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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 7,000원
출판사 - 작가정신
지은이 -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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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하자면... 전대협 & 한총련 소설이다. 한총련 아닌 나랑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하지만, 사실 이 소설에는 90년대 학생운동에 불어닥쳤던 온갖 파도와 바람이 뒤엉켜져 있다.
사실 이 소설도 살짝 기분이 나쁘다. 어제 서점에서 봤던 최영미의 시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읽었을때랑 비슷한 기분이다. 뭐 책에 딸린 서평에는 숱한 후일담 문학과는 다르다는 식으로 말하지만(다르긴 한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공지영의 소설처럼 가슴아픈 기억으로 절규하는 그런 내용은 아니니까. 오히려 그땐 그랬었지, 그리고 그 다음은 여백으로 처리해 버리는 위트를 발휘했다고 평하면 될까?), 후일담 문학과는 다른 씁쓸함을 남긴다.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건 도대체 뭔가? 역사는 돌고 돈다? 80년대 학번들이 90년대 학번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90년대 학번들이 2000년대 학번들에게, 그것도 그 낡은 틀인 '한총련'을 부여잡고 있는 후배들에게 최영미의 시에서 처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를 외치는 것 같았다. 그래, 먹고 사는 문제 중요하지... 다인이가 먹고사는 문제에 치여서 386이라는 단어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깜이 떨어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지금 그녀가 십여년전에 간직했던 정신을 부여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이유는 뭔가?
71년생 다인이가 그런 정열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그 출생의 시기가 전태일열사의 분신, 유신체제 등장, 그리고 고3때 쯤 선생님들이 전교조한다고 잡혀가고... 뭐 이런 이유때문인건가...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렇다고 마치 운동의 한 순환이 마감했다는 듯이 씁쓸한 표정으로 2000년대를 바라보는 그 소설적 재치가 나는 맘에 들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소설 말미에 여운을 남기긴 했지만.... 다석이가 다시 다인이 누나처럼 열혈 운동권이 되어서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
아, 하지만 이놈의 소설이라는 것들은 왜 이렇게 맨날 운동을 이렇게 오래 씹어서 지겨워진 껌처럼 뱉어내기에만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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