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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만 1만 마리, 담비가 먹어치워

 
조홍섭 2014. 03. 25
조회수 8052 추천수 0
 

담비 전문가 최태영 박사 인터뷰
5년째 장기연구 생태 비밀 속속 드러나…활동영역 반달곰 필적. 연간 고라니 3~4마리 잡아먹어

범과 늑대 사라진 생태계 건강 지키는 최상위 포식자, 숲속 씨앗 뿌리는 농부 구실도

 

da1.jpg» 우리나라와 유라시아에 사는 담비는 세계의 담비 7종 가운데 유일하게 집단생활을 하면서 고라니, 노루, 멧돼지 등 대형 포유류를 사냥한다. 지리산 차일봉에서 연구진이 놓은 꿀에 절인 건포도를 담비 무리가 맛있게 먹고 있다. 이들이 그해 태어난 어미와 자식인지 수컷끼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땅에 사는 야생동물 가운데 생태가 제대로 밝혀진 것은 드물다. 발자국과 흔적을 쫓고, 배설물을 뒤적이며, 무인추적장치를 매달아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전문가도 적을 뿐더러 선뜻 연구비를 내놓는 곳도 없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인 담비는 드문 예외이다. 담비의 행동과 서식 범위, 먹이, 사냥, 생태계 영향 등에 관한 연구가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시작해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온 현재까지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종 복원을 위해 반달가슴곰과 산양의 연구가 이뤄진 것을 빼고, 야생 포유류 연구로는 유일한 장기 연구가 담비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담비 연구책임자인 최태영 국립생태원 생태복원연구팀장을 지난 18일 국립생태원에서 만나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의미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da2.jpg» 지난 18일 국립생태원에서 만난 최태영 국립생태원 생태복원연구팀장. 담비 장기연구 프로젝트 책임자이다. 사진=조홍섭 기자

 

-왜 담비를 연구하게 됐나.

 

담비는 우리나라 포유류 가운데 가장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종이다. 특히 우리나라 등 아시아에 분포하는 담비는 유럽과 미국의 담비에 견줘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포유류 생태 연구는 러시아가 활발하지만 극동 러시아에는 담비가 별로 없다. 이처럼 알려진 것이 없다 보니 일반인에게는 신비로운 동물로 비치기도 한다.”

 

-‘범 잡아먹는 담비가 있다’는 속담도 있는데, 담비란 어떤 동물인가.

 

아무리 용감하고 무리 지어 사냥한다 해도 호랑이나 표범을 공격하진 못한다. 또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전혀 없다. 하지만 이런 속담엔 그럴듯한 구석도 있다. 담비는 사실 범도 잡기 힘들 만큼 민첩하다. 주로 땅 위로 다니지만 나무도 잘 탄다. 다니기 힘든 조릿대 밭을 만나거나 다람쥐 등을 사냥할 때, 또는 주위를 경계할 때 나무로 올라간다. 담비의 배설물 속에서 고슴도치의 가시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고슴도치를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은 담비밖에 없는 것 같다. 호랑이는 잡은 동물은 여러 날에 걸쳐 먹는데, 담비는 까치나 까마귀처럼 호랑이가 잡은 동물 주검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담비가 범을 무서워하기는커녕 따라다니는 모습을 옛 사람들이 목격했을 수도 있다. 담비는 낮에 활동해 눈에 잘 띄기도 한다.”

 

-장기 생태 연구로 이어진 이유는 뭔가.

 

원래 연구 주제는 ‘야생동물 보전을 위한 생태축 관리방안’이다. 지리산과 속리산 등에서 담비 8마리에 원격 무선추적장치를 달아 조사해 보니 담비의 행동 반경은 최고 60㎢에 이르러 멧돼지·삵·너구리 등 다른 포유류보다 수십 배 넓었고 반달가슴곰과 비슷했다. 넓은 영역을 활발하게 돌아다니면서 도로를 자주 넘나들기 때문에 생태축과 생태통로를 관리하는 데 유용한 대상이 됐다. 최상위 포식자로서 담비가 있다면 다른 야생동물도 살 수 있는 건강한 숲이다. 생태계 관리를 위한 핵심종이자 지표종, 우산종인 셈이다."
 

■ 20배 무거운 동물도 협동 사냥

 

da3.jpg» 사냥한 고라니를 다시 찾아와 먹는 담비 무리.

 

da4.jpg» 담비가 협동사냥으로 자신보다 훨씬 큰 고라니 성체를 쓰러뜨린 뒤 뜯어먹었다.

 

da5.jpg» 담비 배설물 속의 멧돼지 털. 담비는 어린 멧돼지를 즐겨 잡아먹지만 성체는 주검만 먹을 수 있다. 

 

-담비가 무리 지어 멧돼지와 고라니를 사냥한다는 중간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해서 큰 관심을 끌었다. 배설물 분석 결과인데, 직접 사냥했는지, 주검을 먹은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배설물 속 털을 분석한 결과 담비 먹이의 29%가 멧돼지, 고라니, 노루였다. 성체와 새끼는 털로 구분하는데, 고라니와 노루는 성체와 새끼가 반반 섞여 있고, 멧돼지는 새끼가 90%를 차지했다. 동물 주검은 여름에는 곧 부패하기 때문에 주로 겨울철에 먹이가 된다. 그런데 이들 대형 포유류의 털이 연중 고르게 나온다. 사냥한다는 뜻이다. 멧돼지 성체의 털은 주검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담비는 어떻게 사냥하나.

 

고라니 새끼는 담비를 보고 본능적으로 관목숲으로 숨어든다. 그런데 담비는 몸이 가늘고 길기 때문에 덤불에 구애받지 않고 안으로 파고들어 고라니를 잡는다. 몸무게 2~4㎏에 꼬리까지 1m인 작은 담비가 대형 포유류를 사냥할 수 있는 건 협동 사냥 덕분이다. 어지러운 발자국 등 흔적으로 짐작하지만 직접 목격된 적은 없다. 러시아에서는 담비가 2~3마리 무리지어 사향노루를 사냥하는데, 계곡의 얼음이 깔린 특정한 지점으로 사향노루를 몰아넣어 미끄러져 허둥댈 때 습격한다는 사냥꾼들의 증언이 전해진다. 계곡마다 이런 곳이 여러 개 있으며 담비가 반복적으로 이용해 ‘담비 덫’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찾아봤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담비 발바닥엔 짚신처럼 억센 털이 나 있어 얼음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 눈밭에서 다리가 긴 노루가 도망치다 곧 탈진하는 반면 담비는 나무 위로 손쉽게 추적한다.  담비의 대형종 협동사냥은 이밖에 대만의 문착사슴과 네팔의 인도산양(무게 35~42㎏) 등의 사례가 있다."
 

da6.jpg» 러시아에서 담비가 얼음 계곡에 사향노루를 몰아넣어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그림=코마로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da14.jpg» 담비의 발바닥. 한가운데 억센 털이 나 있어 얼음이나 나뭇가지에서 미끄러지지 않는다. 

 

-무리 지어 사냥하는 건 담비의 일반적 특징인가.

 

아니다. 세계에 담비가 7종 사는데 한반도를 비롯해 히말라야에서 러시아 동부, 동남아, 대만에 분포하는 담비만 무리 생활을 한다. 담비는 봄에 낳은 새끼를 그해 가을 독립시키는 게 아니라 겨울을 보내고 다음 배 새끼가 태어날 때쯤 독립시킨다. 만 1년 동안 암컷과 새끼 1~3마리가 함께 다니며 사냥을 한다. 수컷끼리도 무리를 짓는데, 어떤 때는 이 두 집단이 한 데 뭉쳐 다섯 마리까지 무리를 짓는 것을 발자국으로 확인했다. 무리를 짓는 이유는 대형 포유류를 사냥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겨울을 나려면 새끼가 어미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아 독립이 지체되는 것일 수도 있다." 

 

da7_Rushenb_타이 카엥 크라찬 국립공원.jpg» 동남아에도 우리나라와 같은 종의 담비가 서식하며 집단 사냥을 한다. 타이 카엥 크라찬 국립공원에서 촬영한 담비의 모습. 사진=루쉔브, 위키미디어 코먼스

 

■ 고라니 조절 능력 표범보다 나아

 

-담비가 잡아먹는 고라니나 멧돼지가 얼마나 많은가.

 

지리산에서 조사한 결과 산림 60㎢에 담비 4무리 10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와, 숲 10㎢마다 1~2마리꼴로 담비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전역에 2500~3000마리, 곧 1000무리가 사는 셈이다. 담비 한 무리가 연간 고라니 9마리와 비슷한 수의 멧돼지를 사냥하는 것으로 본다. 전국적으로는 한 해에 고라니와 멧돼지 각 1만마리씩이 담비의 밥이 되는 것이다. 전국에서 엽사 수백명을 동원해 퇴치하는 ‘유해조수’가 연간 고라니 1만9000여 마리, 멧돼지 1만4000여 마리인데 견줘 엄청난 숫자이다. 담비는 이미 사라진 호랑이, 표범, 늑대가 하던 최상위 포식자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다 자란 멧돼지를 사냥하지 못한다는 점을 빼면 최상위 포식자 노릇에서 호랑이 못지않고 표범보다 윗길이다."
 

-범과 늑대가 고라니를 솎아내던 일을 이제는 자동차 사고(로드킬)와 사냥(유해조수 퇴치)이 하는 것 아닌가.

 

로드킬로 죽는 고라니가 연간 3만 마리로 추정된다. 그러니 담비가 이들 최상위 포식자 구실을 다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1980년대 이후 고라니 개체수가 분명히 늘었다. 하지만 포식자는 병들거나 어린 고라니를 주로 잡아먹지만 차와 사람은 무차별로 죽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다르기도 하다." 

 

da8.jpg» 담비는 단 음식을 좋아한다. 담비가 즐겨 먹는 머루.

 

da9_담비똥_다래먹은똥_씨앗이그대로남아있어식물종자분산에도움.jpg» 다래의 씨앗이 그대로 남아있는 담비의 배설물. 담비의 소화관을 거친 씨앗이 그렇지 않은 씨앗보다 잘 싹이 트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올해 이뤄질 예정이다. 

 

-고라니와 멧돼지 수를 조절하는 것 말고 다른 생태적 기능은 없나.

 

담비는 먹이의 절반이 다래, 고욤, 감, 버찌 등 식물성인 잡식동물이다. 닥치는 대로 먹지 않고 골라 먹는 미식가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 가지 않고 맛집을 찾는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담비의 행동반경이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선추적장치를 단 담비 한 마리가 지리산을 떠나 전남 순천에서 로드킬 당한 채 발견됐는데, 무려 77㎞를 이동했다. 담비는 먹은 열매의 씨앗을 손상시키지 않고 여기저기 배설하기 때문에 ‘씨앗 뿌리는 동물’로서 생태적 기능이 크다. 실험 결과 한 번 먹으면 5.5㎞ 떨어진 곳까지 최대 14차례에 나눠 배설한 것으로 나왔다. 배설물 속 씨앗이 그렇지 않은 씨앗보다 싹이 잘 트는지는 올해 실험할 예정이다."


da10.jpg» 담비 배설물 속의 말벌. 담비는 꿀을 좋아하지만 꿀벌은 해치지 않으며 그 천적인 말벌의 여왕벌을 즐겨 잡아먹는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담비는 사람에게 이로운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단일 종으로 담비가 가장 많이 잡아먹는 동물이 농작물에 피해를 많이 끼치는 청설모이다. 또 곤충 가운데는 털보말벌 등 말벌을 가장 많이 먹는데, 이 벌은 꿀벌의 천적이다. 담비는 겨울 동안 말벌의 독이 약한 틈을 타 나무 틈에 숨어있는 여왕벌을 곧잘 찾아내 먹는다." 
 

■ 토종벌 감소가 로드킬 불러


-최근 담비의 로드킬이 느는 것 같다.

 

담비는 워낙 특이해 빠짐없이 신고가 들어오는 편인데, 2010년까지 해마다 한두 건이던 로드킬이 2011년 4건, 2012년 9건, 2013년 6건 등 급증했다. 개체 수가 갑자기 늘어났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주목하는 것은 2010년부터 병이 돌아 토종벌이 거의 멸종하고 양봉도 절반가량으로 준 사실이다. 토종벌은 추위에 강하고 멀리 날아다녀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 나무들의 가루받이를 해 준다. 그런데 이들이 사라지자 나무 열매가 급격히 줄었다. 꿀벌이 사라지기 전의 자료가 없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정황상 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 담비가 깊은 산의 열매가 사라지자 숲 가장자리로 나오다 사고를 당하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담비는 버찌를 좋아해 6월 담비 먹이의 40%를 차지하는데, 이때 로드킬이 가장 잦다.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의 버찌를 먹으려 했던 것 아닐까 한다. 대구와 춘천에서도 담비의 로드킬이 일어났다. 다시 토종벌이 늘어나기만 기다릴 뿐이다."

 

da11.jpg» 무선 추적장치를 단 담비의 이동 궤적. 지리산에서 고속도로 2개와 섬진강을 건너 77㎞를 이동했지만 결국 순천에서 로드킬 당했다. 

 

-범도 겁내지 않는 담비지만 자동차는 어떻게 대하나.

 

무선추적 기록을 보면 왕복 2차선 도로를 잘 건너다니지만 4차선 도로는 피한다. 길을 건널 때는 무리가 한 마리씩 건너는데 머뭇거리지 않고 도로를 가로지르기 습성을 갖고 있다. 사고를 막으려면 이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 생태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멸종위기종인데 2000~3000마리가 있다면 적지 않은 수 아닌가.

 

그렇긴 하지만, 서식지별로 따져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한반도는 휴전선으로 한 번, 경부고속도로로 두 번 분단된다. 야생동물에게 터널과 교량이 거의 없는 경부고속도로는 넘을 수 없는 선이다. 특히 충남은 섬처럼 고립돼 있어 장기적으로 담비의 멸종이 우려된다."(아래 기사 참조)

 

da12.jpg» 무인 카메라 잡힌 담비의 모습. 작지만 생태계 최고 포식자로서 당당한 구실을 하고 있는 동물이다.

 

da13_담비새끼_경북영덕.jpg» 경북 영덕에서 구조된 어린 담비. 다른 야생동물과 달리 담비는 새끼를 만 1년 동안 데리고 다니며 가르친다.

 

da13_서식지사진_지리산 고리봉일대.jpg» 백두대간의 담비의 최대서식지이지만 추풍령에서 둘로 나뉘어 남북의 담비가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 담비가 서식하는 지리산 고리봉 일대의 모습.  

 

-담비와 사람이 공존할 길은 없나.

 

담비는 주능선을 고속도로처럼 이용한다. 그런데 낮에 주로 활동하다 보니 등산객과 송이 채취꾼 등이 많은 곳은 피한다. 지리산 주능선에선 담비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산림 가장자리로 나와 밀렵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우리 숲은 담비가 서식하기에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사람의 이용 강도이다. 담비는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담비 발자국을 조사하다가 다른 담비가 내 발자국을 따라오고 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자신의 영역에 누가 들어왔는지 궁금해 못 참는 것이다. 범과 늑대가 사라진 우리의 생태계가 건강을 잃지 않으려면 이 작지만 큰일을 하는 포식자가 있어야 한다. 담비와의 공존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 고립된 황학산 등의 담비, 멸종 확률 100%

da15.jpg» 담비의 서식지(왼쪽 지도의 원)와 서식지 분단 실태. 자료=국립환경과학원

 
담비는 건강한 산림생태계의 지표종이지만 숲이 좋다고 반드시 담비가 사는 것도 아니고, 숲 가장자리에도 담비가 안정적으로 서식하기도 한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135㎢에 이르는 산림이 있지만 담비는 전혀 살지 않는다. 김제평야가 개간된 이후 100년 이상 주변 산림과 단절이 이뤄져 이곳의 담비가 절멸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남 함평군 고산봉 일대는 해발 100~350m의 구릉지대이지만 내장산, 축령산, 불갑산으로 이어지는 산림 생태축이 연결돼 있어 담비가 잘 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 전국의 산림을 대상으로 앞으로 100년 동안 담비가 멸종할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백두대간에서는 멸종 가능성이 전혀 없었지만 주변 생태축과 단절된 울산 두동면 치술령, 경북 칠곡군 황학산, 함안 여항산, 예천 학가산, 사천 와룡산 등에서는 멸종 가능성이 100%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생태축을 복원하지 않으면 10~20년 안에 현재 살고 있는 담비가 모두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충남 공주·보령 일대에 서식하는 담비는 75년  100년 안에 멸종할 가능성이 5%(75년 뒤 멸종)로 나타났다.
 

또 대규모 산림이 있지만 담비가 서식하지 않는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선운산 도립공원에 담비를 복원한다 해도 주변 생태계와 단절돼 있다면 100년 안에 모두 멸종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추정은 지역 여건과 번식 능력, 밀렵 수준 등을 바탕으로 야생동물의 생존능력을 평가하는 보르텍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담비 한 무리가 안정적으로 서식하려면 최소 22~60㎢의 온전한 산림이 필요하고 이들이 유전적 교류를 하기 위해 이런 산림 3곳 이상이 서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또 담비 50~100개체가 안정적으로 서식해 100년 이상 존속하려면 이런 서식지가 더 넓게 연결된 600~1000㎢의 산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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