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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뽑지도 않았는데 거부권? 더이상 걸림돌 되지 말라…방해되면 치워버릴 것”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동십자각에서 진보단체 주최 집회 참가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4.12.20. ⓒ뉴시스
“뭐야 뭐야 한덕수 뭐야!”
가수 방실이의 노래 ‘뭐야 뭐야’를 개사한 구호에 윤석열 대통령 이름 대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이름이 들어갔다. 한 권한대행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6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내란범을 수사할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공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 광화문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한 권한대행을 “내란 공범”으로 지칭하며, 내란 세력들의 마지막 발악과도 같은 행태를 규탄했다.
1500여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0일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모여 국무총리 공관 앞까지 행진했다. 비상행동은 당초 16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연 뒤 주말 집회에 집중하려 했지만,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이날 긴급 규탄대회를 준비했다.
하루 전 급하게 알려진 일정이었지만, 1천여명의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였다. 시민들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신을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갈 2030 MZ세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윤석열과 국민의힘, 한덕수 권한대행 등 내란 세력은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권력 유지를 위해 끝없이 국민과 싸우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안다. 개인으로는 힘없고 작은 소시민이라도 모두 함께 힘을 합친다면 어떠한 독재 권력도 이겨낸다는 것을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8년 전 광화문 앞에서 배웠다. 우리가 연대의 힘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R&D 예산안 삭감에 항의했다가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입틀막’ 당한 신민기 씨는 “졸업식에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온다고 해서 1인시위를 준비했는데, 한 총리 대신 내란수괴 윤석열이 왔었다”며 “이번에도 똑같은 것 같다. 분명히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 권한대행이 온다고 했는데, 내란공범 한덕수가 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신 씨는 “한 권한대행에 묻고 싶다. ‘리틀 윤석열’이 되고 싶은 것인가”라며 “한 권한대행은 불법 계엄을 막은 시민들이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란 걸 명심하라. 우리가 열어갈 새로운 세상에 걸림돌이 되지 마라.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동국대학교에서 북한학을 전공하는 한 대학생도 “저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전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안다. 분단이라는 상황이 어떻게 윤석열 정부에 이용되었는지 잘 안다”며 “저는 추호도 뒤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한 권한대행은 정신 차리길 바란다. 한 권한대행마저 방해되면, 우리는 한덕수마저 치워버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전 국민이 바라는 건 윤석열이 내란 특검으로 법정 최고형을 받고,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 파면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윤석열에게 내란특검법으로 징벌 내리는 것을, 헌재에서 파면시키는 것을 가로막는 자가 누군가. 바로 한덕수”라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우리 국민이 한덕수를 뽑아준 적 있나”라며 “전 국민이 한 표도 주지 않은 한덕수, 내란공범인 한덕수가 특검법이 통과된 지 일주일이 되고 있는데도 공포를 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해서도 임명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입만 뻥긋하면 정국 안정, 경제 안정을 얘기하는데 정국이 안정되고 이 나라 경제가 안정되려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을 체포하고 구속시키고, 법정 최고형을 받게 하고, 파면 시켜야 한다”며 “이것을 가로막는 한덕수는 반드시 전 국민의 힘으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공동행동은 오는 21일 오후 3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대행진’을 연다. 이번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서울 곳곳에서 사전대회를 연 뒤, 범국민대행진에 합류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후 1시 30분 서울고용노동청 앞을 비롯해 전국 동시다발로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전국 대학교에서 시국선언을 이끌었던 대학생들도 광화문 광장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회의’를 예고했고, 청소년들도 서십자각터에서 청소년 시국대회를 연다.
윤석열 체포·구속을 촉구하며 지난 16일 전남, 경남에서 트렉터를 몰고 상경 중인 농민들도 21일 서울에 도착해 범국민대행진에 참여한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행진 신고를 사실상 불허했지만, “트렉터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농은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21일 오전 11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시민체포영장 집행 긴급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연다. 경찰은 이 집회 역시 금지 통고했으나, 법원이 주최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계획대로 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긴급행동에 참여한 단체와 시민들도 3시 범국민대행진에 집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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