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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가 아닌 해맞이

해돋이가 아닌 해맞이

 
조성제 2012. 12. 28
조회수 343추천수 0
 

 

해돋이-.jpg

해돋이 사진 <한겨레> 자료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 위하여 해마지 명소로 떠난다. 새해 첫날 수평선 저 멀리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새해에는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이렇게 저마다 가지고 있는 소원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기원하고자 하는 행렬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해맞이의 시초는 바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설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한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라 8대 임금 아달라阿達羅이사금 즉위 4년 정유(A.D 157년)년 때의 일로 신라에서 잃어버린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일본으로 건너간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짜준 명주를 들고 아달라이사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해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 명주를 국보로 모시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했고, 제사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바로 문헌상 기록된 최초의 해맞이이며 그 날은 바로 동짓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삼국유사>에서 동짓날 해맞이를 한 곳이 영일현迎日縣이라고 하였다. 영일현迎日縣이라는 뜻이 바로 해를 맞이하여 매달아둔다는 뜻이다.

 

또 도기야都祈野 라는 말 역시 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세오녀가 짜준 명주를 가지고 아달라이사금이 제사를 지낸 들판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해맞이 날을 동짓날로 규정하는 것은 동짓날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 때문에 태양이 정기를 잃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동짓날이 지나고 3일 후 해가 다시 매일 1분씩 길어지므로 동짓날 영일현에서 해맞이를 한 후 태양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고 믿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동짓날 이렇게 태양의 정기를 찾기 위하여 해맞이 굿을 하는 동안 남미 페루 잉카제국에서는 일 년 중 가장 해가 길고 바로 머리 위에 와 있는 해를 묶어두기 위한 제사를 하늘의 도시 ‘미추픽츄’에서 ‘인티와나타’라는 태양을 묶는 기둥이 있는 제단에서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그럼 지구촌 많은 국가 중에서 유독 우리만 해맞이에 열광하는 것일까? 진주 소蘇씨 문중에 전해오는 진주 소씨 족보의 서문인 <부소보서扶蘇譜序>에 보면 「옛날에 적제赤帝, 즉 황제요 휘가 부해復解이고 호가 축융祝融이란 이가 한국의 제帝가 되어 기묘년에 나라를 세우고 풍주風州의 배곡倍谷에 도읍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말은 한국桓國은 한인천제가 세운나라로 한인천제가 남방적제로서 기묘년에 풍주 배곡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웠다는 말이다.

한인천제의 상징 깃발인 휘가 부해 즉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상징하며 호는 축융이다. 축융은 불을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또 적제라고 함은 남방을 말한다. 즉 남방을 다스리는 제帝란 뜻이다.

 

하늘에서는 태양을 상징하고 땅에서는 불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 말은 즉 하늘의 태양을 대신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가 기묘년에 풍주 배곡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여기서 풍주에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풍이족이 생겨났고 배곡은 배달민족이라는 말의 기원이 되는 것이라 볼 수가 있다. 한국을 세운 한인천제는 풍이족의 시조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한인천제의 적제라는 명칭은 현재 우리 무가巫歌에서 나오는 오방신장 중 남방신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 부해라는 말은 해가 떠오르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곧 ‘해맞이’를 나타내는 것이며, 또 우리들이 새해 초하룻날에 해맞이를 하는 이유가 나온다.

 

해맞이는 바로 한인천제를 맞이하러 가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무당들이 내림굿을 할 적에 해가 떠오를 때 물동이를 타고 일월맞이 굿을 한다. 이것도 또한 한인천제를 나타내는 뜻으로 부해의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가 있다. 그리고 축융이라는 명칭인데 축융이란 불의 신을 말하는데 곧 해를 의미한다고 한다.

 

한인천제는 해로 나타나게 되는 이유가 한인천제의 부인인 항영姮英이라는 이름에서 나온다. 여기서 항영은 해를 의미하는 종족인 오이족烏夷族 출신이라는 점과, 항姮자를 분석해 보면 하늘과 땅 사이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떠오르는 해를 상징하는 부해인 한인천제를 맞이하는 여자가 바로 부인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가 있다고 문자학회에서는 말한다.

 

그러면 우리 민족이 해맞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몸속에 한인천제의 DNA가 존재하기 때문에 태양의 신인 한인천제를 맞이하러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혼란을 주고 있는 해맞이와 해돋이라는 명칭을 해맞이로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해맞이라는 명칭 속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해맞이와 해돋이라는 두 말이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해맞이나 해돋이나 어느 말을 사용하여도 무방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들 마다 다르게 호칭을 하고 있으니 혼란을 막기 위하여 용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해맞이와 해돋이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온다. 맞이는 어떤 대상을 우리가 맞이하러 간다는 의미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니 새해 첫날 동해로 해맞이를 간다는 것은 바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러 가는 적극적인 행동인 것이다. 그러나 해돋이는 우주의 원칙에 의하여 태양이 스스로 떠오른다는 개념이외 다른 뜻은 없다. 해돋이는 맞이하러 오는 사람이 있건 없건 자기 혼자 그냥 떠오른다는 의미로 방관자적인 뜻이 담겨있다.

 

즉 해맞이는 <삼국유사>에 나오듯 아달라이사금이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해를 맞이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면 당연히 해돋이가 아니라 해맞이라고 불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매년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행사인 해맞이를 해돋이라고 부르는 어리석음을 접을 때가 된 것 같다. 또한 해맞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기획하여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해맞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광 상품화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들의 독특한 해맞이 행사를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킨다면 국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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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53년 대구생. 공무원을 하던 중 굿판을 본뒤 모든 것을 던지고 무속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0년 <무속신문> 창간해 편집국장을 지냈다. 무천(舞天)문화연구소장으로서 무속의 근원을 우리 민족의 상고사 속에서 찾고 있다. 저서로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 <상고사 속의 무속이야기><민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물의 상징성>, <신을 조롱하는 무당>, <무교이론ⅠⅡ>가 있다.
이메일 : muam777@naver.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muam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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