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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정권교체를 갈망한다면

 
모두를 링 위에 올려 피터지게 싸우도록 하라
 
김갑수 | 2015-09-02 14:00: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진정 정권교체를 갈망한다면,
모두를 링 위에 올려 피터지게 싸우도록 하라


최근 새정련 박영선 의원이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야권 신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간 발언을 했다. 천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는 참으로 큰 정치인”이며 “지리멸렬한 야권에서 꼭 좀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월 2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한 천 의원은, “손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뿐 아니라 한국 정치 전체에 귀한 지도자”이고 “다시 정치에 나오신다면 한국 정치를 전면 재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은 손학규 전 대표를 또 하나의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옹립하려는 기류로 읽힌다. 나는 일단 이런 기류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지금의 분위기와 야권의 후보 인력으로 차기 정권교체를 이루기는 비관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질주의와 반공주의 그리고 왜곡언론에다 지역의식까지 첨예하여 이미 불공정하게 기울어져 있는 정치지형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으려면 네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야권 총 단합 2)뛰어난 지도자 3)호남 몰표 4)제3지대와의 연대이다.

지난 2012 대선을 반추해 보자면, 위 네 가지 중에서 1)야권 총 단합과 3)호남몰표의 두 가지 요건밖에는 충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재인 후보가 선전한 것은 박근혜가 사상 최약체 후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냉정히 말해서 문재인의 득표 자체가 대단한 선전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지금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를 셋만 들자면,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의원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중에서 누가 후보가 되어도 위에 제시한 네 가지는커녕 한 가지도 제대로 갖출 수 있는 후보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이 세 사람은 모두 영남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군을 더 늘려서 치열하게 경쟁을 시키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고만고만해 보이는 인물일지라도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법이며, 이 과정에서 숨겨진 강점이 드러나게 되면 비로소 국민에게도 큰 지도자감으로 부상되는 것이 정치의 속성이다. 우리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서로 고소고발까지 하면서 피터지게 싸웠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지금의 근시안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전방위적으로 전략적인 신사고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정련의 세 사람 말고도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라면 모두 링 위에 올려야 한다.

 

 

손학규가 되었건 정동영 천정배가 되었건 일단 사심을 버리고 그들을 받다들여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모두를 공정하게 링 위에 올려서 피 터지게 싸운 연후 패자가 깨끗한 승복을 했을 때 승자는 국민적 지도자로 부상되는 것이고 동시에 야권 총 단합을 이룰 수가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사실 이렇게 해도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정치지형은 불공정하다. 그러므로 여기에다 제3세력과의 연대까지 보태져야 한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김종필 박태준 부류 제3자와의 연대도 마다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가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수구보수세력은 야권보다 더 심한 인물난에 봉착해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김무성은 사상 최약체 후보였던 박근혜보다도 더 심각한 약체 후보다. 이런 점에서 차기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문재인 지지지 중 극렬한 일부는 문재인 외에 그 누구도 부각되는 것을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경쟁 후보가 링 위에 오르는 것에조차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인다. 이렇게 하는 것은 문재인 당사자를 위해서도 이롭지 않을 뿐더러 차기 정권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근시안적이고도 반시대적인 작태에 불과하다.

특히 일부 지식인, 언론인이 문재인만을 감싸고돌며 경쟁자를 배척하는 데에는 무언가 개인의 정치적 야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가 되었다. 좀 더 원대한 곳에 착목하라. 일단 정권교체를 이루고 보자는 말이다. 그러니 손학규가 링 위에 오르는 것을 혐오하지 말라. 적극적인 지지는 단일후보 확정 이후에 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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