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님의 [장애인은 소비자로서의 삶을 원한다?] 에 관련된 글.

 

장애인활동보조인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아주 오래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장애인 동지들은 보이되, 장애인활동보조인은 내 인식에 존재하지 않았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 공대위에서 소책자 작업을 하면서 바우처사업에 대하여 접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장애운동집회에서 장애인활동보조인을 유심히 보기 시작하였다.

그 후, 장애인활동보조인의 모임에 가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활동보조인의 위한 강좌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이제 장애인활동보조인은 특별하게 눈으로 보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고,

느끼고, 살아가는 노동자가 되었다.

 

2년 전 쯤 장애인복지가 장애인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의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하여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그 선택권이라는데

전제로 이야기되는 게 있었다. 소비자로서의 선택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끔 식당에 가서, 돈을 내고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로서 더 빨리 음식이 나올 것을

아주 당연히 요구하고, '친절'을 요구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본다. 자신을 소비자로 규정하는 순간

어찌보면 그건은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다. 그러나 나는 왜 꼭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소비자'인가하는 질문을 멈출 수 없다. 그냥 인간이어도 기본권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은가?

소비자로서 자신을 규정하는 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객체화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을 시에 연대는커녕 갈등이 불가피하다. 다만, 소비자의 필요에 의한 부분만

제한적으로 보장해 줄 뿐이다.

 

그래도 내가 만나는 장애인동지들은 소비자가 되기 보다는 한 시대를 사는 인간, 노동자계급이

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생긴다. ㅎㅎ

뭔가 마무리는 훈훈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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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0 20:26 2011/01/10 20:26

아침부터 부산했다...

월요일 아침이라서 그런 것도 있고,

연맹 산별추진위 회의로

예정되어 있던 상집회의를 못하고...

상집회의를 언제 할 것인가 일정을 맞추고

그러다 이병렬 조합원이 위독하고,

어찌될지 모른다는 이야기에

임원들이 병원으로 급히 갔다...

 

그렇게 오전은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그 와중에 배가 너무 고프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렇게 일상은...

 



그러다 곧이어

이병렬 조합원이 돌아가셨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5층에서 정책실 회의를 하고...

6말 7초에 파업을 해야 한다...

어찌 하나...

누가 하나...

필공사업장은 어떻게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

 

그러고는 내려오는데,

3층에 벌써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동지가 분신하였고...

열사가 되었고...

그러면 분향소를 얼릉 만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우리가 해야 할 몫인데도...

그냥...

너무 순식간에..

분향소가 설치되고...

장례를 어찌 치뤄야 하나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나도 발인이 언제인가를 묻고...

 

그러는데 기분은 이상했다...

마치 예정된 일들을 밟아 가듯이...

 

그래...

우리는 어쩔 수 없다...

슬퍼하고.. 애도하고.. 그러기도 하지만...

우리는 또 동지를 보내는 일을 해야 한다...

 

언젠가..

상을 치르면서..

장례라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을 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을 치르면서 정말 그/녀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을 실감하게 하고..

슬픔을 넘어서 잘 가라는 맘속의 말도 하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았다..

 

예전에 어떤 열사처럼...

이병렬 조합원은 그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해주는 동지들이 많지 않다...

공공노조 조합원인 시간이 길지 않아서일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 곳 서울에 많지 않을수도...

 

외로운 그 길에...

겉으로는 장례를... 또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도...

나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잘 가시라고, 편히 쉬시라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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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03:48 2008/06/10 03:48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노조 지역본부에는 상근자가 한명이다.

본부마다 비상근 집행부를 두는 곳이 있거나, 임원이 상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곳이 더 많다. 그래서 지역본부

조직국장의 역할은 조직상담, 비정규투쟁, 연대투쟁, 정책생산,

조직관리, 임원비서역할(?) 등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충북본부에 그렇게 혼자 북치고 장구칠 사람이 병가 한달

들어갔으니, 본부 사업이 지장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파업에 들어가는 사업장이 있고, 자잘한 문제가 있는 사업장

들도 있어서 조직실에서 내가 한달간 지원을 가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3주간 거기서 내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거기서 회의하고, 그냥 이야기하고, 술먹고, 교섭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우진환경분회...

 

처음에 너무 웃겼던 건 사측의 태도나 경찰, 근로감독관의 말에 잔뜩 화가 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느리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증말 열받더구만유~"

라고 하는데 너무 웃긴거다.. 참 웃을 수도 없고..

 

그런데 이 동지들.. 말투만큼이나 심성은 더 순하디 순해서 교섭 후에 근로감독관

한테 전화가 와서 사측이 잘못하고 있네라는 뜻의 한마디 말만 해도 "어이구~ 그

사람은 우리 편인가벼~~"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그렇게 믿게 만드려고 근로감독관이

엉까는 건데도,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악하게 생각할 줄을 모르고, 심지어는 사측에

대해서도 "아이구~ 그 사람이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간디? 그 사람도 노력하고

있는겨~~"라고 하여 나의 복창을 터트린다...

 

어느 날 간부들과 모이기로 했다...청주시, 내수, 증평에 있는 간부들을 돌면서 차에

태워서 청주시에 있는 사무실에 모였다. 그 차에 타고 있다가 조직부장을 데리러

갔는데, 병원에 약을 타러갔었다고 이야기했다. 조직부장이 차에 타기 전 부분회장에게

물으니 '우울증'이 있다고 했다. 순간... 우진환경분회는 지난 10월 17일 공공노조에 가입한 후,

사측은 계속 교섭해태, 노조탈퇴공장, 용역깡패 동원한 분회장 폭행 등등을 일삼았고,

파업에 돌입한 후에도 사측은 이렇다할 진전된 사측안을 내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그에게

우울증을 가져온 게 아닌가 가슴이 덜컹 했다... 그런데 그런 우려로 조심스럽게

'노조하고 나서 그렇게 된 거에요?'라고 묻는 나의 질문에 그들은 웃으며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이구.. 노조때문에 요즘 많이 나았어유~~ 그 양반 평생 소원이 노조있는

회사에서 일해보는 거였거든유~~ 요즘 날라다녀유~~~"

 

참.. 노조라는 게 뭐길래 평생 소원이 노조있는 회사에서 일해보는 것인가. 우리는 위기네

뭐네라고 하지만, 그래도 노조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소원이 될 수 있다는게

참 생경하면서도 가슴이 뭐랄까 먹먹해졌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허세욱 열사 유서를

들으면서였다. "저멀리 가서도 묵묵히 꾸준히 민주노총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이라는

유서를 들었을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 때가 공공노조 중앙에 올라간 직후였는데,

그 때 정말 잘 해야겠다, 그냥 예전처럼 민주노총이 그렇지 뭐 이렇게 냉소적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잘 해봐야겠다. 잘 하는게 뭔지 더 열심히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제 파업한지 4주되었는데, 이 곳은 막판으로 가고 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 중 전국 5위인 이 회사는, 처음에 10억으로 시작하여 14년이

지난 지금 1000억이 넘는 자산규모가 되었다. 폐기물을 다루는 회사는 이윤을 남기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고속성장을 한 것은 불법으로 폐기물을 매립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그 폐기물을 실은 차를 운전하는 노동자였다. 그래서 그 폐기물이 매립해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 원래 계약했던 것보다 부풀리는지 아닌지를 알았다. 소각해야 하는 것도

마구 매립하였지만 잘못인 줄 알았지만 짤릴까봐 회사에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회사는 알고 있다. 민주노조 깃발을 세운 이들이 파업을 끝내고 회사로 들어왔을 때,

이전처럼 그렇게 불법적인 매립을 하기도 쉽지 않고, 자신이 싹싹 긁어가야 하는 돈들을

노동자의 댓가라며 내놓으라고 할 것을..(몇 년동안 이 사업장은 매년 임금이 하락해 왔다...) 

그래서 회사는 이들을 회사로 복귀하게 하고, 그 후에 노조를 말살하려고 한다.

길게는 10년 넘게, 짧게는 1년 넘게 이 곳에서 몸을 담았던 조합원들... 운전직이면서도

회사에 고용되어 정규직으로 일하는 곳이 거의 없는 현실을 생각했을 때, 이 회사에 미련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 당당히 걸어서 회사를 들어갈 수 없다면, 회사를

날려버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 자신들이 잘못하여 조합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하는 것

같다며 괴로움에 야밤에 문자를 보내는 분회 간부들... 이들의 심정을 내가 모두 알 수 있을까...

그렇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오늘 밤 괜시리 그 문자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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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22:51 2008/03/07 22:51

까치님의 [공공산별은 어디로? 나는 어디로?] 에 관련된 글.

 

지난 주 노조 중앙에서 전화를 받고 심난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제안은 인천본부에 배치되기 힘들고, 노조 조직팀으로 오라는 거였다.

 

인천상황에서는 있던 상근활동가가 1명 줄어드는 거고,

현재 조합원 해고 건도 있고, 인천지역지부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인천본부에서는 내가 미조직비정규사업담당을

하게 하려고 했는데, 졸지에 그 모든 일을 할 사람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5년 가까이 인천에서 활동을 해 왔고, 앞으로도

인천에서 계속 활동을 이렇게 이렇게 해 봐야겠다 구상하는 바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갑자기 붕 떠버렸다.

게다가 중앙에서 일을 하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벌써부터 무료해진다.

차라리 경남본부로 갈까 하는 생각도 하였으나, 이틀동안 생각하여

결정을 하고 가는 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에 포기를 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곳을 오가며 활동을 해 왔다.

 

5년동안 학생운동을 한 후에 %%%%노조에서 2년,

######에서 3년 가까이, 여기 노조에서 1년 6개월

이제 또다시 공공노조 조직팀으로...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환경이 바뀌고, 주변 사람들이 바뀌고, 조직시스템이

다르고, 조직문화가 다르다. 1~2년을 사이에 두고 계속 새로운 환경에

적응에 적응을 반복하여 왔다.

 

솔직히 지금은 가는 곳이 특정한 어떤 곳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디든 변화가 생긴다는 자체가 싫은 거 같다.

 

지금 지쳐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고, 그렇게 적응을 못하면 나는 어떻게

될까 두렵다... 에너지를 충전하여 갈 수 있는 조건은 더더군다나

안 된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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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0 12:05 2007/03/20 12:05

어린이집은 이 핑게 저핑게를 대면서 시간을 끌고 있고,

내가 볼때도 이렇게 시간이 가면 심지가 굳은 이상미

조합원이라고 어떻게 견딜까 싶다.

 

그런 와중에 어린이집은 뒤에 빠져 있고, 부모들이 집회

하지 마라, 플랭카드를 떼라 하더니, 집회를 한 번

한 후 반응은 격렬했다.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심정을 이해하려고 해도

그것이 노동자의 권리와 꼭 상충되는 것이 아님에도

부모들은 두 가지를 함께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노동자의 권리는 어떻게되도

상관이 없다..

노동자가 해고되어야 하는 이유가 어이없게도

다른 교사들과 관계가 좋지 않고, 다른 교사들이

함께 일할 감정이 아니라는 이유라는 건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는 4개월동안 왕따당하는 거에 대해서도 이제는

뭔가 잘못했으니까 그런 것도 당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만일 자신의 아이가 폭력을 당해도 이유가 있다고 말할

것인가?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게 너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죄송하지만 6개월을 무급으로 쉬란다..

그리고 그 후에 고용을 학부모들이 책임진단다..

6개월 무급을 제안하려면, 제안하는 사람으로서

6개월 생계를 책임진다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참담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노조에 계시는 분들 그리고 이상미 선생님 그리고 세쌍둥이 선생님....
우리의 아이들을 다시 한번만 생각해주세요.
우리 학부모들은 노조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다만 이상미 선생님도 세쌍둥이 선생님도 다같은 노조의 가족이였던 분들이시니
시간을 좀더 두면 대화를 통해 해결될꺼라고 믿었습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분들이시니까요.
하지만 6일날 걸린 플랜카드와 다음날 집회까지 하는 걸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많이 어려워 보이고
또한 아이들이 종일 지내는 어린이집 앞에서 집회를 여는 모습에 학무모로써 아연해 질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아무것도 모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학부모는 집회 후 아이가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글도 쓰셨더군요.
엄마로써 더 이상 앉아서 이 사태를 지켜보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낮시간이 너무도 걱정스럽습니다.
돈을 벌러 나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을 하루 10시간을 넘게 맡기는 것도 너무도 미안한데
이런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어떤분들은 문을 닫고 다른데로 가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인천 어린이집 중에
야간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 그리고 겨울방학이 없는 어린이집을 구하기는 쉬운일이 아닙니다.
선생님들의 신경전속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어른들이 모르는 상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안됩니다.
우선  이상미 선생님.. 말씀드리기 정말로  죄송하지만 6개월만 휴직해 주세요.
교사들은 일년 휴직을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저희 엄마들이 보기에도 너무 과한 처분이라고 생각합니다.
6개월 휴직 후에 고용보장은 저희 학부모들이 책임지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세쌍둥이 선생님들은 6개월 동안
이상미 선생님하고 한달에 1회 이상은 반드시 대화를 나누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학부모 한사람은 꼭 같이 있어서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감정이 격할때는 안보면 속 시원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애틋함도 생기잖아요. 그게 인지상정이구요.
감정이 풀려야 대화도 하고 일도 함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노조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노조에서 조합원을 보호하려고 애쓰시는 마음을  다는 모르지만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진행하는 모습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에 대한 고려가 없으신 것 같아 엄마로써 많이 서운합니다.
지금은 갈라져 있지만 이상미 선생님도 세쌍둥이에 일하시는 교사분들도 한가족이셨고 또 나중에라도 조합에 가입을 하셔야 할 미래의 조합원이잖아요.
학부모들은 보육노조를 아끼고 지원해줄 수 있는 중요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 부모들도 일을 하는 노동자이구요.
이 점 충분히 고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것이 우리 학부모 모두의 입장입니다.
시간은 3월 15일까지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답이 없으시거나 또다시 집회를 연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학부모들도 더 이상 양보할 수 없습니다.
제발 그렇게까지 되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아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세쌍둥이 어린이집 학부모 일동

강채엄마,정민엄마,가영/진혁엄마,석희엄마,희림엄마,도영엄마가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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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3 13:12 2007/03/13 13:12

공공산별이 작년 11월 말에 뜨면서 초기업지부의 상근자들을

고용승계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최근 조합비 비율 논의를 하다보니

돈이 없어서 21명 중 일부만 고용승계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쓴웃음을 지으며 그럼 우리 제비뽑기라도 해야하는거야? 그랬었다.

 

 



드디어 조합비 비율도 결정되고, 고용승계도 한다는 게 결정되었다.

하지만 도대체 내가 어느 지역으로 배치될지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인천에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앙? 아니면 먼 지방으로?

모르겠다. 제발 좀 어디가 되든 결정이 얼릉 나면 좋겠다.

 

하긴.. 내가 어디로 간들 제대로 활동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합비 비율 정하는데, 다들 자기 지부들 먹고 살 궁리만 하고..

지역본부 사업비는 예전보다 깎이고, 3만 조합원의 중앙이란 곳의

실사업비가 400만원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산별되었다고 뭔가 해보려고 하는 활동가들은

미친년놈들처럼 안 되는 조건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뛸테고,

뭔가 되는 일을 없을 테고, 남는 건 냉소적인 정신과

망가진 몸이 되지 않을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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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20:20 2007/03/12 20:20

요즘 싸움의 끝은 언제나 온라인상의 진흙탕싸움...

 

애들 낮잠자는 시간에 짬을 내어 탈퇴한 조합원들이 노조 홈피에 와서

글을 남긴다.

 

나는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묘한 배신감을 느낀다.

예전에 여성가족부와 투쟁할 때 사이버시위는 한번을 안 하더니,

여성가족부보다 전 지부장과 노조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옆에서는 자꾸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는 것을 중단하라고 하는데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들어가거 보고, 또 보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늘 이런다.

자꾸 대면하여 진짜 나에게 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는 것. 좀 자학적인가?

 

나의 가슴을 친 전 조합원의 덧글.

 

  분노스러운 조합원님 남김   2007.02.16 15:56   덧말수정 덧말삭제
진짜 해도해도 너무한다. 원장도 아닌 평교사들끼리 8이 1에게 고통당한 것과 1이 8에게 고통당하는게 어떨지 바보라도 알 수 있을텐데 어찌 이리 뻔뻔하게 노조 게시판에까지 글을 올리는지...
그래도 노조했다는 사람들인데...
함께 고통분담하자는 것도 아니고 한사람에게만 1년휴직시키려하는 거, 사실상 노동자 탄압인거 모르나? 심하네.
다들 활동보고에 올라온 글 꼭 보세요!
정말 이젠 분노마저 느껴진다.
  분노폭발님 남김   2007.02.20 15:12   덧말수정 덧말삭제
해도 해도 너무 하네? 그렇게 잘 아세요~? ..네~ 분노 하세요! 분노 하다하다 우린 판도라 열었다니깐요! 정말 모르시겠냐구요....여러분~활동 보고에 올라온 글 꼬~~~~~~~~~~~~~~~옥들 보시랍니다. 꼭 보셔요들!! 다 같이 분노 해 보세요!!! 1:8 징그럽게도 우려 잡수셔 진짜! 배울만큼 배운사람들이 1:8로 움직일땐 뭔가 있지 않을까? 그점도 의심을 한번 해보시어요들! 글고요 사실은 2:8 이라는거!!

 

 



공공노조 보육지부 전 인천지회장 부당해고 철회투쟁 보고

 

지난 11월 공공노조 보육지부 인천지회 전 지회장이 일하고 있는 새싹들의 방 어린이집을 폐쇄하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전 지회장은 새싹들의 방 학부모, 옆 세쌍둥이 어린이집 교사, 세쌍둥이 어린이집 학부모로부터 새싹들의 방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새싹들의 방은 유아시설, 세쌍둥이어린이집은 영아시설. 이 둘은 사실상 하나의 어린이집처럼 운영되었고, ㅂ원장은 세쌍둥이
어린이집 원장으로 새싹들의 방 운영도 함께 하고 있다.) 두 번의
교사회의(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새싹들의 방 교사)로 새싹들의 방을 폐쇄하기로 결론이 났다. 제시된 시설폐쇄의 근거에 대하여 전 지회장을 포함한 새싹들의 방 교사 2명은 비판하면서 반대하였으나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 8명과 원장의 강력한 주장에 시설폐쇄로 결론이 나고 고용승계를 약속하였다.

그 후 새싹들의 방 폐쇄를 안건으로 한 부모회의에서 부모들은 ‘새싹들의 방 교사들은 어떤 입장인지’를 물었고 이에 전 지회장은 새싹들의 방 교사들은 계속 새싹들의 방을 이끌어갈 의지가 있고, 교사회의에서 반대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시설을 살리기 위해 학부모들도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ㅂ원장이 시설을 계속 운영할 의지가 없었고 원장과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들의 의견이 강하여 새싹들의 방은 2월 말에 폐쇄하기로 결론이 났다.

11월 16일 진행된 이 부모회의 이후에 전 지회장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 왕따가 계속되었다. 원장과 교사들은 교사회의에서 시설폐쇄로 의견을 모았는데, 왜 부모회의에서 시설폐쇄를 반대한 근거를 밝혔냐는 것이었다. 부모회의 다음 날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들은 모두 조합탈퇴 의사를 밝히고, 원장은 상담 오는 원아를 받지 않았다. 전 지회장은 두 번의 교사회의에서 '갈등을 일으켜 미안하다'고 사과하였고, 교사들을 만나 풀자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였으나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노조에서도 당시 위원장이 탈퇴의사를 밝힌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들을 만나 풀려고 장시간 만나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탈퇴의사를 밝힌 교사는 얼릉 탈퇴처리해달라고 종용하는 문자를 보냈다.

사과를 하고, 노조에서 풀자고 해도 세쌍둥이 어린이집 교사들과 원장은 완강한 태도로 일관했다. 1월 9일 원장과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 1인은 전 지회장을 불러 세쌍둥이어린이집 교사 모두가 전 지회장과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하였다.

이에 노조는 1월 15일 세쌍둥이어린이집 원장에게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하고 1월 15일 1차 교섭이 진행되었다. 세쌍둥이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은 ‘전체교사회의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장이 아니라 전체교사회의에 교섭공문을 보내야 한다’, 세쌍둥이어린이집 인사규정을 제출하며 ‘교사 2/3가 동의하면 강제퇴직시킬 수 있다’ ‘어린이집에 막대한 해를 입혔다’고 주장하였다.

노조는 전체교사회에 공문을 보내 1월 22일 2차 교섭을 진행하였다. 교사들 간 감정적인 문제로 한 사람을 내보내는 방식에 반대하며 1년 휴직 철회, 갈등을 서로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가질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교사회는 1월 29일 전체교사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참관을 요청하였고, 전체교사회의는 수락하였다.

그러나 1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던 교사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노조에서는 갈등의 골이 깊은 원장과 전 지회장 각각의 6개월 휴직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교사회의는 2월 2일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안은 전 지회장의 1년 휴직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1년 후 사직할 경우 남아 있는 교사들이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며 사직을 종용하였다.

2월 5일 노조는 3차 교섭을 요구하였고, 전체교사회의 측은 감정이 너무 상해 전 지회장과 함께 일을 할 수 없고, 규정상 2/3 이상의 교사가 동의하여 강제퇴직시킬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게 문제가 되냐 물었다. 노조는 서로 갈등을 풀기 위하여 교사회에서 기간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하여 정리해 오고, 함께 평가를 하면서 감정을 추스르고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2월 7일에 4차 교섭을 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교사회는 2월 6일과 2월 8일 세쌍둥이어린이집 부모를 중심으로 교사회의를 열어, ‘우리는 $$교사(전 지회장)와 감정이 너무 상해서 일을 못하겠다. 그래서 1년 휴직하라는데 그 사람은 휴직을 안 한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가 다 그만두어야 하는데, 그럼 어린이집 문을 닫아야 한다’며 부모들에게 위기감을 부추겨 부모들도 전 지회장에게 휴직을 강요하게 하였다.

2월 7일 노조는 교섭 중 전 지회장의 휴직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그 것으로 협의중인데, 부모회의를 열어 부모들에게 전 지회장이 휴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조직한 점에 대하여 공문으로 항의하였다. 2월 7일 교섭이 열리지 못해 2월 8일자로 교사회에서 교섭날짜를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러나 교섭을 하겠다 혹은 말겠다는 의사조차 없어 2월 13일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부모회의가 열린 것에 대한 항의, 이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전달하였다.

공공노조 보육지부는 자신의 사업장 폐쇄를 결정하는 부모회의에서 부모들의 질의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 중대한 잘못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그 주장이 거짓된 주장도 아니었으며, 어린이집과 교사관계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의도도 없었다. 부모회의 직후 수차례 사과와 감정을 풀기 위해 만나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갈등과정의 모든 책임을 전 지회장에게 씌우고, 그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1년 휴직을 강요하고, 강제퇴직시키갰다는 의사표현은 부당해고 종용으로 판단한다.

공공노조 보육지부는 전 지회장과 새싹들의 방 부모들의 호소에도 어린이집을 폐쇄시켜놓고, 이제 와서는 휴직강요, 강제퇴직시키려는 시도 중단을 요구한다. 또한 노조의 교섭 제안에 대하여 성실히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7년 2월 13일
공공노조 보육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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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0 16:12 2007/02/20 16:12

11월 중순, 한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이 대거 집단 탈퇴를 했다.

지부장이 있는 사업장이기도 하고, 이 지역에서 노조의 중심적인

사업장이기도 했다.

 

영아전담시설(0세~4세)과 유아시설(5세~7세)이 법적으로는

독립적인 두 곳이 사실상 하나의 어린이집처럼 함께 논의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여차여차 하여 유아시설 문을 닫는 계획이 나왔고,  그 계획은

그곳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이나,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보육교사들 또한 충분히 동의하기 어려운 계획이었다.

 

영아시설에는 7명의 교사가 일을 하고 있었고, 유아시설에는

우리 지부장 외 한명의 교사가 일을 하고 있었다.

 

교사회의에서 유아시설에 있는 지부장과 다른 한명의 교사가

유아시설을 폐쇄하는 안에 대하여 반대의견을 내었으나, 

반대하는 근거에 대하여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학부모와

하는 회의는 열렸다.

 

학부모들과의 회의에서 유아시설 근무중인 지부장은 학부모들과

함께 폐쇄반대의견을 내었고, 원장과 영아시설 근무중인 교사들은

시설폐쇄의견을 내었다.

 

결국은 문을 닫으려는 원장의 의지에 따라 결론은 유아시설은 폐쇄

하고 영아시설을 확장하면서 유아시설에 있는 교사들도 영아시설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논의과정에서 원장과 영아시설 근무 교사들은 동일한 입장을 가지게

되었고, 지부장이 학부모들과 같은 입장을 내면서 영아시설 근무교사들은

지부장이 교사들 편에 서지 않았고, 재정공개 등을 제기하여 어린이집의

치부를 드러냈고, 원장과 교사들을 학부모들 앞에서 모욕을 주었다고

받아들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전의 봉합되었던 불만들- 자신의 노동과정

에서의 억눌려왔던 불만, 노조에 대한 불만, 지부장에 대한 불만, 원장에

대한 불만까지도 엉켜서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풀려아 하는 지 생각하지도

못한 지경으로 폭발하면서 노조를 탈퇴하고, 어린이집도 그만 두겠다고

선언하였다.

 

노조에서는 집단 탈퇴로 조합원 수가 적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각자가 느끼는 문제와 불만, 요구들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며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우려하였다. 하여 시간을 두고 갈등을

풀고, 이후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오래도록 알고 지내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원장과 영아시설교사들을

만나고, 지부장이 그간의 사건에서 책임을 느끼며 사과를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한꺼풀 사그러들면서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다.

 



이번 주 들어 원장과 전 교선부장은 지부장에게 어린이집을 그만 두라고

통보하였다. 11월에는 너무 화가 나서 어린이집을 그만 두겠다고 했지만

책임지고 나갈 사람은 지부장인 거 같다. 지부장이 안 나가면 영아시설도

문을 닫겠다고 하였다. 지부장이 거부의사를 밝혔고, 어제는 아이들 앞에서

큰소리가 오갔다. 원장이 밤길 조심하라는 감정적인 위협이 있었고,

아이들은 눈이 동그래져서 눈치를 보았을 것이다.

 

다시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질까 걱정되어 오전에 어린이집에 가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려고 애를 쓰며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

지부장의 모습을 보는데 울컥 눈물이 나왔다.

 

고개를 숙였다.

 

노조 초기라서 조합원도 많지 않은 가운데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투쟁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우리의 투쟁들이, 또 노조경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노조운동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며, 단지 노동조건의 개선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이 처한 구조적인 모순을 인식하며, 사회를 변혁하는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되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

 

자본주의 하에서의 왜곡된 관계가 아니라 노동자민중들 서로간의 관계가

어떠해야 할까. 우리들의 관계에서 무엇이, 또 어떻게 존중되어야 할까

이런 고민은 들어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오늘도 해맑은 얼굴로 "까치~"하며 와서 안긴다.

참새처럼 재잘거린다.

아이들의 웃음과 목소리가 오늘따라 내 가슴을 참을 수 없이 먹먹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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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2 13:17 2007/01/12 13:17

아무래도 너무 일찍 컴백을 하는 것 같은 마음은 지울 수 없지만..

뭐 블로거들이 '블로그 패쇄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해야지!'라고 할 사람은

없을 듯 하여.. ㅋ 용기를 가지고 컴백!

 

주말에 강화도에서 배타고 석모도나 다녀올까 했는데,

강추위가 몰려온다는 날씨예보에 자궁근종들이 쑤욱~ 커버리면

안되쥐~~ 소심해하며 집에 들어 누워있었다.

 

이틀을 내내 누워있어서 허리가 슬슬 아파와 일요일 저녁에 일어나

무간도 1, 2, 3를 모조리 보며 이유없이 힘을 얻고는..

 

월요일에 출근하여 투쟁 승리(호호호~~~)를 알리는 보도자료 하나 쓰다보니

너무 뿌듯한거라..

 

인천시 보육시설 평가인증제 통과시설 늘려보려고

평가인증제 통과 안 하면 쥐꼬리만한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안 준다고

지침을 내렸었다.

 

우리 노조에서는 턱없이 적은 임금 보조해 주는 처우개선비를

평가인증제와 연동하여 미지급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해왔었다.

5월부터 9월까지 집회며 선전전이며, 1인시위하며,

인천시청과 여성가족부앞에서 투쟁을 해왔었다.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고 또 중요한 일이 아닌 건 아니지만

당장 어린이집에서 짤리거나, 당장 임금이 삭감된다거나 그런 일이 아니니

현장 보육교사들이 와~~ 하며 투쟁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지자체의 '지침'일 뿐이지만, 원래 관료사회가 그런 지침하나를

변경하는게 자존심문제이다보니 일개(?) 보육노동자들이 요구한다고

또 투쟁한다고 철회되기는 쉽지 않은 어려운 싸움이었다.

조합원 수도 많지 않아서 1인시위도 버거웠고, 상반기가 지나면서는

우리 조합원들도 평가인증제를 준비하느라 투쟁은 힘겹기만 했다.

 

그런데, 지난 주에 내내 집회와 중앙사무실을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인천시에서 공문이 왔고 "평가인증제와 별도로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겠다"

고 보내온 것이다!

 

아.. 꿈에 그리던 지침철회를 한 것이다!

현재 노조내에 기뻐만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소중한 성과다.

 

오늘 계속 히죽대고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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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8 17:19 2006/12/18 17:19

요즘 국회 앞에서 연일 집회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처리할 수가 없어서

아침 저녁으로 집에서 일을 처리하고, 낮에는 보통 집회를 간다.

 

늘 우리의 투쟁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재미가 없을 때도 있고 하지만

요즘은 집회 가면 투덜거리다 오는 거 같다.

 

한번 그러기 시작하니까 사사건건 맘에 안 드는 거 같은데

아무튼 오늘은 집회에서 제일 듣기 싫은 소리들을 꼽아보겠다.

 

 



"조합원 동지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특히 총연맹 위원장이 이런 이야기 하면 짜증밖에 안 난다.

추운 날에 집회를 하는 게 수고라면 수고랄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정권과 자본에 대한 불만, 분노 등으로 집회에

온 사람에게 수고라니! 뭐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일에 자기 시간내서

왔나? 동지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투쟁하는 건 좋은데

저런 이야기는 정말 참 거시기 하다.

 

그리고 또 듣기 싫은 소리는

 

"비정규 법안 막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특히 민주노동당 사람들이 나와서 이 이야기하면 어이가 없다.

9명 밖에 없어서 못 막았고, 그래서 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이제 다 때려치우고 지금부터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해야 하나?

그래야 비정규직이 철폐되는 건가..

 

그리고 다음은 따끈따끈한 이야기.

오늘 민주노총 집회 때 외쳐진 구호

 

"총파업 투쟁으로 민주노총 승리하자!"

 

도대체 민주노총이 승리한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내가 민주노총 조합원이 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소속감이

적어서일까? 나는 민주노총이 승리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런 구호가 대다수의 미조직비정규직을

염두에 둔 구호일까?

 

비정규개악안이 날치기 통과된 직후 조준호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있어서 치욕의 날"이라고 했다

노동자민중과 절대 화해할 수 없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이제 노동자민중의 삶이 어떻게 될까하는 절망감은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치욕적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노사관계로드맵도 통과될 것을

눈앞에 보고 있으면서도 투쟁이 조직되지 못하는 걸

보고 오히려 부끄럽고 절망스럽다. (도대체 파업을

막는 법이 통과되려는 이 때 투쟁이 조직되지 못하는데

도대체 언제 투쟁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암튼 사람들은 비정규개악안 날치기 통과를

민주노총 역사에 먹칠을 한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

명예가 더럽혀졌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이 안 들지?

내가 민주노총에 대해 너무 애정이 없는 건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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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2 18:28 2006/12/12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