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트위터 맞팔 논쟁
- 레니
- 2010
-
- 21세기판 골드러시 - 데이터...(1)
- 레니
- 2008
-
- 이런 스팸메일
- 레니
- 2008
-
- 구글의 새 브라우저, 크롬 (...(6)
- 레니
- 2008
-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5)
- 레니
- 2008
감기에 걸렸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술먹었던 게 아무래도 직접적인 원인인 듯.
감기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 남한테는 잘 옮는데 비해 잘 옮기지는 못하고
* 한 번 크게 앓는 법이 잘 없고
* 웬만큼 활동 가능한 정도의 감기를 오래 달고 다니고
* 나았다 하더라도 기침이 오래 동안 남는다.
지금도 머리는 아프고 코는 막히고 기침은 끊임없이 나는데
그렇다고 활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 뭐 그런 상태이다.
하지만 감기를 핑계로 어떻게든 병가를 내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에 의해
오늘 하루는 전술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오전10:10 - 약간 지각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선방이다.
운좋게도 팀장이 자리에 없다. 예감이 좋은걸!
오전10:30 - 팀장이 자리에 돌아왔다. 약간의 오버 섞인 기침과 함께
일단 주위 사람들에게 감기에 걸렸단 사실을 각인시킨다.
보다 완벽한 기침을 보여주기 위해 담배를 한 대 피운다.
오전11:30 - 일일업무회의 시간이다.
여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인간이 감기땜에 내일 쉰다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업무내용과 계획을 말하면서 간간히 기침을 섞어 주고
머리를 가끔 만져주며 열이 있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연기가 훌륭했는지 팀원 중 한명이 "제대로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
오후12:00 - 식사를 하고 내려가 담배를 연달아 두 대 피웠더니
진짜로 내일 쉬어야 할 것 같은 몸상태가 되었다.
역시나 담배는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이 극적으로 증명되는 듯 하다.
오후01:00 - 잠시 책상위에 쓰러져서 자다가 일어났더니 몸상태가 더 엉망이다.
이제부터는 거의 연기가 필요없을지도 모른다.ㅡㅡ;;;
오후03:30 - 담배 두 대를 더 피우고 떡볶이와 튀김을 먹었더니
열도 나고 매우 추워졌다. 떡볶이와 튀김보단 담배 때문이겠지?
아플 때 담배가 안 좋은 것도 다 알고 맛도 없다는 것도 아는데
왜 평소보다 더 피우고 싶어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오후06:30 - 결국 휴가를 내는데 성공. 결과적으로 몸은 더 안 좋아진 것 같지만.
그나마 해피엔딩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
이런이런. 이건 좋지 않아. 좋지 않다구.
♪ Depeche Mode - It's No Good ♪
댓글 목록
자일리톨
관리 메뉴
본문
그건 레니님이 피학성 증후군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니면 내일 하루 병가를 내고 싶거나~~ 아. 나도 점심을 잘못 먹었는지 머리가 묵직하네요. 밥에 뭐 탔나???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피학성 증후군"이 뭔진 모르겠다만. 병가를 내고 싶은 건 맞지.참 그리고 회사 식당 밥은 항상 조심하라구. :)
부가 정보
rmlist
관리 메뉴
본문
음..궁금한 게 있는데 바깥에서 술을 마셨다는 건 야외 말씀인가요? 그게 정말이라면 무리하셨네요. 몸조리 잘하세요. 감기에 걸렸을 때 이불 뒤집어쓰고 땀 뻘뻘 흘리고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느끼는 그 쓸쓸함...그런 게 갑자기 그리워지네요.부가 정보
dalgun
관리 메뉴
본문
헉. 이봐, 괜찮아요?그래도 "제대로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부분은 안 웃을수 없군요.-_-;;
그런데 말이에요 활력 인플루엔자 같은건 어디 없을까? 나한테 누가 그런거 옮겨줬으면 좋겠다.
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알엠//일일주점 때 2차를 갔었는데 안에 자리가 없어서 잠깐 밖에서 술을 먹었었어요. 무지 추웠는데 무리한 거죠. :)근데 그 새벽에 일어나서 느끼는 쓸쓸함은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부가 정보
사슴벌레
관리 메뉴
본문
오후 1시 상황까지만 보고 걱정했는데, 휴가를 받는데 성공했단 말에 뭔가 축하해야할 것 같은... :) 푹 자고나면 좀 나아질꺼예요. 그리고 감기에 걸렸을 땐 '허밍 타임'을 권합니다. ㅋ알엠, '나 아파요'라고 말만 해도 절반은 나을 것 같은데 그 말도 할 수 없는 쓸쓸함. ㅠ.ㅠ 그리워하지 마요.
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아 맨솔담배의 존재를 잊고 있었네요. 평소에는 지겨워서 잘 피우지도 않는.ㅎㅎㅎ 내일 한 번 사서 피워봐야겠어요.부가 정보
neoscrum
관리 메뉴
본문
저런.. 저런.. 쉬는 게 그렇게 힘들어서야..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그러게 말에요. 성격 이상한 팀장 땜에 휴가 한 번 내려면 갖은 작전을 구상해야 하다니. 뭐 결국 휴가를 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쉬는 건 아네요.ㅡㅡ;;부가 정보
jineeya
관리 메뉴
본문
너의 특징중 가장 안타까운 건 '한 번 크게 앓는 법이 잘 없고'네. 아~~~ 역시 사는 건 만만치 않아~~~!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오히려 크게 아프지 않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죠. 나 같이 게으른 인간은 한 번 쉬면 계속 쉬려 들기 때문에.ㅎㅎㅎ부가 정보
사슴벌레
관리 메뉴
본문
아픈 사람에게 담배를 권하다니... 반성중. 맨솔은 잊어버려요. 취소! ^^;;부가 정보
용용
관리 메뉴
본문
레니 벌써 맨솔사서 피우던데..ㅎ부가 정보
레니
관리 메뉴
본문
이런 용용의 제보만 아니었다면 안피웠다고 잡아뗄라구 했는데. :)그래도 담배없이 사는 괴로움이 감기땜에 겪는 괴로움보다 큰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폐인같네.ㅎㅎㅎ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