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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6/19
    각본 있는 드라마 : 자바스크립트(Javascript)(4)
    레니
  2. 2006/06/08
    나의 투병기-_-(5)
    레니

각본 있는 드라마 :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천문학적인 액수의 기부 활동을 하면서도 좀처럼 호감을 얻지 못하는 보기 드문 인물이 있습니다. M$의 회장 빌 게이츠가 바로 그 사람인데요, 며칠 전 빌 게이츠는 자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은퇴를 고려 중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물론 회장 자리가 바뀐다고 해서 M$가 얼마나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M$의 상징인 빌 게이츠가 많은 사람들의 원망을 받는 이유를 하나하나 헤아리기 힘들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OS와 오피스, 웹브라우저 등의 심각한 독점을 야기했다는 혐의와 함께, M$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인해 웹의 표준체계가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점이 먼저 떠오릅니다. 특히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사용할 때 그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자바스크립트로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작성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익스플로러, 모질라(Mozilla), 오페라(Opera), 사파리(Safari) 등의 모든 브라우저를 위해 자바스크립트를 별도로 작성해 줘야 합니다. 특히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되는 자바스크립트가 꽤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앞에서 말한 자바스크립트는 (이전에도 잠깐 얘기했지만) 웹에서는 빠질 수 없는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여기서 뒤에 따라붙는 "스크립트"라는 단어는 자바스크립트가 "스크립트 언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달리 스크립트 언어는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인 "컴파일", "링크" 등의 과정이 필요없습니다. 대신 인터프리터(interpreter)라는 일종의 번역기가 컴퓨터와의 통역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런 통역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크립트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은 컴파일된 프로그램보다 실행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쉽고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간단한 작업을 위해서 스크립트 언어는 많이 사용되곤 하죠. 웹에서는 자바스크립트를 비롯해 익스플로러에서만 실행되는 VB스크립트, 서버에서 실행되는 PHP, JSP, ASP 등의 스크립트 언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외에 파이썬(Python), 루비(Ruby) 등 매우 다양한 스크립트 언어가 존재합니다.

 

앞에서 M$가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되는 자바스크립트를 만듦으로써 자바스크립트의 표준 체계를 많이 망쳐놨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정확히 얘기하면 익스플로러에서 실행가능한 스크립트 언어는 J스크립트(JScript)라고 하는 자바스크립트와 호환되는 스크립트 언어입니다. 자바스크립트는 브렌단 아이히(Brendan Eich)라는 사람이 고안한 라이브스크립트(LiveScript)에서 기원합니다. 때는 1995년, 당시 한창 날리던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Netscape)에서 자바 기술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라이브스크립트 역시 자바스크립트라는 이름으로 넷스케이프에 포함되게 됩니다. 이 자바스크립트는 간편하지만 꽤 강력한 성능으로 인해 많은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요, 당시 넷스케이프의 아성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던 M$는 익스플로러에 자바스크립트와 호환되는 J스크립트를 장착시키게 되었죠. J스크립트에는 자바스크립트의 거의 모든 기능을 지원하는 동시에 J스크립트 만의 독자적인 문법과 기능이 추가되었는데요, 이후에 M$의 끼워팔기에 의해 익스플로러가 브라우저 세계의 대세가 되면서 자바스크립트= J스크립트 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하게 되었죠.

 

넷스케이프 입장에서는 참 억울하기 그지없는 시츄에이션이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이 문제가 아니라-_- 자바스크립트의 표준화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죠. 넷스케이프는 자바스크립트의 기술 명세를 ECMA(European Computer Manufacturers Association, 유럽 컴퓨터 생산자 연합...정도가 되려나요)에 제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ECMA-262라는 표준안이 작성되게 됩니다. 그래서 자바스크립트와 J스크립트를 뭉뚱그려 ECMA스크립트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죠.

 

이러한 표준 전쟁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쉬울 것이 없는 M$는 ECMA-262를 만족시키면서도 J스크립트만의 독자적인 기능을 여전히 발전시켰습니다-_- 그럼 넷스케이프는? 넷스케이프 역시 자기대로 자바스크립트만의 독자적인 기능을 발전시키다가 브라우저 전쟁에서 백기를 들고 말았죠-_- 현재는 넷스케이프의 코드를 안고 출발한 모질라 파이어폭스가 자바스크립트의 유산을 계속 잇고 있습니다. 2003년에 모질라는 자바스크립트 2.0을 제안했는데요, 아직 ECMA 표준으로 반영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히스토리를 볼 때, 자바스크립트 프로그램을 하나 짜려면 서로 다른 브라우저를 위해 같은 기능을 하는 코드를 중복해서 넣어줘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의 책임을 빌 게이츠 한 사람에게만 돌릴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전쟁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지만, 브라우저 전쟁은 결과적으로 표준을 피폐하게 만든 셈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다행인 것은 불여우 등 일군의 브라우저들이 표준화된 자바스크립트만을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ECMA 역시 진화하는 자바스크립트에 맞춰 지속적으로 새로운 판의 표준을 내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기업으로 진화하지 못해 위기론까지 대두되는 M$가 이번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지는군요.

 

참, 스크립트 언어의 "script"는 "각본", "대본" 등을 뜻하는 영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컴퓨터를 위한 각본을 짜는 것이 스크립트 프로그래밍인 셈인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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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병기-_-

사실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는 있었다.

 

원래 계절이 바뀔때마다 꼬박꼬박 감기에 걸리곤 했었는데, 웬일인지 지난 겨울과 이번 봄에는 가벼운 감기 한 번 없이 스무드하게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매일 야근 + 주말 출근을 밥먹듯이 하면서 말이다. 4~5월에 주위 사람들이 감기에 걸려 쓰러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드뎌 나도 강력한 면역력을 지니게 된 것인가'라는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수많은 경험에 의해 증명되었다시피, 문제는 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한테 "웬일인지 이번 환절기에는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넘어갔네"라고 자랑했다가 말이 씨가 된다고 혼났다. 그 때까지만 해도 뭐 그런 미신을 누가 믿냐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말이 씨가 되어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_- 원래 감기에 한 번 걸리면 심하지는 않지만 잘 안낫고 오래 골골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제대로 걸린 것 같았다. 만만하게 보고 오전 반차만 내고 회사에 나갔다가 결국 다음 날에 병석에 눕게 되었다;;;

 

뭐 감기만 가지고 "투병기"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것까진 없을 것이다. 정작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열이 나길래 침대에 누워서 목에 손을 대고 시원함을 느끼고 있었는데(아는 분들은 아마 알 것이다. 무지 시원함 ( -_-)-b) 뭔가가 볼록한 것이 왼쪽 목에서 만져지는 것이었다! 그것도 두 개나!!! 아무래도 흡연자인지라 담배를 많이 피운 날에는 편도선이 부어 목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는 많았지만, 수상하게 생긴 덩어리가 목에서 만져지니깐 은근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의사 선생이신 동생한테 증상을 얘기하고 물어봤는데 임파선에 염증 같은 게 생기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 병원 가서 검진해보라고 한다. 아무래도 제일 걱정되었던 것이 종양 같은 거라서 수술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거였는데, 하필 이 당시 보고있던 만화가 "닥터K" 같은 거라서 불안감을 더해만 갔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닥터K" 보면 나오는 환자들은 죄다 무슨 암이고 주인공인 닥터K는 맨날 째는 게 일이다-_-;;;) 게다가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아바이 동무는 수술할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 두라는 둥 불안한 소리만 잔뜩 해 대길래 나중엔 짜증이 났다;;;

 

결국 병원 가서 조직검사와 CT 촬영을 했다. 조직검사라는 건 별 건 아니고, 주사기를 목에다 찔러넣고-_- 볼록하게 만져지는 부분에 들어있는게 뭔지 검사하는 거다. 당연히 무지하게 아프다-_- 그리고 CT 촬영은 "토탈리콜"에 나오는 기억을 심는 기계 비슷한 기계에 누운 채로 들어가서 단층 사진을 찍는 건데, 마치 세뇌라고 시킬 것 같이 무섭게 생긴 것과는 달리 금방 끝난다. 다만 이것도 촬영 전에 맞는 조영제 주사가 아프다-_-

 

여튼 거창한 검사를 지난 주에 받고 오늘 결과가 나왔다. 첨에 동생이 말했던 것처럼 림프절에 염증이 생긴 것이라는 결과에 안심하기도 했지만 왠지 허무하기도 했다;;; 그 사이 약 먹어서 그런지 목에 만져지던 것은 많이 작아졌고 감기도 다 나아서 지금은 거의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아프고 나서 몇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일단 담배를 디스플러스에서 레종으로 바꿨다-_- 물론 끊는 게 젤 좋겠지만 일단 타협책으로;;; 그리고 과도한 야근과 주말 출근은 자제하기로 결심했다. 원래는 이게 당연한 것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에효;;;) 또 체력이 좀 돌아오면 운동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과연?)

 

역시나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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