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는 여지를 주는 북한
■ 한국은 대체 뭘 해야 하는가
■ 한국은 할 수 없다
■ 미국이 먼저 나서면 사정은 다르다
■ 이재명 정부는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 자주세력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이 20일 담화를 발표해 이재명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했습니다. 전날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축소를 비롯한 국제 정세 전반에 관한 입장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날은 이재명 정부만 콕 집어서 “이 기회에 철두철미 예속적인 자기의 처지나 제대로 학습하고 생존의 답을 찾는 것이 어떻겠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올 데 갈 데 없는 ‘괴뢰’의 숙명적 처지를 이제는 스스로 알 때도 되었다”라고 뼈를 때리는 지적을 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계기로 남북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보려던 이재명 정부에 정말 일말의 틈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여지를 주는 북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틈이 있습니다.
일단 김여정 부장은 19일 발표한 입장에서 “미한합동군사연습 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훈련 중인 20일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10여 발이나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여정 부장은 “우리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 밝힌 바 있다.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은 변하지 않아 왔고 미국과 그 추종 무리들은 오늘 현재 이 순간도 적대적인 대조선 군사 활동을 맹렬히 벌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조미[북미]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훌륭한 관계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취해 나가는 주권적 행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적중하며 필수적인 것으로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김여정 부장의 입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문제며 이것을 폐기하면 북미정상회담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틈을 안 주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여지를 줍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건 정확히 어떤 것일까요? 일단 한미연합훈련 축소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분명합니다.
지난 2월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요구를 두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는 것입니다. 대북 적대 정책에는 한미연합훈련 등 북한을 겨냥한 군사행동도 있고, 대북 제재와 같은 경제적 압박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북한 헌법에 명기된 국가 지위를 존중하라는 것인데 이는 비핵화 요구를 중단하고 ‘전략국가’로서 북한의 영향력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19일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대북 적대 정책 철회가 모든 변화의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미국도 북한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했습니다. 또 북한에 핵무기가 57개나 있다고 인정하고, ‘여전히 북한 비핵화가 목표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여 ‘비핵화’라는 단어를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전에는 핵을 가진 나라와는 잘 지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북한의 요구에 접근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북미정상회담을 성사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러 언론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1월에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그 전에 회담을 성사하려고 서두를 것입니다.
한국은 대체 뭘 해야 하는가
북한은 미국과 달리 한국을 향해서는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처지에서는 이게 서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민족이고,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데 말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왜 한국을 향해서는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을까요? 이 대통령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이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런 두 가지 선언을 했다면 어떨까요?
첫째, 북한 비핵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려면 북한 헌법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체제를 존중하려면 북한의 핵보유도 인정해야 합니다.
이미 국내외에서도 북한 비핵화는 철 지난 주장이다, 어차피 실현할 수도 없다, 괜히 되지도 않는 비핵화 주장을 하는 바람에 다른 모든 정책이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북한에 57개의 핵무기가 있다면서 비핵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북한 비핵화 정책 수정은커녕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핵 보유량을) 보통 80~120개 정도로 본다”라고 정정하면서도 “(북한 핵보유는)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는 모순된 발언을 했습니다. 본인도 모순임을 알았는지 “우리의 마음 자세, 전략적 자세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핵보유국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 마음속 북한은 비핵보유국이라는 말인가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로는 남북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만약 이 대통령이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앞으로는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다면 북한에서는 한국을 지금과는 다르게 바라볼 것입니다.
둘째,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국방력 강화를 위해 훈련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북한은 군사훈련을 독자적으로 하며 연합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러시아, 중국과 군사동맹 관계인데도 말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북한이 이들 나라와 한국을 적대하는 내용의 연합훈련을 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국방력 강화를 위해 훈련은 계속하되 북한을 적대하는 내용의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연합훈련은 중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면서 단순히 기간만 단축한 게 아니라 일부 야외 기동훈련을 한미가 따로 실시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미국 측이 따로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어떤 훈련을 따로 할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연합훈련은 하지 말고 국군 따로 훈련하겠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대통령이 ‘앞으로 한미연합훈련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도 국군 따로 훈련한다’라고 했다면 북한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할 수 없다
만약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위와 같은 선언을 했다면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한국이 새로운 길, 새로운 정책 전환, 새로운 결단을 했다고 평가할까요?
아닙니다. 미친 것 아니냐고 막말하며 난리를 칠 것입니다. 관세 폭탄을 던지고,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고, 주식을 매도하는 등 각종 제재를 가할 것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작정하고 공격하면 한국에는 치명타가 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폭락합니다. 주가만 폭락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 등에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매출이 급감해 기업 자체가 흔들립니다. 만약 두 기업이 망하면 한국도 망합니다. 한국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두 기업의 주가 폭락은 주식시장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국 자본이 썰물 빠지듯 나가면 환율도 급상승합니다. 지금 1달러당 1,500원대에서 가까스로 1,300원대로 내려왔는데 아예 2천 원, 3천 원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입 물가가 치솟습니다. 휘발윳값도 급등해 리터당 2천 원에서 3천~4천 원으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도시가스도 올라 겨울이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아파트 관리비도 기록적으로 오를 것입니다. 식당들은 원가가 폭등하고 손님이 줄어 폐업이 줄을 이을 것입니다.
국힘당은 기회가 왔다면서 난리를 칠 것입니다. 이게 모두 이 대통령 탓이라면서 탄핵을 꺼내 들 것입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당장 새로운 대북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당장 민생이 파괴되는데 대책 없이 원칙만 앞세워서 무리한 대북 정책을 폈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입니다. 만약 그래도 정부가 대북 정책을 밀어붙이면 대통령을 끌어 내리기 위한 봉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박정희처럼 정부나 군부에서 먼저 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뻔히 예측되니 이 대통령은 절대 저런 파격적이고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없습니다.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있든, 없든 결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게 자립경제가 아닌 대외 의존 경제로 성장해 온 한국의 현실입니다.
미국이 먼저 나서면 사정은 다르다
만약 미국이 먼저 북한 비핵화 요구를 포기하고, 한미연합훈련도 완전히 중단하고, 대북 적대 정책도 폐기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북한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으므로 북미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북미수교도 가능하고, 교류와 왕래도 시작되며, 미국이 북한에 투자도 할 것입니다.
그러면 위에서 얘기한 두 가지 선언이 자동으로 이행된 셈이 됩니다. 한미연합훈련은 미국이 중단했으니 따로 건드릴 건 없고, 비핵화 요구도 미국이 먼저 폐기했으니 우리도 단독으로 고집할 수 없다며 못 이기는 척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이 북한에 개성공단을 재개하자고 제안하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관광객을 보내고, 희토류 개발 사업을 제안하면 어떨까요? 북한이 호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힘당은 반대할 것입니다. 국민은 어떨까요? 아마 지지하는 국민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반대하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관세 폭탄을 비롯해 온갖 경제 압박을 하면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 것입니다.
그런데 변화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은 하면서 한국만 못 하게 하는 게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은 분노가 폭발해 날강도 미국을 규탄하면서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눈치만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설 수 있습니다. 군부도 압도적 여론에 밀려 쿠데타에 나서지 못할 것입니다.
이처럼 미국이 하면 한국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했을 때 조현 외교부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하니까 남북대화의 다리를 놔 달라’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왕 부장은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습니다. 그러고는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중국이 봐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있는 한 한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해야 남북관계가 한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습니다. 씁쓸하고 서운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런 나라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이재명 정부 초기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도 대남 방송을 중단하는 등 나름대로 반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정도로는 턱도 없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견딜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몇 가지 있기는 합니다.
첫째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고치는 것입니다.
지금 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북한도 헌법상 우리 영토입니다. 현실과 모순일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온갖 대북 정책이 엉망이 됩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헌법에 떡하니 흡수통일을 명시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했으면 이런 북한을 무시하는 조항을 없애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4년 중임제 개헌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이건 우리 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고 호소하면서 영토조항 개정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국가보안법을 손보는 것입니다.
당장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어렵다면 악명 높은 제7조(찬양·고무 등)만이라고 폐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당장 폐지하기 어렵다면 일단 발표부터 하고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의지를 보여준 다음 북한에 만나자고 제안하면 아무래도 북한이 긍정성이 있는 평가나 입장을 내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국힘당과 조중동이 난리를 칠 것입니다. 국민 여론은 어떨까요? 아마 당장은 반대가 더 많을 것입니다. 사실 이 대통령이 매우 잘해야 찬성 대 반대가 4:6 정도로 나올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아닐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시끄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 아예 손을 대지 않습니다. 아마 찬성 여론이 70% 이상 높아야 나설 것입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0%입니다. 이 대통령은 할 수 없습니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실체입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선거에서 표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철저히 외면합니다. 오히려 끝까지 목소리를 내는 의원을 강경파로 몰아서 고립시킬 것입니다.
지난 광복절 때 촛불행동은 호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광주 군공항 앞에서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을 했습니다. 호남 반도체 사업에 시비를 거는 미 7공군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당시는 당대표 후보)가 11일 엑스에 촛불대행진 행사 포스터를 공유하며 “호남 반도체 성공은 누구든 일체의 정치적 접근을 절제해야 합니다. 호남의 간절함은 무거운 것입니다. 시민의 눈으로 보기를 권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민단체의 집회를 ‘정치적 접근’으로 몰면서 반대한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반미 논쟁을 일으키려는 일부 시민단체의 집회 계획에 (김 대표가) 강력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민주당의 임문영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이 영상 축사를 보내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사과문’이라는 걸 올려서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미국과 갈등을 일으키는 시민운동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영상 축사를 취소”한다고 했습니다.
이게 민주당의 수준이며 이재명 정부의 수준입니다. 촛불국민이 미국을 규탄한다고 하니까 벌벌 떨면서 반대합니다. 혹시라도 자기들이 ‘반미’로 보일까 봐 두려워합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핵심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미국의 방해를 물리치지 않고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장관은 호남 반도체 사업 소식을 듣고는 대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미 7공군은 광주 군공항은 자기들이 중요하게 이용하는 시설이라며 자기와 협의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18일 자 중앙일보 보도 「[단독]美 “대미투자 1호, 메모리 달라”…호남 투자 발표 뒤 압박」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비공개 통상 회의에서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투자 요구가 핵심 논점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정부는 그간 에너지 분야를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검토해 왔는데 갑자기 미국이 반도체 투자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곤란한 상황이 됐다는 겁니다.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호남권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상황이라 미국에도 추가로 투자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현재 이 문제로 미국과의 물밑 협상이 치열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한두 차례 항의하고 끝난 게 아니라 압박은 현재 진행형”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호남 반도체 사업을 분명히 반대하고 또 방해하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미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며 쉬쉬 하고 있습니다.
자주세력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런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서 벗어나 자주국가로 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냉엄한 현실입니다. 그러니 북한이 미국에만 여지를 주고 한국은 철저히 무시해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서운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슬프지만 이게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우리는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수교를 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완전히 바꿔놓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가 되면 틈을 찾아 비집고 들어가는 게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일입니다.
물론 그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쳐다만 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북미수교를 한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게 아닙니다.
1917년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고 이후 1922년 소련이 탄생하자 미국은 외교 관계를 거부했지만 결국 1933년 수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대소련 적대 행위를 계속했고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공작도 진행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미수교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대북 적대 행위를 포기하거나 체제 전복을 위한 공작을 중단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 국힘당이 집권하거나 적폐세력이 기세등등한 상황이 계속되면 이런 행태가 더욱 심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집권한 상황에서도 민주당 정권이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모든 것을 미국의 ‘승인’을 받아 움직이려고 한다면 행동 범위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결국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는 자주세력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자주세력이 힘을 키워 사회 변화를 주도하면서 한국 사회를 자주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자주세력이 깨어 있으면서 한국 사회가 자주화의 지향을 갖도록 노력할 때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 통일로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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