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된 미사일, 몸사리는 중동국가들, 멀리 떠도는 전투기들
이 같이 잘못된 전쟁은 현재 미군에 3가지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첫째, 방공 자원, 즉 패트리어트(PAC-3), 스탠더드 미사일(SM-6), 사드(THAAD) 요격탄의 급격한 재고 고갈에다가, 해상 작전 중인 함정이 해상에서 수직발사대(VLS) 재장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라비아해의 26척에 달하는 미 구축함이 재장전을 하려면 다시 기지에 정박해야 하는데,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기지가 파괴되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방어 능력의 상실은 걸프 국가들에게 미군의 억지력을 의심케 한다.
둘째, 걸프 국가들이 미군 전투기의 자국 영토에서의 발진을 통제하고, 미국의 전쟁에 연루되기를 회피하면서 확전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미군의 정치·군사적 자원을 동원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다. 걸프 국가들은 현재 미국의 전쟁에 전비 부담이나, 합동 교전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일체 하지 않고, 사실상 미국의 전략으로부터 일탈하고 있다. 셋째, 미군의 공군은 여전히 압도적인 타격력(B-2, B-21, 스텔스 전력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적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안에 대규모 병력과 항공기를 집결시켜 놓던 '대형 허브 전방기지' 시대의 종말을 확인했다. 어쩔 수 없이 미군은 페르시아만에서의 공습 작전을 원거리 분산 투사(ACE)로의 강제 전환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원거리 작전은 필연적으로 미군 전투기의 피로도와 가동률을 급격히 저하시켰다.
붕괴 직전에 미래 전력까지 갉아먹는 공군
이로 인한 공군의 상황은 붕괴 직전이다. 최근 발간된 미 회계감사원(GAO)의 ‘무기체계 준비 태세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목표 임무 가능률(Mission Capable Rate) 기준인 80%를 충족하는 전투기 기종은 거의 없다.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인 F-35 스텔스 전투기조차 전체 임무 가능률은 40%대 중반이며, 모든 작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완전임무가능률(FMC)은 20%대까지 추락했다. F-22 랩터 역시 가동률이 50% 초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부품 공급망 붕괴와 정비 적체가 최첨단 전투기들을 지상에 묶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8월 말에 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 공군의 최고위직을 지낸 두 예비역 장성—전 공군참모차장 제임스 슬라이프 대장과 공군 미래 전략의 브레인이었던 클린턴 하이노트 중장이 마주 앉아 털어놓은 미군의 현주소는 매우 엄중하다. 슬라이프 장군은 “미국은 지금 전술적 화려함에 취해, 정작 미래를 지켜낼 군사적 뼈대와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이 전쟁에서 ‘예산과 훈련의 악순환’, 실전 전개 소요를 맞추기 위해 본토 훈련 부대의 전투기 기체와 베테랑 교관들을 전선으로 빼내면서, 신규 조종사를 길러내는 훈련 비행과 대규모 레드플래그 훈련이 축소·취소되는 현상은 미 공군의 조종사 양성 파이프라인과 연합 훈련의 붕괴로 이어진다. 조종사 양성은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 축적의 영역이다. 지금 발생한 훈련 공백은 3~5년 뒤 미 공군의 핵심 지휘 역량 붕괴로 직결된다는 경고다. 전쟁 이래 미 의회의 전비 조달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늦어지자, 미 전쟁부는 당장 파병 장병 급여와 작전 유지비(O&M)를 메우기 위해 미래 전력을 구축할 연구개발(R&D), 핵심 무기 조달, 기지 방어 예산 계정을 전용(Reprogramming)하고 있다. 슬라이프 장군은 이를 “오늘의 현대화 예산을 털어먹는 것은 내일의 준비태세를 파괴하는 자해 행위”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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