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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동포들 세월호참사에 비통과 울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01:2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워싱턴 동포들의 세월호 참사 토론회와 추모식     © 자주민보
 
▲  추모 기도회   © 자주민보
 
▲ 양현승 목사     © 자주민보
 
▲ 세월호 참사 추모의 글을 낭독하다. 충혈된 눈을 들어 깊은 숨을 내쉬기를 반복하던 사람사는세상 메릴린대모임 조성태 대표     © 자주민보
 
▲ 세월호 희생자들 영정 사진을 추모의 마음 담은 촛불 사진으로 대신     © 자주민보
 
▲ 추모의 헌화를 하는 동포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각오까지 어려있었다. 다시는 이런 아픔 자라는 아이들에게 다시는 주지 않겠다는...     © 자주민보


27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와 인접한 메릴랜드 한인회관에서는 ‘사람사는세상워싱턴 메릴랜드시민학교’ 주최로 6.15공동선언실천 미주 위원회 신필영 위원장 등 원로와 젊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에 대한 토론회와 추모식을 진행하였다. 
이 모임에서 매달 한 번 씩 정기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강연과 토론을 중심으로 한 시민학교를 열어왔었다. 

이번 세월호참사 관련 토론회 강사로 나선 양현승 목사는 먼저 무릎을 꿇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다음 강연을 시작하여 토론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양목사는 미 적십자사에서 50여년 봉사활동을 해 왔으며 지난해 미 적십자사가 주는 ‘올해의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는 “아이들을 물 밖으로 꺼내고 보니 손가락이 다 부러지고 손톱에 피멍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속에서 살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쳤겠습니까”라며 비통함을 토로하자 사람들의 눈시울이 뜨겁게 충혈되었다. 
그는 이어 “내가 엘이에 폭동, 태풍 카트리나 재해, 북의 수해 현장 등 많은 사고 현장을 다녀보아 압니다. 세월호는 초기에 제대로만 대응했다면 1시간 안에 다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1시간이면 말입니다. 구조 활동 초기는 수많은 생명을 다투는 시기이기에 그 시간엔 밥먹을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료들이 현장에 가서 라면이나 먹고 있으니 말이 됩니까.”라며 가슴아파하였다.


이어 토론에 나선 사람들도 하나 같이 비통하고 울분에 찬 목소리로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

“중학교, 고등하교에 다니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써 내 자식이 바다 속에서 그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직도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그 부모들의 심정이 오죽할까요.”

“정말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구조는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책임만 면할까 하는 당국의 행태를 보면 정말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저 돈밖에 모르는 해피아가 되어버린 자본가들이 아이들을 학살한 것입니다.”

“민영화가 이런 참사를 불렀습니다. 민영화된 해양안전점검 관련 회사들이 뒷돈 받아먹고 대충 안전검사 통과시켜주니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도로, 철도만이 아니라 해운도 공영화를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들이 죄인입니다. 우리들이 국가기관대선부정 사건임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죄하지 못했기에 저런 엉망인 사람들이 권좌에 앉아 있게 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구조할 생각은커녕 사고는 사고를 낸 회사에서 사고를 수습하게 되어 있다는 법조항만 들먹이며 언진이라는 회사에게만 구조를 맡겨놓게 했답니다. 민간잠수사 수백명이 모여들었는데 구조에 참여시키지도 않고 아이들을 죽어가게 했다는 것입니다.”결국 우리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외신들이 연일 보도하는 내용을 해외에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 박근혜정권이 나라망신 다 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울분을 참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지경입니다. 그래서 워싱턴 복판에서 박근혜 하야 시위라도 해서 한국인이 깨어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썪어빠진 나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라도 국민이 바른 선택을 하여 뒤집어버려야 합니다.”

토론에서는 이런 자책과 분노에 이어 그 전에 학생들을 추모하는 한인 신문에 광고라도 내자는 안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까지 제시되었다.


강사로 나선 양현승 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자라나는 우리 후대들에게 다시는 이런 아픔을 주지 않는 것이 그 희생된 아이들의 염원이었을 것이라며 그 염원을 꼭 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후 이어진 세월호 희생자 추모식에서 교회와 불교 종교인들이 나와 추모기도, 발원문 낭독 등으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하자 참가자들의 눈시울에 다들 눈물이 고이고 참고 참았던 신음과 울음까지 터져나왔다.

마지막 순서로 헌화를 할 때는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마음들이 어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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