까보자고 주장하는 건 형사절차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인민재판에서나 할 수 있는 무식하고 무지한 주장"이라고 한 의원을 정조준했다. 앞서 올린 다른 글에서는 "이런 사람이 법무장관을 했으니 얼마나 억울한 사람들이 많았겠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반면 한 의원은 1·2심 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왔든 노 전 의원에 대한 유죄 심증에는 변함이 없음을 여전히 강변하며 자신의 법무장관 시절 발언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술 더 떠 여권에 대한 역공으로 일관하고 있는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노 전 의원에게 사과한 이재명 대통령을 거명해 "노웅래 의원이 돈 받은 것,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며 "그럼에도 이제 와서 22년 전 드라마처럼 '미안하다, 사랑한다' 운운하는 것은 어떻게든 본인 사건을 공소취소 해보겠다는 빌드업일 뿐"이라고 했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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