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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저 | 한겨레신문사 | 2002년 06월
저자소개
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영화 <춘향전>을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러시아 국립 인문대학교 강사를 거쳐 학생과 강사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던 그는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한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사를 보는 거시적인 혜안 속에서 치열하게 인문학적 성찰의 삶을 살아온 그는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등의 저서를 통해 '토종' 한국인보다 진한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책소개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박노자가 두번째 책을 펴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태생으로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는 한국 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날카로운 논리로 지식인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박노자는 이번 책을 통해 북유럽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노르웨이 사회의 이모 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박노자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상하의 질서와 복종을 강조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문화와 달리, 다양성의 존중과 소박한 삶을 생활의 주요 철칙으로 여기고 있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평등한 인간 관계다. 특히 외국 매춘부들의 인권까지 지식인들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는 지식인 사회의 선진성과 교육, 병역, 인권 등 사회 전반에 폭넓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노자는 북유럽 사회에 비추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되돌아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외견상 선진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제3세계에 대한 차별, 인종주의와 극우 민족주의의 발호 등을 예리하게 포착해 내면서 평화로운 일상에 젖은 그들보다 모순과 부조리를 뛰어넘고자 하는 우리에게 오히려 더 큰 희망이 있음을 역설한다.
목차
1부 또 다른 세계 북유럽
북유럽을 가다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2부 과연 그들은 건강한가
유럽사회의 이면
제3세계에 대한 이중 잣대
인종차별과 민족주의
3부 반폭력 평화를 위하여
악의 씨앗, 폭력에 반대한다
테러리즘을 보는 또다른 시각
양심의 권리가 더 신성하다
폭력을 거부하는 마음은 인간의 동심이자 본심이다
- 보론 : 좌파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단상-노르웨이, 유럽,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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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빌려온 정말 재미없게 생긴 두권의 책(마르크스주의와 공황론, 자본론 연구)을 뒤로하고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박노자 선생님의 책을 먼저 읽었다. 역시 박선생님은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다. 정말 감동 감동★☆♥♡♣♧
흔히 우리가 서양 역사를 볼때 주로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보곤 한다. 영국은 초기 자본주의에서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던 나라로서, 독일은 악명높은 파시즘 히틀러 때문에, 프랑스는 현대 시민사회를 추동한 각종 혁명이 있었던 나라로서...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노르웨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그냥 추상적으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정도로??
이 책만 보면 노르웨이는 정말 세계 최고의 인권, 복지, 평등, 자유의 나라이다. 왜일까? 그건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기" 때문이다. 좌우, 그러니까 사상과 신념의 차이는 인정하고 그래서 보수정당도 있고, 사회주의 좌익당도 있지만, 상하관계, 체통과 체면, 권위를 중요시하지 않는 노르웨이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공산당 기관지에 보조금을 지급할 정도로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시위와 데모가 일상적인 사회생활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장소가 되기도 한다. 또 누가 학생이고 누가 교수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민주적이며, 학생이 교수의 수업방식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을 해도 결코 피해를 받지 않는다.
이 책의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노르웨이 사회의 장점, 또는 그 이면일수도 있고, 이를 통해 고찰 해 볼 수 있는 민족주의, 인종주의, 그리고 전쟁, 평화, 폭력, 양심적 병역거부, 여성문제 등등등....
박노자의 책을 보면 일관되게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서구의 사회진화론.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논리를 강조하는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근대화를 이룬 서구 사회는 그 논리를 그대로 제3세계 아시아, 중동 등에 이식하려 한다. 그러면 꼭 그는 한국 근대사를 집고 넘어간다. 윤치호, 서재필, 이승만등 개화파 근대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근대화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들은 서구의 사회진화론을 그대로 배껴와선 한국 민중들을 핍박하고 압박하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런 주장은 당연히 친일, 친미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고, 우리 고유 문화의 가치들을 너무나도 쉽게 용도 폐기 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전통문화의 보수성'이란 생각도 조금은 재고 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 있어 소개하겠다. 노르웨이의 의사인 길베르트와 후숨은 아프간 탈레반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에도 나름의 명분이 있다라는 주장을 해서 노르웨이에서 이슈화 된적이 있었다. 그들은 이런 예를 든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무자비하게 침략한 1982년에 나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그때 환자 중에 '타리크'라는 레바논 소년이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그 아이의 부모와 가족, 친척과 친구들을 섬멸해 버렸다. 타리크는 이 세상에 혼자 남았다. 수술을 여러 번 거듭한 끝에 그를 어느 정도 치료했지만 끝내 오른손은 못 쓰게 됐다. 그런데 그 애는 말도 안 하고 음식도 안먹었다. 완전히 절망한 것이다. 어느날 나는 그에게 의욕을 주기 위해 '왼손으로 총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그 아니는 그야말로 살아났다. 나는 그때 그 아이가 싸움에 몰두하다 죽으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아이에게 '싸우지 말라'난 말을 할 수 있는가? 싸우는 것이 불가능했다면, 그 아이는 죽고 말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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