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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실패 뻔한 사업’…왜 어느 부처서도 제동 안 걸었나

[4대강 사업 정책감사]MB 정부 ‘실패 뻔한 사업’…왜 어느 부처서도 제동 안 걸었나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ㆍ22조원 투입에 국토부·환경부·기재부 등 ‘일사불란’
ㆍ청 “비정상적 정책결정·집행을 ‘추진력’이라며 용인”

<b>작년에 찾은 ‘녹조 현장’</b>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부산·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부산의 낙동강 유역을 찾아 녹조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에 찾은 ‘녹조 현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부산·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부산의 낙동강 유역을 찾아 녹조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지시한 ‘4대강 정책감사’는 ‘왜 실패가 예견된 사업에 22조원을 투입해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결정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의 출발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도 당선됐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토의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운하 건설에 대한 시민의 반대가 드높았음에도 강행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2008년 여름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대통령 취임 초와 비교해 3분의 1로 줄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여파가 컸다. 지지율 추가 하락을 걱정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운하 건설 계획을 포기하는 듯했다. 

 
<b>사무실 나서는 MB</b>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무실 나서는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또 다른 토건사업 계획을 들고 나왔다. 이어 2009년부터 환경부·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등은 이 사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가 설명한 4대강 사업 목적은 ‘물 부족 해결’ ‘수질 개선’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8년이 흐른 지금 모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조라떼’란 조롱을 받을 만큼 강 오염은 심화됐다. 새로 설치된 16개 보의 위치는 물 부족 지역과 거리가 멀었다. 2012년 6월 대규모 가뭄이 닥쳤지만 4대강에서 확보된 물은 가뭄 지역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이 모든 문제는 4대강 사업 방안이 나왔을 때부터 지적된 것들이다.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바로 이 대목이다. 실패할 것이 뻔한 토목사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제1의 국정과제가 되었을까. 왜 어떤 정부기관도 이 사업에 제동을 걸지 않고 되레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는 것을 방치했을까. 

당시 환경부는 최소 4계절을 거치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하는 데도 4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했다. 기획재정부는 4대강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기 위해서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국토부는 대규모 댐을 지을 때 댐건설 종합계획에 근거해야 하는 데도 이 과정을 생략했다. 수자원공사는 부채비율 악화까지 감수해가며 예산을 분담했다.

앞으로 진행될 ‘4대강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는 “터무니없는 결정과정”(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규명이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2일 “4대강 사업은 정상적인 정부 행정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성급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정부 내 균형과 견제가 무너졌고, 비정상적인 정책결정 및 집행이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진행과정의 불법 행위가 새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4대강 정책감사에 대해 “개인의 위법·탈법행위 적발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다만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 사무총장은 “건설사 담합 등이 드러났던 것을 볼 때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뇌물수수 가능성이 농후해보이는데 이제까지 이 부분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으므로 차제에 관련 의혹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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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222119005&code=940100#csidxe0decf4266a83ffab79b1044f44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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