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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호][편집자의창] 되살아나는 대중투쟁

얼어붙었던 정세를 촛불이 다시 녹이고 있다.

지난 6월10일 <한국대학생연합>이 주도하는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만여 명이 모여 3년 만에 폴리스 라인을 뚫고 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행진했다.

다음날인 6월11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5개월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던 한진중공업에 ‘희망버스’를 타고 온 촛불시민들이 공장의 벽을 넘고 노동자와 어우러지는 해방 공간을 창출했다.

2008년 촛불집회 이후 공권력의 거센 탄압에 주체들이 위축되자 정권에 대한 불만은 갈수록 팽배해 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대중투쟁은 등장하지 않는 동면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4·27 재보선 참패 이후, MB 정권의 실정이 거듭되면서 지배세력 내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 한나라당은 노골적으로 정부정책에 이반하고 있으며, 공권력은 몰락하는 정권과 여론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 뚜렷하다. 6월10일 집회에서도 경찰은 거리로 밀려나오는 시위대열을 막으려는 별다른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십 수 년 전 김영삼 정권 후기를 보는 듯하다. 집권 초반 80%가 넘는 지지율로 정세를 주도하던 김영삼 정권은 후반기에 들어 각종 실책을 연발하며 지지율이 추락한 끝에 결국 97년 총파업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반란의 조짐들이 1997년이나 2008년처럼 다시 한 번 대중투쟁으로 화할 것인가? 반값등록금 같은 이슈 자체에 한계는 있겠지만 한 번 트인 대중투쟁의 물꼬는 다양한 이슈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투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정권교체 정세와 정치질서의 재편 흐름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주의자들은 이러한 정세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되살아나는 투쟁을 급진화 시키며 새로운 주체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011년 6월20일
사회주의노동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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