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동현장에나 어이없는 일들은 너무도 많다. 장시간노동, 저임금은 기본이다.

그런데, 보육노조에 오고, 또 조합원들과 친밀하게 지내다 보니, 보육현장의 어이없는

일들은(나의 일인 듯) 더욱 분노스럽게 느껴진다. 얼마전에도 어이없는 일이 또(!) 벌어졌는데, 성명서를 쓰는데 짧게 써지지가 않았다. 할 말이 너무 많았다.

 

암튼 어떤 사건인지는 분노의 성명서로 확인해 보시라.

 


 

인천부평보육정보센터장 징계하라!



지난 10일(목) 부평에 위치한 ㅅ어린이집에 평가인증제 조력자 자격으로 인천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이하 ‘센터장’)이 방문하였다. 조력자로 나온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은 보육교사들과 시설장에게 "근로기준법 지킬 필요 없다. 휴가도 어린이집 실정에 따라 쉬는 거지 근로기준법대로 하는 게 아니다" "근로계약서 쓸 때 복무규정에 넣으면 되지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없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피곤할수록 화장을 짙게 하라”는 둥 “세미정장을 입으라”고 말한 것도 모자라 보육교사 머리와 손톱 검사까지 하며 보육교사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또한 “노조가 평가인증제는 하지도 않고, 반대만 한다”며 전국보육노동조합(이하 ‘노조’)를 비방하였다.

보육현장은 최저임금, 휴가, 초과근로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사항을 상습적으로 어기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에게 최소한으로 보장해야 하는 노동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육현장의 상습적인 근로기준법 위반은 법위반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최소한’의 노동조건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8시간 법정노동시간보다는 10시간은 기본이라는 보육현장! 밤늦게까지 꿋꿋하게 일한 댓가는 근로기준법에 준하고 있는 초과근로수당이 아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뿐! 1년동안 교육받고 실습까지 마친 결과 보육교사 자격증을 수료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이라는 이유로 한 달을 일해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현실! 이러한 기가 막힌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전국보육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있다. 지금이 70년인가, 80년인가!  이러한 보육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육정보센터장은 어린이집에 와서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니! 보육정보센터장은 열악한 보육교사의 현실을 모르는 것인가? 이렇게 보육현장이 열악한 것은 근로기준법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 것을 모르는가? 정부기관장이 공무수행 중에 어떻게 ‘법위반’을 종용할 수가 있는가? 보육정보센터장이라는 위치를 망각한 것인가? 아니면 공무수행 중이라는 것을 잊은 것인가? 이런 보육정보센터장은 현장 보육교사들이 노동조건에 대하여 상담해 왔을 때 어떻게 답변을 할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법위반을 종용하는 사람이 보육교사에게 보육과 관련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은 보육활동을 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보육정보센터의 책임자로서 자격이 있는가? 이에 보육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종용하는 센터장에 대해 인천시가 징계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

한편 보육정보센터장의 ㅅ어린이집방문은 평가인증제 조력 중에 이루어졌다. 평가인증제 조력자는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시설에게 지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보육교사의 화장, 복장, 머리, 손톱은 평가인증제 지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평가인증제 조력자로 방문해서 보육교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감시감독을 하는 것이 조력자의 역할인지, 어떻게 조력자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었기에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인천시는 답해야 한다. 또한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자가 평가인증제와 무관하게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는지, 이러한 감시감독을 하라고 인천시가 지시했는지 평가인증제 조력사업을 최종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인천시는 밝혀라.

영아와 온몸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하루에도 10회 이상 똥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는 교사들에게 화장을 진하게 하라고 하고, 정장을 하라는 것은 보육현장과는 동떨어진 지시이다. 도대체 보육센터장은 보육에 대한 어떤 소견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보육교사들이 유치원생도 아니고 머리와 손톱 검사를 한 것은 인격모독이다. 보육교사에 대한 머리, 손톱검사가 센터장의 어떤 역할, 어떤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도대체 현장 보육교사들을 얼마나 무시하길래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인가?

마지막으로 “노조가 평가인증제 하지도 않고, 평가인증제 반대한다”라고 했는데, 센터장은 어떤 근거로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노조에 밝혀주기 바란다. 우리 노조는 인천시에 평가인증제를 빌미로 처우개선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 문제제기하고, 평가인증제로 인하여 노동조건을 하락시키지 않도록 현장인력충원, 초과근로수당지급을 요구해왔다. 우리 노조는 센터장의 이러한 발언은 거짓사실 유포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며, 또한 노조에 대한 명예훼손이며, 현장 보육교사들에게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조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근거없는 비방, 명예훼손에 정부기관의 대표가 앞장선 이유에 대하여 센터장은 밝혀야 한다. 인천시 보육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보육정보센터의 장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인천시와 소통이 있었는지 인천시는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

우리 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종용하고, 조력자의 역할과는 동떨어진 지시를 하고, 보육노동자를 무시하며, 보육노조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행한 이번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인천시는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을 징계하라!

-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자의 역할과 조력자 양성교육 경과에 대하여 밝혀라!

-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사업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인천시는 센터장의 노조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사전에 소통이 있었는지 밝혀라!

-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은 노조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근거없는 비방과 명예훼손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2006년 8월 18일(금)

전국보육노동조합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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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6:34 2006/08/24 16:34

요즘 보육현장에는 많은 일이, 그것도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네이스 비스므레 한 게 생긴거다.

 

이 쪽도 자잘한 복잡한 일들이 많은데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이정도에서 이 글을 읽는 것을 멈추어도 좋다.

 

어린이집이 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지원금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보육료 지원. 집의 소득이 낮거나, 세째아이거나 이런 조건에

따라서 아이를 맡기는 부모는 보육료를 덜 내고, 그 덜 내는 부분을

구청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어린이집이 어떤 동네에 있는지,

어떤 집들이 아이를 보내냐에 따라 이 액수는 다르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일 많이 사는 동네는 이 지원금의 액수가 커진다.

 

보통 이것보다 많은 액수는 정부지원시설의 경우에 교사 인건비 중

80%를 지원해준다. 여기서 잠깐 정부지원시설이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국공립, 법인, 영아전담시설이 정부지원시설에 속한다. 만 1, 2, 3세 영아는

교사 한 명당 3명, 5명, 7명을  넘으면 안 된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이

적으면 보육료 수입이 적기 때문에, 어린이집 가지고 장사하려는 이들은

영아반을 운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갓난아이를 맡겨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줘서 영아를 보는 시설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 인건비도 나간다.

 

매달 구청에 보육료 지원금을 신청하고, 지원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들을 늘 준비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어린이집의 아동, 교사에 대한 정보를 전산화 시켜서

일을 간편하게 하자고 했다. 그래서 지금 어린이집별로 그 전산화시키는

사이트에 접속하여 아이들의 정보와 교사들의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또 그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입력하는 항목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트에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더 좋게 바꿀지

제안하는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도 입력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도 입력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어떤

원칙도 없이 입력항목이 황당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조합원이 있는 어린이집에서 사무업무를 하는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하신다.

지금은 아이들이 건강검진을 받았는지만 입력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건강검진 결과까지 입력하지 않겠냐, 모든 정보가 그 곳에 다 모여

있는데, 이게 유출되면 어떻하냐, 혹은 누군가가 그걸 팔 수도 있지

않겠냐.

 

거기다 교사의 정보는 주민번호, 자격증 관련 뿐만 아니라 최종학력도

기재하고 있는데, 사실 최종학력의 경우에는 특별히 필요한 정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또 교사들에게 어떤 동의도 없이 입력을

하고 있다.

 

각 어린이집별로 오늘까지 입력안 하면 지원금 안 나간다고 하니

다들 입력하느라 힘들다는 생각만 하지 그 이상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

 

노조에서 이것에 대한 대응도 해야할텐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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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6:19 2006/08/24 16:19

어젯밤에 양치질을 하면서, 지난 주 금요일 아침부터 열받았던 사건에 대하여

떠올렸다. 오늘이면 사무실에 나올 생각을 하니 우울해졌다.

함께 사는 사람은 포도주 한잔을 마시며 나에게 먹을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소주가 먹고 싶었다. 모름지기 꿀꿀할 때는 쓴 소주가 최고다.

 

이런 마음으로 일요일 밤을 보내면 진짜 나의 월요일 우울할 거 같아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했다. 그래 일하다보면 잘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고

재밌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 뭐.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정말 순식간에

그렇구나~ 하면서 괜찮아졌다. 나는 정말 단순하다.

 

그런데, 괜찮아진 게 아니라, 내가 괜찮은 척 나를 속인 것이었다.

1시도 넘어서 누웠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머리 속에는 '내일이 안 왔음

좋겠다'와 '소주 한 잔을 할까?' 두 생각 사이에서 나는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그래도 근근히 잠이 들고, 마침내 월요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왔다.

 

어느 때처럼 학원엘 갔다가, 학원 수업 1시간동안은 선생님말에 집중하다 보니

또 일상을 잊어버렸다가, 늘 그렇듯이 전철을 타고 인천엘 내려와서 사무실 문을

따고 들어왔다.

 

사무실 들어오면 나는 늘 컴퓨터를 켜고, 그 날 해야할 일을 정리한다.

그런데 오늘은 아직도 할 일 리스트를 안 적었다... 너무 많다.. 일이..

요즘은 일이 끝이 안 나니 하루를 열심히 살고 나도 보람이 없다..

집회 하나를 하면 기본 따라오는 일이 네 가지. 보도자료 쓰기, 결의문 작성,

집회 진행했다는 보도자료, 항의방문 있음 공문작성과 발송..

갑자기 시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맨날 밖에서 집회 하는데 사무실에서 할 일도 있냐"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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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0 11:17 2006/07/10 11:17

사실 나는 좀 자폐적인 구석이 있어서,

예전에 개인홈페이지 유행할 때부터

얼마 전(아직도 싸이질들을 하나?)

미니홈피 열풍이 불었을때도,

진보넷에 블로그가 권들의 새로운

공간이 되고 있을 때도 그저 쩝...

하고 있었다.

 

그럼 그동안 나는 무얼했었나..

나는 다음에 혼자 카페를 만들어놓고

(당삼 비공개로..) 거기서 혼자 놀았다.

카페 이름도 [주안5동나만의방]이었다.

(당시 살던 곳이 주안5동이었음..

그리고 혼자 살고 있었음. 진짜 방도

덜렁 하나였음..)

 

거기서 하루 동안 있었던 좋은 일도

쓰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날때도

들러서 슬픈 기분도 적고, 또 지역에서

이런 것도 해 봐야지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거기에 메모도 했었다.

또 '나름대로 미식가'답게 맛집과

각종 요리법에 대한 정보도 모아왔었다.

물론 사진자료들도..

 

올해 들어서, 그냥 문득 블로그도 한번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게됬다.

나를 자극했던 사람이 몇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블로그나 그런 공개된 곳에서 내가

노출되는 게 싫다.'라는 나의 말에, 블로그가

다양한 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신을

드러내는 측면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매체로서

다양한 생각을 퍼뜨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말로 나는 블로그나 이런 것에 대하여

'아주 조금'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듯 싶다.

 

그리고 나서 어느날 내가 너무 글을 쓰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자폐방에서 글쓰기는 계속되었지만,

그냥 어느새 그 글들이 마치 다 늙은 할머니

목살처럼 느껴졌다. 나른하고, 탄력도 없고..

그냥 나는 그냥 손가는대로 쓰고 있었는데

정말 손 가는 대로라서 특별히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그래서 나는 늘 늘어질대로 늘어진 채로

그곳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거 같다.

 

또 한사람.

주례를 봐 주었던 술벗.

'우리같이 소심한 사람은 그런 거 못해.

하다보면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아.'

그런데, 오히려 그 말에 더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제는 좀 웬만한 일에는 상처받지 않고

툴툴 털고 일어서고 싶은데, 그것도 연습이

필요할 거 같아서 말이다.

 

흠흠..

오늘 어떤 홈페이지에 썼던 글을 긁어서

첫 글로 올렸다.

맘에 든다.. 내용이 맘에 든다기 보다는

어쨋든 시작을 했다는 것.

그리고 왠지 '주안5동나만의방'은 이제

주안5동에 놔두게 될 거 같은 불길한 예감..

 

앞으로 잘 해봐야지~~

(얼마나 갈까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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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16:17 2006/03/06 16:17

1. 투쟁발언을 본집회로!

환노위에서 비정규개악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면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돌입했고, 3월 2일까지 파업일정을 때렸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매일 국회앞으로 달려갔다. 비록 조합원들과 함께 파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파업투쟁에 힘을 싣겠다고 갔었다. 2일 집회는 그야말로 짜증의 연속이었다. 각종 투쟁하고 있는 조직들의 생생한 발언은 사전집회에 다 몰아놓고.. 오히려 이들의 투쟁은 현재 노동자대중이 처한 조건을 확연히 보여주고, 현재 우리의 비정규개악안 폐기 투쟁이 강화되는 토대가 아닌가? 각 조직의 투쟁이 그저 단사차원의 투쟁으로 자꾸 축소되는 것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러한 투쟁을 확대시키려는 의지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확대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비판을 받아야 할것이다. 물론 그저 발언배치의 문제를 가지고 뭘 그리 심각하게 이야기하냐고 한다면, 그래도 할 말이 있다. 사전집회는 자잘한 투쟁사업장에서, 본집회는 '급'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나누어진 구획.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생생한 살아있는 발언이 듣고 싶다. 사전집회에서가 아니라, 본집회에서 듣고 싶고, 그러한 동지들의 의지가 충만한 집회를 하고 싶다.

2. 지방선거 운동 시작!?


본집회에서 짜증나서 더 이상 앉아 있기 싫었던 이유 또 하나. 발언자들마다 외치는 '지방선거 승리, 민주노동당 집권.'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국회앞에서 집회를 하니 국회, 국회의원, 선거이야기는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내 머리속으로는 참 거시기하다. 이 집회에서조차 나는 표찍는 사람의 하나가 되어서 무기력하게 앉아 있게 되는 상황이 거시기 하다. 심지어는 3월 1일인가에는 단병호 의원이 나와서 "환노위에서 막지 못해서 동지들 죄송합니다."이건 또 무슨 소리? 현재 비정규개악안을 막아내는 임무와 과제는 민주노동당 의원 몇명에게 있는 것인가? 비정규개악안의 강행처리는 신자유주의 정권이 무엇을 의도하는 지를 드러낼 수 있는 계기이다. 이 본질을 함께 알고, 또 싸우는 과정에서 그냥 인간인 나, 정부에 또 국회에 무언가를 기대하는 나가 아니라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문제제기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신자유주의 전선 이쪽에 서는 과정이 되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지금 우리가 밀리는 이유는 그나마 예전보다는 신자유주의가 났고, 혹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투쟁에 주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아닌가? 대중들을 저항하는 노동자로 거듭나게 하는 투쟁, 실천이 더욱 불처럼 일어나야 할 때에, 환노위에서 막지 못해서 죄송하다? 노동자들을 더욱 대상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주체화'라는 것이 현재 노동자운동에서 고민이 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3. 노동형제들, 철도형제들...여성동지들은 어디에?

이 단어도 3월 1일에 수도 없이 들었던 단어이다. 민주노동당 최고의원(이런 왜 이리 나의 레이더에 들어온 사람은 민주노동당 사람이 많은겨.. 민주노동당이기 때문에 내가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들 주시길!) 누구였는지는 이름을 본인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날은 철도도 파업을 시작한 날이었는데, 파업을 하게 된 '노동형제'들이 너무도 자랑스럽다....ktx여성무원 비정규직 문제등 문제가 많은데 '철도형제'들이 우뚝 일어섰다.... 앞으로 '노동형제'들 힘차게 싸우자... 으 정확히 세번 형제들을 불렀다. 내 기억으로는 거의 2000년부터 노동형제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노동자'라는 이미지가 워낙 남성화되어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노동자에는 작업복에 기름때 묻히고 구릿빛 얼굴에 땀을 흘리는 남성노동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트에서 백화점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직 여성들도 노동자이며, 제조업에도 사실 여성노동자의 비율이 더 많은 곳도 있다. 또 음식을 만들고 설겆이를 하는 여성들, 청소를 하는 여성들, 간병을 하고 보육을 하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고, 관리자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일하고 쉴 수 있는 노동자이다. 그리고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도 많고, 특히 장기투쟁사업장 중에는 유독 나이든 여성노동자들로 이루어진 사업장들이 많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를 호명할 때는 '노동형제'이다. 철도노조에 여성조합원들이 함께 파업을 하고 있는데도, '철도형제'이다. 이걸 듣는 여성조합원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더 깨는 건 이날 사회자가 집회에 참석한 단위를 거론하는데, 여성연맹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아주머니들! 여성연맹 오셨습니다! 그런다. 여성들은 매일 아주머니 아니면 어머니다. 왜 당당한 노동자로 불러주지 않는거지? 왜 남성 조합원들에게는 아저씨, 아버님이라고 하지 않지? 거참 신기하다.) 여성들도 존재하고 싶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알면 말할 때도 드러내야 한다. 단지 이것은 여성조합원을 배려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여성과 남성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가르는 것은 지배세력과 기득권의 전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것이다.

4. 4월로 유예됬으니 집에 갑시다?

3월 2일 저녁 7시 반경부터 시작된 집회에서는 4월로 유예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그리고는 현장으로 돌아가서 4월 투쟁을 준비하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제 좀 답답한다. 아니 솔직히 답답한지 좀 되었다. 옆에 있는 다른 노조 활동가가 그런다. '아니 이제 그냥 통과되버렸으면 좋겠어요.' 그 심정 100번 이해가 간다. 제작년 11월에 입법예고를 한 후로 도대체 몇 개월인가. 어쨋든 상정이 되어 있으니 통과는 될 거 같고, 그런데, 통과시키는 것은 열받으니까 국회앞으로 달려가기는 하는데, 이거 뭔 수가 없나 싶다. 아니 기왕 시작한 투쟁, 뭐 몇 년만에 대규모의 파업이라지 않는가? 철도도 파업하고 있고, 이참에 밀어부치면서 정부로 부터 '그래 알았다. 고마해라. 아예 법안 폐기할께.'라는 말 들을 때까지 밀어부쳐야 하는 거 아닌가? 파업이 말처럼 쉽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우리 노조의 경우에도 파업 꿈도 못 꾸었지만, 오히려 이번에 다른 노조들 파업하는 거 보고 그러니 '파업은 안되'라던 분위기에서 '그래도 해야 할 때는 해야지.'라는 말들이 나온다. 파업을 못한다라는 생각을 하면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내느라 머리를 굴리지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머리를 굴린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어쨋든 며칠 파업하고, 또 철도도 파업하고 있던 시점에서 유예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투쟁을 접었던 건 너무 기가막히는 일이다. 사실 그렇게 4월을 기약했던 것이 철도파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건 너무도 분명하다. 며칠이 지나고도 짜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꽃피는 4월이면 지금부터 한달동안이면 현장이 확 바뀌어서 모든 노조들이 투쟁할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닌데.. 속상하다.

5. 마지막, 동지들에게 무릅으로 찍히다.

3월 2일 집회에서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다. 집회 말미에 항의서한 전달한다고 국회로 가면서 전경과 충돌을 하였다. 본대회에서 무게잡으며 앞에 앉아 있던 양반들 다 가고 없고, 그나마 남아있던 자들도 불구경하고 있으니, 화가 난 어느 동지가 마이크를 잡고 분통을 터트렸다. '도대체 지도부는 뭐 하고 있는 거냐!...' 다시 사회자가 마이크를 되찾고, 그 동지는 떡대, 그러나 '투쟁배찌'를 달고 있는 몇 사람에게 들여 나오면서 무릅으로 찍히고 맞고 있었다고 한다. 아니 마이크 잡고 이야기한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그리고 설사 잘못이라고 한들 우리 민주노조 운동이 누군가 잘못했을 때 '구타'로 일깨워주는 게 우리 문화이고, 우리 방식이었나? 진짜 이런 일 있을 때마다 그야말로 좌절과 절망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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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16:01 2006/03/06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