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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FEVER>

박희정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머리 속에 새겨진 것은 (이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호텔 아프리카>보다 <피버>의 영향이 크다. 영화를 볼때도 그렇지만 나의 경우 배경이 외국인 작품에는 쉽게 자신을 동일화하기 힘들어 한다. 아직 제대로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긴 하다만, 캐릭터나 스토리 상으로 <호텔 아프리카>가 현재까지의 <피버>보다 훌륭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호텔 아프리카>에서 <피버>만큼의 강렬한 동질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호텔 아프리카>가 감동적이지 않은 작품이란 얘긴 아니란 거...알고 계시겠죠? ㅎㅎ)

 

 


<호텔 아프리카>가 제목 그대로의 "호텔 아프리카"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스토리였던 것처럼, <피버>역시 "피버"라는 대안학교에 찾아오게 되는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초반의 스토리는 "형인"이 "피버"로 찾아오게 되는 과정이 중심이 되었으나, 현재는 "지준"이 "아립"과 "아인"과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피버>는 질풍노도의 시기-_-를 보내는 틴에이저의 이야기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피버>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데에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코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사소한 대사들이고 사소한 아이템들이고 스토리 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닌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것들이 작품 전체에 퍼져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대사에 난 200% 공감한다. @_@

 

<피버>의 가장 큰 장점은 절망 속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발견하는 방식을 경쾌하지만 진지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여기 나오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우울한 인생들이지만 어떻게든 의미를 발견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작품 밖에서 바라보는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스스로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피버>는 분명히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덕분에 바나나우유를 좋아하게 되었다.

 


<호텔 아프리카>의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쿨함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이, <피버>의 캐릭터들도 쿨한 인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반부의 <피버>는 그런 쿨한 관계보다는 솔직하고 디테일한 관계가 많이 보인다. 사실 나에게 있어 영화나 애니, 만화 등에서의 쿨함은 더이상 새롭지도 못하고, 그런 관계에서 별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솔직한 감정과 이야기들에 감동을 받고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단 생각이다.
"형인"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한편으로 매우 부럽기도 했지만,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3권 이후부터 "지준"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그런 맛이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피버>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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