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6/06/08 23:46

레니님의 [나의 투병기-_-] 에 관련된 글(이나 완전 스포일러라네).

 

레니가 너무 거창하게 제목을 뽑는 바람에 글을 다 읽은 것은 물론 '임파선'을 검색하는 열성까지~!

읽다보니 불현듯 나 담배끊던 날이 생각났다.

태어나서 그렇게 심한 독감은 처음.

사무실에 열흘가량 못 나갔다.

 

처음엔 하루이틀 쉬다보면 금새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다 싶었다.

그러다가 며칠이 더 지나도 전혀 차도가 없었다.

좀 정신이 들면 잠깐 나가 먹을 것과 약을 사오고, 다시 집에 들어와 내내 누워있고...

 

사무실에 출근을 안하니 사무실 식구들이야 내가 아픈 거 다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에겐 알리지 않았다.

(레니 아버님처럼 불안하게시리 갈굴까봐 경계한건가?ㅋㅋ)

좀 웃기지만 부모님이 내 독감에 대해 알게 된 건 '아파서 선보러 못나간다'고 상대에게 연락하자, 그 상대가 중매자인 이모에게 전화를, 이모가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독감 7,8일쯤 되니 사무실 식구들도 무더기로 병문안(?)오는 놀라운 용기를~!

(용기는 가상하나 이 동네 아프면 끝장 아닙니까? 동지애만 충분히 받고 적당 자제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때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혼자 있게 할애하면서

아주아주 이상하고 미묘한 평온을 만끽했던 것 같다.

(물론 나를 본 사람들은 꿀꿀 그 자체였겠지만...^^;;)

 

그러나 확실히! 뼈가 으스러지는 것 같은 몸살의 기억만 생각하면 다시는 그렇게 아프고 싶지 않다. 그리고 독감이 진정되고 사무실 출근하면서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문 순간 그 구토감 역시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지금도 사람들이 담배를 어떻게 끊었냐고 물어보면,

나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대답한다.

내 생각에 신의 계시는 내 몸이 내게 보내는 signal.

 

레니는 보아하니 신의 impact!가 약간 부족한 듯 싶어.

아직은 담배 인생 청산 못하겠네.

운동 실천도 쉽지 않을 듯 싶은데, 조만간 몸신의 신호 계시를 지대로 내려받길 바래.(^^)/

몸조리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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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23:46 2006/06/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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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니 2006/06/12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의 계시-_-;;; 솔직히 아플땐 끊어볼까...하는 생각이 안든건 아니지만, 역시나 낫자마자 물게 되는군요.ㅎㅎ 운동실천을 하는 게 더 가능성이 높을 듯;;;

  2. jineeya 2006/06/13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레니/언젠가 계시를 받으면 '끊어볼까?'가 아니라 그냥 끊게 될 것이야..ㅋㅋ 운동실천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