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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대학생 도쿄원정대', 몸싸움 끝에 '야스쿠니 퍼포먼스' 불발

(2보) 아베 총리에 질의서 전달, '위안부' 강제연행 등 따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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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7  16: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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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18:14)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몸싸움 끝에 '야스쿠니 퍼포먼스' 불발 
 

   
▲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대원 중 한 명이 7일 오후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일본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 원정대]

“억울하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학생 새내기 2014학번 소진희(부산대) 학생의 말이다.

오후 4시경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가 야스쿠니 신사 앞에 도착했으나 일본 경찰이 신변 위험을 이유로 가지 못하게 하는 통에 30여분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일본 경찰의 감시 아래 버스에서 내려 신사로 가던 중에 ‘우리는 아시아의 평화를 원한다’는 손 현수막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연행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 원정대가 손 현수막을 지참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이 원정대를 가로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제공 - 원정대]

 

   
▲ 일본 경찰은 몸싸움 과정에서 여학생 원정대원들에 대해서도 물리력을 행사했다. [사진제공 - 원정대]

경찰은 학생들을 버스 안으로 들여보내려고 하고 학생들은 버스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 일본 경찰이 가리지 않고 여학생들을 잡아끌면서 여학생들이 울먹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4차선 도로 너머에서 일본 우익들이 일장기를 들고 달려오면서 학생들이 버스로 피신, 상황이 종료됐다. 결국 야스쿠니 신사 답사와 참배 반대 퍼포먼스는 시도도 못한 셈이다.

원정대 대장인 강혜진(숭실대) 학생은 “우리는 평화를 말하기 위해 일본에 온 대학생들이다. 일본이 우리의 질의서는 받아주지도 않고, 야스쿠니 신사에서도 경찰들이 앞장서서 우리를 막았다”고 분노했다.

   
▲ 일본 경찰은 원정대원의 옷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제공 - 원정대]

원정대 대원 박수홍(부산대) 학생도 “시민들의 힘을 모아서 왔는데 야스쿠니 신사 담벼락만 보고 가게 됐다”며 “지금 면목이 없다”고 밝혔고, 대원 김주연(신라대) 학생은 “지켜줘야 할 경찰이 더 폭력적으로 나와 화가 났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8일 오후 1시 95년전 2.8 독립선언이 진행된 조선기독교청년회관 터(현 재일 YMCA)에서 2.8 독립선언 재현 만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2.8 도쿄 조선청년 독립선언 95주년에 즈음한 대학생 선언문’이 낭독된다.

(1보, 16:04)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日 경찰이 야스쿠니 행 저지
 

   
▲ '2.8 대학생 도쿄원정대' 대원들이 7일 도쿄 내각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 - 원정대]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화에 항의하기 위해 7일 일본을 방문한 ‘2.8 조선청년 독립선언 95주년 맞이 대학생 도쿄원정대’(이하 ‘원정대’)가 일본 경찰에 의해 활동이 가로막혀 있다.

현지 원정대에 따르면 오후 3시 반 현재 ‘2.8 대학생 도쿄원정대’는 일본 내각부 청사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첫 일정부터 쉽지 않은 걸음을 하고 있는 셈.

원정대는 오후 3시경 ‘아베 총리에게 드리는 질의서’를 일본 내각부 청사에 전달하려 했으나 일본 경찰이 ‘대표단만 버스에서 내리라’고 한 것.

   
▲ 일본 경찰은 원정대의 단체 행동을 저지했다. [사진제공 - 원정대]

 

   
▲ 두 명의 원정대 대표가 내각부 경비실에 질의서를 전달했다. [사진제공 - 원정대]

결국 ‘현수막을 들고 대표단이 전달하는 선’에서 강혜진(숭실대) 학생과 김주연(신라대) 학생이 몸수색을 마친 후에 청사에 들어갔으며 경비실에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후 곧바로 야스쿠니 신사로 향하는 일정이었으나 경찰과 한국 영사관 측이 신변 보호를 이유로 2.8 대학생 도쿄원정대의 이동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 원정대에 대한 일본 언론과 한국 특파원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사진제공 - 원정대]

 

   
▲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는 원정대 대표들. [사진제공 - 원정대]


한편, 현지에는 NHK, 요미우리, 아사히,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 특파원들까지 원정대의 활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정대는 ‘아베 총리에게 드리는 질의서’에서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한 생각과 △야스쿠니 신사에 조선인 1천여 명이 합사된 사실을 아는지, △집단적 자위권 추진이 한반도와 아시아를 평화롭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이유 등을 물었다.

앞서, 원정대는 일본으로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주일대사관과 부산 주일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선 청년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당당하게 일본의 재무장을 반대하고 역사 왜곡과 각종 망언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95년 전 그때처럼, 앞장서서 나아가는 대학생들과 청년들의 행동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 출국에 앞서 원정대가 7일 오전 10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 - 원정대] 


 

아베 총리께 드리는 질의서

아베 총리께 세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대학생과 청년 등으로 구성된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는 아베 총리님의 솔직하고 정확한 답변이 한일 관계를 진정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미래지향적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꿈꾸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부디 아베 총리께서 질의서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첫째, 아베 총리께서는 진정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강제 연행된 게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16살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폐지 수집으로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하셨던 황금자 할머니께서 지난 1월 26일 돌아가시면서 많은 한국인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강제 연행된 게 아니라는 일본 정부 인사들의 발언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4일 마이크 혼다 미국 하원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법안’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말한 것처럼 “살아남은 희생자들에게는 인내할 여유가 없습니다”. 한국에는 55분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계십니다. 시간을 늦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표현하셔야합니다.

둘째,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전쟁을 영광으로 기념하는 곳이기에 많은 이들이 참배를 반대하거나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께서 참배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더불어 야스쿠니 신사에 조선인 2만 1천명이 묻혀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유족들 대부분은 일본 정부에게서 전사 통지를 받지 못했고 유골도 반환받지 못했으며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다는 것 또한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상을 신사에서 빼내줄 것을 요구하는 유족들은 “야스쿠니 합사는 살아서는 강제징병이고 죽어서는 강제수용인 이중의 강제연행”이라고 기막힌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피해 국민들이 A급 전범자들과 함께 묻혀있기를 거부하는 마음을 이해하실 수는 없으십니까.

셋째, 아베 총리께서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것이라 밝히셨습니다. 집단적 자위권이 한반도와 아시아의 긴장과 대립을 격화시키는 게 아니라 더 평화롭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센카쿠 등을 영토분쟁 지역으로 만드는 것도 일본이 재무장을 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께서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아베 총리께서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의 질문에 답변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들은 95년전 조선의 청년들이 독립을 선언한 2.8 독립선언 기념행사와 답사 일정 등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



(추가,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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