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Keep Warm, Burn out the Rich

민족성이 실존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한 사회에 따른 경향성은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를 따르면 한국 사회에는 이상한 평등주의가 존재한다.

누군가 큰 이익을 보면 주변 사람과 나눠야 하고

다 같이 어려운데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 지탄받는다.

어떻게 해석하면 "아주 위험한" "공산주의 사상"(허걱)인데,

뭐 여기까진 좋다고 치자. 최소한 나쁘진 않다.

문제는 이 관점이 국가차원으로 확대될 때 발생한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 감히 파업을 하다니! 또는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는데 월급 올려달라고 하다니! 또는

게다가 연봉이 6-7천이래, 대우도 국내 최고 수준이래, 하는 일도 별로 없다는데. 등등

그리하여 결론은 저놈들 다 짤라라. 내가 일하겠다. 뭐 이런 식이다.

Burn out the rich! 이건 거의 증오 수준이다.

 



회사에서 공개한 연봉 테이블 및 여타 지원 내역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파업하는 노동자가 고액 연봉을 받기 때문이라는 데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고액 연봉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파업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인간들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같은 이유로 대기업 총수, 고위 관료를 증오하진 않지 않은가.

그리하여 세상에는 두 종류의 노동자가 존재하게 된다.

파업해도 되는 노동자, 파업하면 안되는 노동자.

그 기준은? 연봉 3000정도면 되려나?

 

결국 이들에게 있어 파업은 연봉 올리기를 위한 줄다리기이고

이들은 파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정치-경제적인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오늘도 게시판에, 신문 독자 투고란에, 열심히 글을 쓰고 보낸다.

Keep warm, burn out the rich!!!

 

사실 위의 아나키즘적인 이미지가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림의 꽃병이 날아가게 될 목적지인 "The Rich"가 누구인지는 알 것 같다.

가난한 자일수록 더욱 착취하는 자들,

부의 독점을 구조적으로 유지하는 자들,

전세계를 자신들이 구상하는 질서로 재편하고자 하는 자들.

바로 그들이 진정 "The Rich"라는 영광의 칭호를 부여받을 자격이 있다.

고작(!!!) 연봉 6-7천 받는 노동자들이 감히...

 

증오와 적의를 동반한 "정의로운" 시민들의 목소리에

저 그림 이미지가 떠올랐다.

뭐 목적없는 분노에 일일히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