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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레프트, 그리고 스크랩

pure님의 Copyright? 와

rmlist님의 카피레프트? 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트랙백을 걸기 전엔 제목이 이렇게 비슷한 줄 몰랐는데...

 

카피레프트는 확실히 나에게 있어 어려운 주제다.

이전에 정보운동관련 세미나라도 할라 치면

항상 카피레프트 부분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소유권부터 시작해 상품, 가치, 자본 등

근본적인 개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가

이를 자본론대로 명료하게 분석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논쟁은 언제나 극한 대립의 상태로 마무리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카피레프트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단지 나의 사고와 지식이 "나만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과

정보는 나눌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는 명제를 긍정하고

나의 저작물에 대해 카피레프트를 붙이는 것.

(뭐 그리 대단한 저작물 따윈 없지만 말이다)

이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카피레프트의 전부이다.

 

 




그래도 확실히 문제의 소지는 있다.

상업적 의도가 없다고 치더라도

타인의 저작물을 자신의 저작물의 일부로 넣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포탈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스크랩 기능을 사용하면

아주 손쉽게 이 일을 할 수 있고,

이 기능을 경멸(!!!)하는 블로거들도 꽤 있는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카피레프트를 표방한다고 해도

나의 저작물을 인용하는 사람이 있다면(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저작물의 출처를(링크라도) 밝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는 개인의 명예욕... 이런 걸 떠나서

하나의 저작물, 저작물의 일부가 인용되었을 때

그것만으로는 쓰여지게 된 맥락을 이해할 수 없고

전체적인 저작물, 또는 저작물들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생각이나 지식이 자신만의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것을 종합하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이고,

그 경계는 개인성만큼이나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즉, 개인의 글을 무단으로 퍼 갔을 때 생기는 불쾌감,

이것은 단지 명예욕의 소산이고 어두운 인간 (이 말은 쓰기 싫은데) 본성 중 하나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탈 블로그의 스크랩을 진보넷 블로그에는 도입할 예정이 아직 없다.

일단 스크랩이라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블로거도 있으며(나 포함 ;;;)

트랙백이 주는 "링크"라는 확장 가능성을 막을 수 있으며

개인이 쓰는 포스트들의 관계를 무시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단지 무단 스크랩을 불허한다고

카피레프트 정신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유권과 명예욕에 집착하는 치졸한 행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크랩 대신 트랙백을 걸거도록 강제하거나

글을 긁어 복사해 갈 때 출처를 남겨달라고 하는 것이

풍부한 소통에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해가 되진 않을 것이다.

소통의 방식도 소통과 마찬가지로

어느정도의 공감대와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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