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님의 [장애인은 소비자로서의 삶을 원한다?] 에 관련된 글.
장애인활동보조인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아주 오래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장애인 동지들은 보이되, 장애인활동보조인은 내 인식에 존재하지 않았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 공대위에서 소책자 작업을 하면서 바우처사업에 대하여 접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장애운동집회에서 장애인활동보조인을 유심히 보기 시작하였다.
그 후, 장애인활동보조인의 모임에 가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활동보조인의 위한 강좌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이제 장애인활동보조인은 특별하게 눈으로 보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고,
느끼고, 살아가는 노동자가 되었다.
2년 전 쯤 장애인복지가 장애인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의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하여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그 선택권이라는데
전제로 이야기되는 게 있었다. 소비자로서의 선택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끔 식당에 가서, 돈을 내고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로서 더 빨리 음식이 나올 것을
아주 당연히 요구하고, '친절'을 요구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본다. 자신을 소비자로 규정하는 순간
어찌보면 그건은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다. 그러나 나는 왜 꼭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소비자'인가하는 질문을 멈출 수 없다. 그냥 인간이어도 기본권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은가?
소비자로서 자신을 규정하는 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객체화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을 시에 연대는커녕 갈등이 불가피하다. 다만, 소비자의 필요에 의한 부분만
제한적으로 보장해 줄 뿐이다.
그래도 내가 만나는 장애인동지들은 소비자가 되기 보다는 한 시대를 사는 인간, 노동자계급이
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생긴다. ㅎㅎ
뭔가 마무리는 훈훈하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