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 주먹밥처럼, 최근엔 빵이나 커피를 선결제하는 문화가 생겼어요.
오 : "우리 때는 주먹밥을 숨어서 만들었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5·18을 폭동이라 비난하고, '만에 하나 주먹밥 만든 게 알려지면 우리도 총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니까요. 그래도 용케 숨어서 잘 버텨서 만들었죠. 난 (선결제 하는) 요즘 사람들이 그때 우리 마음과 같다고 봐요. 나누는 것도 용기로 하는 일이에요.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고. 요즘은 몇백만 원씩도 먼저 결제해 두고 집회 참여자들 먹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요. 대단허지 진짜."
박 : "예전에는 5·18 때 주먹밥 만든 사람들더러 '빨갱이'라는 비난도 있었어요. 그때랑 지금이랑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네요(웃음). 지금은 빵이고 커피고 갖다주는디 우리는 옛날에 그런 거 해줄 줄을 몰랐잖아. 밥하고 물만 막 맥이고 그랬으니께..."
- 최근에도 주먹밥을 만든 적이 있나요?
박 : "(5·18 때처럼) 일이 닥치면 또 그럴라 했제. 근데 (계엄이) 끝나브렀자네. 그래도 역시 마찬가지로 그런 (진압) 사태가 나면 또 나서서 또 주먹밥 만들 거여. 최근에도 5·18 기념행사가 있으면 그날만큼은 장사를 안 하고 행사에 가서 주먹밥을 만들어요."
오 : "5·18 때 같은 상황은 안 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 시민들이 진압당하고 밥 못 먹고 그러면 얼마든 또 만들 수 있지'라고 다짐했어요. 근데 5·.18 때는 내가 30대라 젊었고 지금은 나이가 먹어서 몸이 따라줄지는 모르겠어요."
인터뷰를 마친 오씨는 잠시 뒤 다시 나눈 통화에서 "요즘 집회 가는 사람들한테 이런 말을 좀 전해 주소"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밥 잘 챙겨 먹고 다니소. 추운 날씨에 자발적으로 나가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는데 도움을 못 주는 것 같아서 미안허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이 사태가 잘 끝날 때까지 광주에서 마음 함께 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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