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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미래’ 정부가 책임져라

‘침몰한 미래’ 정부가 책임져라김운성·김서경作 ‘대한민국’, 세월호 1주기 광화문광장에 설치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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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6  1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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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구명조끼를 입고 기울어가는 배안에서 청와대를 향해 서늘한 시선을 던지는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형상한 조각상을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침몰하는 배안에서
아이들은 모두 차분하게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구명조끼와 소지품을 챙겼고 핸드폰으로 서로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해경을 보고 헬기를 보며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선원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다음은 우리차례구나 하며 기다렸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순간에도 기다렸고
물이 차오르는 순간에도 기다렸고
숨이 멎었어도 기다렸고
2015년 4월 16일 이 순간에도 기다립니다.

2015년 4월 16일 오전 9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청와대를 바라보며 기울어진 채 서 있는 두 남녀 학생상의 제목은 ‘대한민국’이다.

“구명조끼를 입고 기대어 서있는 모습을 보면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사실 탈출할 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자기 소지품과 핸드폰, 뭐 이런 것들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탈출하라는 소리를 한 번도 안한 거죠.”

작가는 그런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결국은 이렇게 기울어진 모습이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구명조끼를 입고 기울어가는 배안에서 청와대를 향해 서늘한 시선을 던지는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광화문 광장에 서게 했다.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너무나 평범한 이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였다.

“그 주인공을 수장시켰으니까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는 거지. 침몰하는 과정.”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그런 걸 봤으면 좋겠다고 김운성 작가는 말했다.

소녀상처럼 눈이 서늘하다고 말했더니 “억울함, 서글프고 억울하면서도 ‘왜 구조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눈빛”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청와대를 향한 시선은 진실을 밝혀야 할 청와대가 앞장서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다.

165cm 실물크기의 두 남녀 학생상은 18일까지만 이곳에 있을 예정이다.

그 뒤에는 계속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청와대를 쳐다 볼 수도 있고,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가 있을 수도 있고, 안산의 그리운 친구들에게로 갈 수도 있다.

김 작가는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특위 조사위원들이 그런 마음으로 진상조사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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