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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추모제'

세월이 지날수록 뜨거워지는 슬픔, 분노·'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촛불행동' 개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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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7  23: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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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3회를 맞는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3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올해 23회를 맞는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추모제를 준비한 행사위원회는 1959년 진보당 사건으로 사형 집행 당한 조봉암, 4.19혁명을 촉발한 계기가 됐던 김주열 열사를 필두로 지난 4월 5일 통일운동에 헌신하다 영면한 고 이종린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등 450명의 영정을 모셨다.

또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사법사형자, 옥중 희생자, 장기수 등 연도미상, 영정과 약력이 확인되지 않은 117명의 명단을 별도로 발표했다.

추모제에는 유가족들을 비롯해 지난달 17일 강원도 정동진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고 염호석 씨의 동료들, 그리고 지난 4월 17일 장애인등급제 피해자인 고 송국현 씨 등을 기리며 700일이 다되도록 광화문 역사내에서 장기 농성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을 비롯해 300 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 왼쪽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원교 씨,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곽형수 부지회장,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자결한 고 유한숙 씨의 아들 유동한 씨.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곽형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지난달 18일 삼성의 경비원으로 전락한 경찰 300 여명이 장례식장을 침탈해 시산을 탈취하고 유골마저 빼앗아갔다"며, "시신을 찾게되면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달라는 부탁, 지회가 승리하면 화장 후 정동진에 뿌려달라는 열사의 유언을 지키지 못했다"고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휠체어에 의지해 무대에 오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원교 씨는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침대위에서 스러져간 고 송국현 씨를 기억하면서 "바늘에 손가락만 찔려도 고통스러워하는 게 사람인데,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송국현 씨가 눈 버젓이 뜨고 화마에 쓸려갔을 생각을 하면 치가 떨린다"며, "더 이상 어제까지 같이 활동했던 내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지 않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 왼쪽부터 대회사를 하고 있는 한충목 상임공동행사위원장,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추모사, 송경동 시인이 추모시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를 낭송했다.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이 땅의 노동자는 매일 아침 일터가 아니라 전쟁터로 출근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가슴에는 1년 365일 근조리본이 붙어있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기업의 이윤에 밀려 도외시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생명의 존엄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와 김진모 신학생시국단식농성단 대표는 결의문에서 "외세를 배격하고 농민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어난 1894년 동학농민혁명은 일제 강점기 민족해방운동과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 민중운동으로 이어져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민족민주열사들의 정신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며, 반민주, 반민중, 반통일적 세력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참가 단체별로 분향과 헌화를 한 후 서울역 광장에서 숭례문을 거쳐 태평로 삼성본관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촛불 행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과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헌화하고 있다.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 세월은 가도 애절함은 끝이 없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안티이명박 카페지기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간암으로 운명한 류한림 씨의 부인이 남편의 영정사진을 부여안고 자리를 뜨지 못했다. 달래지지 않는 그리움은 눈물로 흘러내렸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시민들의 헌화와 분향이 계속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민족춤패 '출'의 추모공연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와 신학생시국단식농성단 대표 김진모 학생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 평화의나무 합창단 추모공연 [사진-김종욱 경희총민주동문회 사무국장]

 

 

   
▲ 이날 추모제에는 유가족들을 비롯해 지난달 17일 강원도 정동진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고 염호석 씨의 동료들, 그리고 지난 4월 17일 장애인등급제 피해자인 고 송국현 씨 등을 기리며 700일이 다되도록 광화문 역사내에서 장기 농성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을 비롯해 300 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염호석 열사의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태평로 삼성본관을 향해 행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삼성본관앞 마무리 집회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촛불 행동'

   
▲ 각계 800 여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촛불 행동'이 이날 오후 7시부터 5천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각계 800 여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촛불 행동'이 이날 오후 7시부터 5천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17일부터 매주 토요일 열린 세월호 참사 범국민촛불 행동은 이날 세월호 참사 53일째를 맞아 4회째 접어들었다.

대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추모와 14명의 실종자에 대한 신속한 수색,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한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이를 위한 천만인 서명 등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참가자들의 다짐이 이어졌다.

이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국민대책위와 함께 공동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국 13개 지역 거리서명 운동에 나서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앞으로 1천만 명의 서명이 취합될 때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대책위는 지난 5일부터 매주 2회 진도 팽목항 실종자 가족들의 기다림에 함께한다는 취지로 운행하는 '기다림의 버스'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국민대책위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 안병욱 공동대표는 연설에서 "진상조사는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모든 사람이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조사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또 다른 참사를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안병욱 대표는 최근 박근혜 정부가 또 다시 '국가개조'를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이승만 대통령의 '멸공통일',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재건', 전두환 대통령의 '정의사회 구현'과 마찬가지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간교한 언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혜진 국민대책위 공동운영위원장도 대구지하철, 서해 페리호, 삼풍백화점 등 과거 대형 참사들에서 사고의 진상조사는 물론 사고 관련 책임자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기껏 집행유예 정도의 처벌을 받은 책임자들이 이후 승승장구했고 더 많은 상급 책임자들은 아예 수사대상도 아니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일일이 들어 설명했다.

김혜진 위원장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참사는 '이윤을 중심으로 사람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정부정책의 탓이 큰데, 이를 완전히 바꾸지 않고서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부는 또 다시 규제완화 타령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얼마전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유지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여전히 지금도 세월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와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 안전은 사회적으로 노동자가 통제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검찰조사에만 맡겨둘 수 없고 국민의 힘으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김 위원장은 역설했다.

이날 국제연대발언에 나선 데이빗 보이스 국제공공노련 사무부총장은 "세계 2천만 명 이상의 공공부문 노동자를 대표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고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규제완화는 사회적 갈등과 불평등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보이스 사무부총장은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해 정부와 기업들이 말을 들을 때까지 목소리를 높이라"고 호소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상으로 시작된 촛불행동은 1시간 후 대형 리본 등을 앞세워 청계광장을 출발, 보신각과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걷기 행진으로 이어져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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