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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병 자살 시도까지"...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공관병 밉보이면 최전방에 '유배'…"내 부인은 여단장급" 발언도
2017.08.03 11:48:32
 

 

 

 

'부인 갑질' 논란 끝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대장)에 대한 비위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인권단체 '군인권센터'는 3일 추가 보도자료를 내어, 박 사령관이 공관병에게 "내 부인은 여단장급"이라며 "전방 가서 고생을 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실제로 최전방 부대에 파견 근무를 보냈으며, 공관병의 자살 시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의 (전역) 입장 발표 이후 분노한 다른 제보자들로부터 더욱 충격적인 사실들이 제보되고 있다"며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2014년 10월부터 2015년 9월)에도 부부의 '갑질'이 계속되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공관병 중 1인은 계속되는 갑질로 인해 누적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며 "근무 중 사령관 부인은 공관병에게 물건 하나를 찾아오라 했고, 근무병이 이를 찾지 못하자 크게 화를 내며 질책하고 다시 찾아오라고 지시했다. 근무병은 수 시간 동안 지하 창고를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찾지 못했고, 사령관 부인에게 이를 보고할 시 당하게 될 질책이 떠올라 심각한 스트레스를 느낀 나머지 자살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다행히 부관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제지해 참극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령관 부부의 갑질이 한 젊은이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갈 뻔한 끔찍한 사건이었다"며 "사령관 부부는 이와 같은 충격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잘못된 행태를 고치기는커녕 해당 공관병을 타 부대로 전출시킨 뒤 다음 공관병들에게 악행을 이어갔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2015년에는 박 사령관 본인이 직접 공관병을 나무라며 "군기가 빠졌다"며 최전방 초소(GOP)로 파견 근무를 보낸 일도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폭로했다. 

이 단체는 "사령관 부인이 업무를 보던 공관병을 호출, 집에 있는 밀폐용기를 모두 가져오라고 지시해 공관병이 주방에 있는 밀폐용기를 모두 가지고 갔는데, 부인은 돌연 밀폐용기를 테이블에 내리치며 '더 있을텐데, 어디에 있느냐!'라고 고성을 질렀다"며 "그간의 '갑질'과 이유 없는 질책 등으로 누적된 스트레스를 간신히 참아오던 공관병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공관 밖으로 뛰쳐나가버렸고, 공관 대문을 빠져나갔을 때 함께 근무하는 공관병 동료와 전속부관 B 대위가 따라가 달래고 다시 데리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 때 박 사령관 부인은 수석부관인 A 대령과 남편 박 사령관(당시 참모차장)을 불렀으며, 박 사령관은 A 대령, B 대위, 공관병을 모두 일렬로 세워놓고 나무랐다고 한다. 박 사령관은 "관사 밖을 나서면 탈영"이라며 "내 부인은 여단장(준장) 급인데 네가 예의를 갖춰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 "군기가 빠졌다. 정신 상태가 문제다. 전방에 가서 고생을 해봐야 여기가 좋은 데인 줄 안다"고 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당시 공관을 나섰던 피해자 공관병은 실제 육군 12사단 사천리중대에 1주일 간 파견되어 최전방 GOP 경계근무를 섰고, 다른 동료 공관병 역시 느닷없이 피해 공관병이 공관으로 돌아오는 날 교대해 동일한 최전방 GOP로 1주일 간 파견되었다"며 "해당 사건 이후 박 사령관은 새로 배정되는 공관병들을 이등병 시절 한 달간 원 소속 부대에서 선임들과 보냈게 했다. 군기가 바짝 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했다. 

전날 군인권센터가 '박 사령관 부부가 공관병들에게 호출 벨을 누르면 울리는 전자 팔찌를 차게 했다'고 주장(☞관련 기사 : 불교신자 공관병 교회 데려가..."니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냐")한 데 대한 추가 제보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은 전자팔찌를 공관병에게 채운 적이 없다고 거짓으로 변명하고 있으나 새로운 제보자들 역시 전자팔찌를 상시 사용했음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사령관 부인은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 재임 당시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상시 착용하게 했고, 수시로 호출벨을 눌러 물 심부름 등의 온갖 수발을 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그밖에 "공관병이 떡국을 끓이던 중, 떡이 몇 개 서로 붙어있는 것을 본 사령관 부인이 몹시 질책하고 떡이 한 장씩 붙지 않게 하라며 닦달하고 계속 재촉해 별 수 없이 끓는 국물에서 떡을 건져 맨 손으로 떡을 떼며 몹시 뜨거워했고 괴로워했다"는 내용, "박 사령관이 마셔야 한다며 밤 11시에 공관병들을 불러내 인삼을 달일 것을 지시, 공관병들은 새벽 3시까지 인삼을 달인 뒤 다시 5시에 기상해 아침 준비를 했다"는 내용, "부인이 키우는 식물의 잎이 떨어지거나 시들면 즉시 공관병을 호출해 '너는 물 먹지 마라. 네가 물을 안 줘서 죽인 것 아니냐?'라며 폭언했다"는 내용 등의 제보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상대가 고위 장성이기 때문에 숨죽이고 살아온 여러 제보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변명을 일삼으며 피해자들과 국민을 조롱하는 박 사령관의 태도를 통해 그간 보여 온 반성하는 모습은 모두 이 사태를 모면하기 위한 기획된 쇼에 불과했음이 명백해졌다"며 "국방부 감사에 대해 국민들은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즉각 불법행위 등에 대한 검찰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프레시안 자료사진


국방부는 이날 박 사령관 부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2일) 국방부 직무감찰과장 등 4명이 현지에 내려가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어제는 전현직 공관병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오늘은 공관병 일부와 사령관 부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군인권센터에 접수된 제보 내용에 대해서는 "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만 했다. 

육군은 박 사령관이 전역 신청을 한 데 대해 "전역지원서는 1일 접수됐다"며 전역 승인 여부 등에 대해서는 "현재 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만 했다. 박 사령관에 대해 직무 배제 등의 조처가 이뤄졌는지 묻자 육군 관계자는 "현재 임무는 수행 중"이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박 사령관에 대한 조치와는 별개로 공관병 제도 개선 부분에 대해서는 문 대변인을 통해 "공관병 제도 운용에 대한 검토를 지금 진행하고 있고, 우선적으로 장관 공관병 운용에 관련된 부분부터 현재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국방개혁 차원에서 다뤄질 문제"라고 했다. 문 대변인은 전군 공관병 인원에 대해 "육군이 약 100여 명 이상이고, 전체는 아마 200명 이하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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