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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바보

싸움만 하면 이기니 재미를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강기석 | 2016-03-04 12:33: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래 한국인들의 기피 1호 식품인 일본산 수산물이 지난해부터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인간의 적응력이다. 좋은 의미에서 적응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포기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처음에는 저항하다가도 얼마 안 가 될 대로 되라,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라는 말이니,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것들이 그래서 생기는 모양입니다. 일본산 수산물 뿐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그렇게 압도적 힘에 굴복하거나 상황논리에 빠져 저항력을 잃어버리고, 이리 오라면 이리 오고, 저리 가라면 저리 가는 그런 한심한 상황이 국내 정치에서도 온 것 아닌가 두렵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 국민이 그랬다.

 

 
지금 ‘헬조선’ 박근혜 여왕님의 폭주가 무섭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테러방지법 밀어붙이기 등등… 국회를 무시하고 거리에 나가 국민들을 선동하지 않나, 범 무서운지 모르고 사드를 들고 중국에 대해서까지 종주먹을 들이대고 있다. 경제는 바닥을 헤매고 청년실업률은 하늘로 치솟는데 박 정권은 “법 통과 안 시켜주는 야당 때문”이라고 야당 탓을 하며 정치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싸움만 하면 이기니 재미를 붙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막강한 국정원과 검찰이 칼을 휘두르고, 기꺼이 종노릇하는 여당 국회의원들, 입속에 혀처럼 노는 언론, 시녀 사법부를 거느리고 있으니 정치게임에서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겠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슬로건이다. 아무리 정치게임을 잘 해도, 아무리 책임 전가를 잘 해도 경제가 나쁘면 민심은 결국 집권세력을 탓하게 마련이다.

더민주당이 4월 총선전략으로 ‘경제실정 심판’을 제시하고 나선 가운데, 조중동이 어제 일제히 사설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경제무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 눈길을 끈다. 경제는 나날이 심각한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낙관론과 대증요법, 남탓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질타하고 있다. 보수지들이 재계 등 보수진영의 불만을 대변했다는 분석이다.

 

 

역사는 설사 지배를 당하는 세력이 저항을 포기해도, 지배세력 내부의 배신과 의혹으로 폭압정권이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 벽에 붙였다가 뗐다는 ‘한 방에 훅 간다’는 슬로건이 마음에 쏙 든다. 아니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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