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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사드투쟁이 시작됐다

무한한 대중의 힘을 믿고 행동해야

1. 비열한 수법, 사드 알박기

미국은 국방부와 롯데그룹이 지난 2월 28일 사드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사드 포대를 한국에 가지고 왔다. 3월 6일 미군은 사드포대 발사대를 오산 미공군기지로 들여오는 장면을 촬영하여 공개하는 쇼를 하였다.

미국이 벌인 이 쇼는 박근혜가 탄핵되기 전에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는 일로 만들어 보겠다는 수작이다. 새누리당 잔당들은 ‘사드배치 만세’를 부르고 보수언론들은 ‘사드배치가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이날 들여온 발사대 2기는 사드포대를 구성하는 발사대 6기, AN/TPY-2 레이더, 주전력 장비, 전자장비 차량, 냉각장비차량, 통제차량 중의 일부다. 게다가 발사대 2기는 성주 골프장으로 가지고 못하고 다른 주한미군기지에 가져다 놓았다. 사드포대 배치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사드 한국배치에 대해 주저해왔다. ‘7, 8월 배치는 불가능하고 연내에 배치가 완료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2월 초부터 이 흐름에 변화가 생겼고 결국 ‘사드 알박기’라는 촌극까지 연출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런 갈지자 행보를 하게 된 것은 박근혜의 탄핵이 확실시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탓이다. 촛불항쟁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박근혜가 탄핵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미국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박근혜 측이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과 관련 있다.

미국은 뒤늦게 탄핵 인용이 유력하다는 판단을 하였고 사드배치를 허겁지겁 서두르게 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최근 북미대결과 미중관계의 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미국이 더욱더 수세에 몰리게 된 때문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말로는 ‘나는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국가 역할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지만 침략과 지배, 수탈로 살아가는 미국의 본성은 변할 리 없다. 그런데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 전략’은 신통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한반도와 극동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이런 변화를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트럼프는 주도권을 회복해 보려는 헛된 목적 때문에 사드 배치 강행이라는 수작을 부리게 된 것이다. 트럼프가 미온적인 태도에서 사드 배치 강행을 선택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궁지에 몰린 자신의 처지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호기롭게 시작한 각종 정책들은 미국의 관료조직과 주류 지배집단의 저항에 부딪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니 트럼프는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나 있겠느냐’하는 조롱을 받고 있다.

결국 트럼프는 주류지배집단의 반발을 무마하여 곤경에서 헤어 나오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주류지배집단의 핵심세력인 전쟁도발 집단, 군산복합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것이 트럼프가 2017 키리졸브 전쟁연습을 강행하게 된 것과 사드 배치를 서두르게 된 이유이다.

그러나 미국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고,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반대 여론도 만만찮았다. 그래서 트럼프는 사람들이 ‘사드 알박기’라고 부르는, 자기들이 정해놓은 법과 절차도 지키지 않는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였다.

그런데 ‘알박기’는 약자가 강자에 대해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변태적인 수법이다. 지금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국이 이런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저자세로 미국을 대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에 무기 하나 배치하는데 이런 수작까지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 문제가 상당한 곤경에 처해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사드 알박기’는 사드 배치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막바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미국이 적폐 집단과 손을 잡고 벌이는 ‘사드 알박기’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사드 알박기’는 사드 배치를 무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2. 치졸한 방법, 경제보복

미국의 사드 알박기가 시작되자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그동안 집행해왔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조치의 강도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중국의 조치로 한국이 입게 되는 직접 피해액이 17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황교안 적폐 내각은 중국의 보복이 뻔히 예상되는 데도 아무 대책도 없이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에 계속 맹종하였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무리들이다. 그런데 한심하기로 말하면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도 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에 배치하려는 사드는 주일미군기지와 분쟁시 동해로 진주할 미 항모전단 등을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망의 일부다.

이 사드가 겨냥하는 임의의 적대적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이며 주된 기능은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시스템을 감시하는 것이다. 이는 성주 롯데골프장 부지에 설치할 사드포대를 기본 6대가 아닌 4대로 줄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의 당면 목적은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AN/TPY-2 레이더 설치에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 문제의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이다. 한국 정부는 그저 미국의 요구에 순응해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이는 중국 스스로도 ‘한국은 미국의 속국과 다름없다’고 주장하면서 인정한 사실이다. 그러면 미국이 끝끝내 자기의 반대를 외면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중국은 당연히 미국에 대한 제재와 보복조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에게는 그저 공허한 외교적 발언만 할 뿐이다. 대신 아무 결정권도 없는 한국 기업을 괴롭히고, 마찬가지로 결정권이 없는 한국에게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 그 방법도 치졸하기 짝이 없다. 중국 당국은 한류관련 행사불허, 롯데계열 사업장 영업정지와 상품판매 금지, 한국 단체관광 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사드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말하지 않는다. 조치의 근거도 여권발급 업무, 소방법, 중국 국가여유국의 비공개 지시 등이다. 마치 떳떳지 못한 짓을 하듯 변칙적인 방법으로 음성적으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덩치가 큰 나라이다. 최고지도자 시진핑의 덩치도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그 덩치에 걸맞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앞에서는 한없이 왜소해지는 주제에, 힘이 약한 존재들에게는 비정상적인 수단으로 자기 요구를 관철하려는 나라가 지금의 시진핑의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데서 이해관계가 같다고 하여 이 같은 중국의 행위를 찬성할 수 없고 정당하다고 인정해 줄 수도 없다. 이런 수법으로는 미국의 사드 배치를 막을 수도 없다. 중국은 경제규모 세계 2위의 덩치에 걸맞게 떳떳하고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사드 배치를 저지해야 한다.

3. 대중의 힘은 무한하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어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8명 전원일치의 결정은 대중이 자신의 힘으로 일궈낸 역사적 쾌거이다.

지난 몇 개월의 고된 투쟁이 말해주듯 선출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민중은 이 위업을 이룩하였다. 이 무한한 대중의 힘, 사드 배치를 무산시킬 수 있는 방도는 오직 여기에 있다.

박근혜 탄핵이 완수됨으로써 대중운동의 힘이 사드투쟁에 더 많이 보태질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마련되었다. ‘국민이 승리했다’는 자신감은 더욱더 유리한 조건이다. 따라서 지금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대중들이 사트 투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선전홍보활동은 더 이상 주된 투쟁방도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현 단계의 사드투쟁에서는 선전홍보활동을 사드투쟁이라고 생각하는 관성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오직 대중적 행동전을 펼치는데 온 힘을 다 쏟아야 한다.

대중운동의 생명은 주동성에 있다. 행동전을 펼치는데서 미국과 적폐 정권의 일정 계획을 뒤따라 다니는 물리적 소모전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이전의 몇몇 저지투쟁이 이 늪에 빠져 대중 동력을 상실하고 끝내는 패배하고 만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드투쟁이 놓인 현 상황은 무엇보다 우리의 목표와 계획에 맞게 주동적으로 대중적 행동전을 펼치는 원칙과 관점을 확립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사드 알박기’를 자행함으로써 본격적인 사드투쟁이 시작되었다. 야당의 역할에 기대를 걸거나, 롯데가 계속 버텨주기를 바라던 식의 청원 방식에 대한 미련은 남김없이 버려야 한다.

성산포대 사드 배치 저지투쟁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잘못에 빠져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 자신의 힘에 승리의 비결이 있다. 정치권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대중의 힘에 의해 강제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촛불항쟁은 이것이 변할 수 없는 진리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모든 사람들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큰 규모의 대중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촛불항쟁에는 귀중한 경험과 사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보물고에서 사드투쟁이 승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중의 힘은 무한하다. 이 힘으로 사드투쟁에서 기필코 승리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자.

안호국 시사평론가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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