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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세미나 후기 - 2011. 12. 12

페이스북에서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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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간 교육학 세미나에서 본 글 중에 이런게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은 일명 '손님 만나 달리기'라는 것이다. 어느 시골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때 '손님 만나 달리기'라는 것을 하는데, 달리기 전에 제비뽑기로 종이를 뽑아 나오는 나오는 사람과 손을 잡고 같이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재수없게 백발의 할아버지가 걸린 학생은 아무리 육상 기대주라도 꼴찌를 하는거고, 운이 좋아 젊은 군인 아저씨가 걸린 학생은 군인 아저씨가 업고 달려서라도 1등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이 사람은 부모 잘만나면 장땡인게 한국 교육이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난 이 손님 만나 달리기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우리 인생이 다 손님 만나 달리기 아닌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인생을 완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교육을 개혁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손님'들을 레이스에서 없애버리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인생에서 손님은 필연적인 존재임을 인식하고, 교육을 통해 함께 달리는 법을 배우고, 또 할아버지와 달리는 것이 군인 아저씨와 달리는 것에 비해 뒤쳐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는 것이다. 아니, 굳이 알게 하지 않아도 되게끔 최종 결승점을 둔 100미터 레이스 코스를 원형으로 만들어 앞서간 사람이 뒤쳐진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이 그를 결정적으로 패배시킨 순간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출발점에서의 동행의 순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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