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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건강

요 며칠 주선생님이

여러번 병원에 왔다 갔다 하셨습니다.

 

주된 이유는 '이스트 감염' 때문이었습니다.

 

젖을 먹이는 중에도

그리고 젖을 먹이고 난 후에도 가슴이 계속 찌릿찌릿 아팠답니다.

 

원래 아픈 거 참는 실력이 세계 4강에 드는 주선생님은

역시 이번에도 계속 참았답니다.

 

그러다가 육아 대선배 진경맘님이

"혹시 이스트가 아닐까"하고 말씀하시고 나서

병원에 가서 확인했더니 정말 이스트였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주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이스트 감염이면 애기도 감염된대.."

 

그런데 그 와중에 저는 왠지 '이스트'란 단어가 좀 익숙했습니다.

 

"정말? 근데, 이스트...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대..

..그거 빵에 넣어서 부풀어 오르게 하는 거 아닌가?"

"그런 것 같은데.."

"헉..그럼, 얼마전에 똥이, 거품이 막 뽀글뽀글 일면서 나왔잖아..그게 이스트 때문이었나봐.."

 

상상력이 널뛰기를 합니다. 

 

아무튼 그 후 주선생님의 '가슴 아픈' 증상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보다 더 심하게 아팠습니다.

점심 때 먹은 게 체했나 봅니다.

 

낮쯤에 머리가 좀 아팠던 게,

해 지고 나서는 토할 것 처럼 메스껍고, 편두통은 극에 달했습니다.

 

저는 주선생님의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 사이,

그리고 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분을 눌러 주었습니다.

척추를 따라 양쪽을 꾹꾹 눌러주고

등의 가운데 부분을 손으로 퍽퍽 두드려주었습니다.

 

한 시간쯤 그렇게 하자,

그토록 기다리던 트림이 나오면서 속의 메스꺼움은 좀 가라앉았습니다.

 

이번엔 머리 차례입니다.

누워있는 주선생님의 머리를

손가락 열개를 세워서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타닥..타닥...탁탁탁...타다닥..탁탁탁"

고기 다질 때랑 비슷한 소리가 납니다.

 

갑자기 주선생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꼭, 도마위의 소고기가 된 것 같애..."

 

입이 살아났습니다.

아주 좋은 징조입니다.

 

평소 주선생님은 깨어 있을 때 참 말을 많이 하십니다.

말을 안 할때는 자고 있거나 아니면 아플 때입니다.

따라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좀 나아졌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산모는 애기 땜에 아플 수도 없습니다.

사실은 그 사실이 좀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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