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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들

"음악바톤"이 유행인가 보다. jineeya의 바톤이 넘어왔는데, 문답형 앙케이트는 별로라서 일종의 "계기"가 되었던 음악들에 대한 포스트로 대신함.

 

 

Queen

약간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되는데, 처음 음악을 듣기 시작한 것은 오로지 어린 날의 호기심 때문이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동네에 "뽀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릴 적에 많이 경험하는 일이라 생각되는데, 뭔가 일탈적인 행동을 하고 싶고 남들과 다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이었는지, 당시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뭔가를 훔치는 일이 유행했던 것이다. 가장 흔한 일은 문제집 같은 책을 뽀리는 것이었고, 심하면 자전거를 훔치기도 했는데, 난 자전거까진 손을 대진 않았지만 대형서점들을 돌며 책을 터는 일에는 곧잘 참여하곤 했다.(덕분에 집에 있는 "수학의 정석"은 돈주고 산 게 없다는-_-) 음반을 뽀리는 것도 그런 활동 중의 하나였다. 잠실 롯데백화점의 음반매장에 가서 테입을 뽀리기로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집어든 것이 Queen의 "Live Killers"였다. 왜 이 앨범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짐작으로는 더블 앨범이라 두 장이 한꺼번에 들어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_- 엉뚱하게도 이 앨범에 있는 첫 곡, "We Will Rock You"의 라이브 버전에 필이 꽂혀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이 곡은 원곡과는 많이 다른데, 나중에 그 유명한 원곡을 들었을 땐 오히려 실망했었다는.ㅎㅎㅎ)

 


♪ Queen - We Will Rock You (from "Live Killers") ♪

 

 

Metallica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락키드들은 좀 더 "쎈 것"을 원하고 있었다. 물론 대세는 Metallica. 이외에 Megadeth, Pantera, Slayer, Sepultura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었고, 그런 분위기에서 짝퉁 메탈리카 편집 테입을 손에 넣게 되었다.(그 테입의 제목은 "Jump in the Fire"였는데, 아시다시피 이건 메탈리카 첫 번째 앨범에 있는 곡이지만 앨범명은 아니다) thrash를 처음 듣는 마당에 당연히 적응 안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_- "Creeping Death"에 필이 꽂혔다. 이 곡으로 인해 thrash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셈인데, 덕분에 시끄러운 곡도 잘 듣게 된 것 같긴 하다.

 


♪ Metallica - Creeping Death ♪

 

 

Blur

브릿팝은 "쎈 것"이 주도하던 고등학교 시절과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 분위기와는 다르게 FM에서는 한창 브릿팝이 얼터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바로 Radiohead, Oasis, 그리고 Blur등이 FM을 주름잡던 밴드들이었다. 고딩 시절 EBS를 듣는다는 핑계로 빨간 색의 작은 라디오를 하나 얻을 수 있었다.(물론 라디오로 EBS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심지어는 EBS 테입에 자주 듣던 음악만을 녹음해서 가지고 다니며 들었다) 이 라디오 덕분에 음악을 들으며 공부-_-를 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는데, 이 시절 FM에서 듣게 된 "Girls & Boys"에 역시 필이 꽂히는 바람에 친구들의 비난=_=을 받으며 브릿팝을 듣게 되었다.(Blur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이다.)

 


♪ Blur - Girls And Boys ♪

 

 

롤러코스터

국내 밴드 중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롤러코스터"다. 롤러코스터를 처음 들은 것은 병역특례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였는데, 당시는 처음 사회생활에 발을 들여놓고 나름대로 힘들었을 때였다. 회식을 마치고 집에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마침 롤러코스터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술기운에 몽롱한 정신으로 노래가 끝난 후 나오는 멘트에 집중한 결과-_- 롤러코스터의 "습관"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 롤러코스터는 평소에 즐겨듣지는 않지만, 어떤 시기에 매우 와닿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좋아하면 안되는 밴드인데.ㅎㅎ

 

 


♪ 롤러코스터 - 습관 (bye-bye) ♪

 

 

민중가요

집회 때 부르는 민중가요 말고, 정식 음반을 통해 민중가요를 처음 들은 건 1학년 가을이었다. 당시 공대선거가 한창 진행중이었고, 무슨 이유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1차 유세가 끝난 후에 선본에 들어가게 되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본이나 실천단 등의 조직은 철저하게 분업을 하는 곳이었다. 각 국별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고 학년별로 하는 일 역시 철저히 구분되었다. 1학년은 대부분 조직국에 속하여 선전을 하거나 유세할 때 마임을 하곤 했었는데, 1차 유세 때 전투마임, 2차 유세 때 귀여운 마임을 하는 포맷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그런 연유로 2차 유세 때에는 발랄한 곡에 맞춰 마임을 했었고, 당시 쓰였던 노래가 "노래공장"의 "다시 만날 그날에"였다. 이 노래에 감동받은 1학년 레니는 이후 열심히 민중가요를 배우고 들었다는 후문이=_=

 


♪ 노래공장 - 다시 만날 그날에 ♪

 

 + 바톤은 안 넘겨도 상관없겠죠?

 + 사슴벌레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한데, 포스트를 쓸 수 없는 상황이니 아쉬움.

 + 달군님의 바톤에도 트랙백 보냅니다. 약간 민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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