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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개입 파병 없다” 이 대통령의 현명한 결단

김종대 매의 눈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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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8개국 기지 초토화돼 패전 직전 상태

미 국방·국무부 보고서 “지휘통제·보급 마비” 암시

미군, 항모전단 보급선 물색하다 한국 파병 요청

트럼프는 상징 아닌 실질적 군사 기여 요구한 것

NYT “트럼프를 거부하며” 기사, 한국 입장 분명히

패전국 위험 회피하고 한국 위상 드러낸 결단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장악한 중동의 정세는 가히 변혁적이다. 이 충격의 강도는 경제 분야에서 2008년의 금융위기와 비슷해 보인다. 그 당시 미국의 신용과 달러 패권이 크게 교란되었듯이 2026년의 이란 전쟁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와 패권의 역량을 급속히 잠식하는 사건이다.

거의 초토화된 중동 8개국의 미군기지

엄밀하고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미군은 지금 패전 직전 상황이다. 지난주에 공개된 미 국방부·국무부 특별감찰보고서, 「Operation Epic Fury: Lead Inspector General Report to the United States Congress」 는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전쟁의 미래 전망도 암울하다. 올 2분기까지 걸프 8개국에 조성된 미군기지는 거의 다 초토화되었다. 바레인의 미 5함대사령부는 아예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었으며,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Ali Al Salem)와 캠프 아리프잔(Camp Arifjan), 카타르에 위치한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Al Udeid), UAE의 알 다프라 공군기지(Al Dhafra)와 알 루와이스 시설,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PSAB), 이라크·요르단의 아인 알아사드, 아르빌, 무와파크 살티 기지가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지의 군사 지휘부는 호텔로 전전하고 있으며,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18명의 사망자와 470여 명의 부상자를 제 때 호송하지 못해 피해는 더욱 늘어났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의무 수송 헬기를 기지로부터 철수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사관과 영사관 건물도 파괴되었다.

 

7일 예멘 후티 반군이 공개한 이 제공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멘 하드라마우트 주의 알와디아 군 기지로 군사 장비를 운송하던 트럭들에 대한 탄도미사일 타격 모습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6. 09. 07. [UPI=연합뉴스]

걸프에 전개된 대형 군사 기지의 이러한 파괴는 미군의 전쟁 수행 능력에 치명적이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로 파괴된 10억 달러가 넘는 조기경보레이더의 공백으로 중동 전역 공중작전 통제(CAOC) 기능이 교란되었고, 광역 탄도탄 조기경보 공백이 초래되고 있다.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사령부(NSA Bahrain, 마나마)는 이란의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배합한 복합 타격으로 AN/GSC-52B 위성통신 터미널 2기가 파괴되고 지휘 시설도 파손되어 기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로 인해 페르시아만 및 아라비아해 해상에서 항행작전 중인 미군의 지휘 링크가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피해 액수를 산정하기조차 불가능하다”

이란의 호람샤르-4 등 중거리 탄도탄/드론 공습에 피습된 UAE 기지는 병력 숙소·정비창이 파손되어 주거 및 정주가 불가능해졌고, 사드(THAAD) 체계의 극초단파 장거리 레이더(AN/TPY-2)가 손상되었으며, 방공 포대도 피격되었다. 사실상 방어체계가 무너졌다고 보아야 한다. 기지 시설 파괴로 공중급유기·정찰기(ISR) 등 공중 지원 자산 전개도 위축되고 있다. 사우디와 요르단에서는 통신소 주변 시설 및 패트리어트 포대 주변이 집중 탄착되고 레이더 차폐 돔 및 지휘 통신망이 손상되었다. 이로 인해 미 공군 전술기의 분산 작전도 지연되고 있다. 이라크와 요르단에서도 이란의 미사일·드론 타격으로 정비 시설 및 방공 레이더 장비가 일부 파손되고, 레반트 전역 방공 및 근접항공지원(CAS) 발진이 제한되고 있다.

보고서는 “피해 액수를 산정하기조차 불가능하다”며, 중동의 미군기지는 지휘통제와 보급이 마비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아라비아해의 미 항모전단은 2200마일(3500km) 떨어진 인도양의 영국령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보급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전 중인 미 항모전단에 대한 보급선이 18일로 늘어났다. 미군 수뇌부는 이 보급선을 왕래할 보급선을 급히 물색하고 있다. 긴급히 보급선을 물색하던 올 여름에 미국은 한국에 군수지원함 등 해군의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오만만에서 미 해안경비대 센티널급 고속대응함 5척과 어벤저급 소해함 2척이 함께 항해하는 모습. 고속정들은 미 해안경비대의 서남아시아 파견대 소속이다. 또 소해함들은 미 5함대의 제52기동부대에 소속돼 있다. 미 해군 제공. [유라시아 리뷰 캡처]

고갈된 미사일, 몸사리는 중동국가들, 멀리 떠도는 전투기들

이 같이 잘못된 전쟁은 현재 미군에 3가지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첫째, 방공 자원, 즉 패트리어트(PAC-3), 스탠더드 미사일(SM-6), 사드(THAAD) 요격탄의 급격한 재고 고갈에다가, 해상 작전 중인 함정이 해상에서 수직발사대(VLS) 재장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라비아해의 26척에 달하는 미 구축함이 재장전을 하려면 다시 기지에 정박해야 하는데,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기지가 파괴되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방어 능력의 상실은 걸프 국가들에게 미군의 억지력을 의심케 한다.

둘째, 걸프 국가들이 미군 전투기의 자국 영토에서의 발진을 통제하고, 미국의 전쟁에 연루되기를 회피하면서 확전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미군의 정치·군사적 자원을 동원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다. 걸프 국가들은 현재 미국의 전쟁에 전비 부담이나, 합동 교전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일체 하지 않고, 사실상 미국의 전략으로부터 일탈하고 있다. 셋째, 미군의 공군은 여전히 압도적인 타격력(B-2, B-21, 스텔스 전력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적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안에 대규모 병력과 항공기를 집결시켜 놓던 '대형 허브 전방기지' 시대의 종말을 확인했다. 어쩔 수 없이 미군은 페르시아만에서의 공습 작전을 원거리 분산 투사(ACE)로의 강제 전환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원거리 작전은 필연적으로 미군 전투기의 피로도와 가동률을 급격히 저하시켰다.

붕괴 직전에 미래 전력까지 갉아먹는 공군

이로 인한 공군의 상황은 붕괴 직전이다. 최근 발간된 미 회계감사원(GAO)의 ‘무기체계 준비 태세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목표 임무 가능률(Mission Capable Rate) 기준인 80%를 충족하는 전투기 기종은 거의 없다.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인 F-35 스텔스 전투기조차 전체 임무 가능률은 40%대 중반이며, 모든 작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완전임무가능률(FMC)은 20%대까지 추락했다. F-22 랩터 역시 가동률이 50% 초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부품 공급망 붕괴와 정비 적체가 최첨단 전투기들을 지상에 묶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8월 말에 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 공군의 최고위직을 지낸 두 예비역 장성—전 공군참모차장 제임스 슬라이프 대장과 공군 미래 전략의 브레인이었던 클린턴 하이노트 중장이 마주 앉아 털어놓은 미군의 현주소는 매우 엄중하다. 슬라이프 장군은 “미국은 지금 전술적 화려함에 취해, 정작 미래를 지켜낼 군사적 뼈대와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이 전쟁에서 ‘예산과 훈련의 악순환’, 실전 전개 소요를 맞추기 위해 본토 훈련 부대의 전투기 기체와 베테랑 교관들을 전선으로 빼내면서, 신규 조종사를 길러내는 훈련 비행과 대규모 레드플래그 훈련이 축소·취소되는 현상은 미 공군의 조종사 양성 파이프라인과 연합 훈련의 붕괴로 이어진다. 조종사 양성은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 축적의 영역이다. 지금 발생한 훈련 공백은 3~5년 뒤 미 공군의 핵심 지휘 역량 붕괴로 직결된다는 경고다. 전쟁 이래 미 의회의 전비 조달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늦어지자, 미 전쟁부는 당장 파병 장병 급여와 작전 유지비(O&M)를 메우기 위해 미래 전력을 구축할 연구개발(R&D), 핵심 무기 조달, 기지 방어 예산 계정을 전용(Reprogramming)하고 있다. 슬라이프 장군은 이를 “오늘의 현대화 예산을 털어먹는 것은 내일의 준비태세를 파괴하는 자해 행위”라고 일갈한다.

 

10일 '에픽 퓨리' 작전의 이란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제9항모강습항공단(CVW 9) 소속 미 해군 및 미 해병대 항공기들이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호의 비행갑판 위에 정렬해 있다. 미 해군 제공. 2026. 03. 10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군 파병으로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결함

위기의 시간표는 급박하다. 미 4성 장군과 제독들은 집다 행동에 나섰다. 8월 14일자 ‘국방장관 명령서(Secretary of Defense Orders Book, 약칭 SDOB)’는 전 세계에 미군 전력을 전개하는 종합적인 기밀 명령서다. 이 문서에 유럽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남부사령부의 지휘관들과 해군 수뇌부가 헤그세스 장관의 이란전 수행을 위한 병력 및 전력 전개 연장 방침에 공식 ‘비동의’를 표시하였다. 이들은 장관의 명령을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집단적으로 사실상 장관에게 전쟁을 지속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란에서 미군의 전력 붕괴는 전 세계적인 미군의 준비태세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의 중동에서 미군은 사실상 ‘임박한 패전’을 마주하고 있다. 중동에서 미군은 외상으로 인한 출혈이 심각하고, 아라비아해에서는 내상으로 인한 내출혈도 심각한 악성 빈혈 환자와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여름에 이재명 정부에 신속한 수혈을 요청한 것은 단순한 상징적 의미 외에 실질적인 군사 기여가 절박하게 필요한 수혈 조치를 의미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한국군 파병이라는 수혈을 하기에는 미군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수혈을 하더라도 미군의 구조적 결함은 해소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위상과 품격 보여준 “트럼프를 거부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8 연합뉴스

김종대 국방전문가·전 국회의원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이 9월초까지 파병 검토를 가속화하던 이재명 정부를 멈추게 했다. 9월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쟁개입 파병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18일) 예정된 NSC 상임위 회의 자체를 취소하여 파병 검토의 여지를 아예 없앤 것이 그 신호였다. 9월 중순까지 암묵적으로 파병 검토가 가속화된 흐름은 여기서 맥이 끊겼다. 이는 정부 내에서 파병을 가속화하려던 동맹파의 분명한 패배다. 뉴욕타임스는 제목부터 “트럼프를 거부하며”라고 표현했다.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호르무즈 방어 협조를 요구해 온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 주도 이란전 지원을 위한 병력·군사자산 파견을 분명히 거절했다고 해석했다.

이 ‘거절’은 미국의 파병 요청에 한국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건’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과 함께 ‘패전국’이 될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하면서,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는 역량과 명분이 결코 부족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결단의 리더십이라고 본다. 더불어 한국이 잘못된 전쟁에 대해 중요한 반대를 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에도 중견국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 주었다.

김종대 매의 눈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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