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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호][노동]하청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자기목소리를 내야 한다-<조선하청노동자연대> 오세일 현중사내하청지회장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1/06/24 14:21
  • 수정일
    2011/06/24 14:23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최근 한진중공업과 대우조선 등 조선산업에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인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은 해외공장과 물량조절, 수주량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정규직노조가 대부분 어용이고 비정규직노조는 거의 없거나 탄압이 심해 활동가모임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 <소통과연대>, <조선하청노동자연대> 등 사업장을 넘어선 모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터져나오는 투쟁을 지원하고 연대를 조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선하청노동자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오세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을 만나 조선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과 <조선하청노동자연대>의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조선하청노동자연대>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

한 달에 한 번 선전물(제호는 <불꽃>)을 내는데 11호까지 냈고 이번 달에 한 번 밀렸으니까 대략 1년 정도 되었다. 모임이 얘기된 배경은 작년 이맘때쯤인 5~6월정도 됐을 것 같은데 08년 미국에서 리먼브라더스부터 경제위기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조선산업의 위기로까지 연결이 됐다. 하청노동자들이 조선산업 물량이 줄거나 하면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해도 특별한 차이가 없다. 그래서 모임에서 하려고 했던 것은 과거처럼 하청노동자들이 물량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싸우는 게 필요하다, 이런 취지로 모임을 하게 되었다.
모임에서는 그런 걸 알리려면 선전물이 있어야하지 않겠느냐 했다. 그러면 자주 볼 수는 없으니까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하고 모임에서 선전물을 기획하고 계속 배포를 하면 그걸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진 않겠지만 하청노동자들한테 각각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꼭 하청노동자들만으로 국한할 필요는 없다, 정규직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건 열어 두자 이 정도 얘기가 된 거다.
모임에 함께 하는 동지들은 누구인가
현대중공업은 사내하청지회가 참여하고 있고 김대환 정규직활동가 동지도 처음 모임부터 참석하셨다. 대우조선에 강병재 동지가 하노위(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대표로 참석하셨고 삼호나 미포조선에 있는 하청노동자와 활동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선전물 발행부수는 어느 정도 되나


대우조선에 한 7천부, 현대중공업은 사내하청지회와 정규직 활동가, 진보신당 이렇게 결합해서 4천부 정도 뿌리고 있다. 미포는 소수의 정규직들이 배포에 참여해서 5백부 정도, 삼호는 3천부해서 총 만5천부 정도 되는 것 같다.

 

선전물을 뿌리면 현장노동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현대중공업은 사내하청지회가 선전물을 계속 배포했기 때문에 크게 분리되지는 않는다. 기사에 따라서 현장노동자들의 반응이 괜찮더라고 한 게 훈련원 문제 다뤘을 때, 훈련원은 젊은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곳인데 그 기사 괜찮더라, 이렇게 반응이 체크된 적이 있었다.
삼호 같은 경우에는 하청노동자 문제를 다룬 적이 별로 없어서 삼호에서 처음 발행하고 나서 연락와서 지금도 연락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이것을 매개로 해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게 성과이다. 그리고 식당에 있는 노동자들이 연말성과금 관련해서 상담도 했다. 그걸 계기로 하청노동자들을 만나서 얘기도 하고 정규직노동자들도 함께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만남까지 간 것 등 삼호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다.
대우조선에도 선전물을 배포했는데 그걸 보시고 나한테 직접 연락이 오셔서 강병재 동지에게 연결해드린 적도 있고.
그래서 삼호나 대우조선에서는 선전물을 통해서 연락이 되고 소통이 되는 거니까 선전물의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 바로 반응이 오기도 했고 5~6개월 사이에 반응이 확인된 거다.

 

선전물은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는가

주로 하청노동자들의 내용을 담는다. 1면은 사회적 이슈와 함께 하청노동자들 관련한 문제를 다루고 있고 뒷면은 각 사업장의 소식, 현대중공업, 삼호, 대우조선, 미포 등 현장의 목소리를 실으려고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을 세웠고 현재까지 진행해오고 있다.
조선산업 정규직 현장조직 모임인 <소통과연대>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독립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에 대우조선에서 강병재 동지 올라간 다음에 <소통과연대> 차원에서는 비정규직노조 설립을 위한 10만인 선언운동이 제안이 됐고 대우조선에서는 그 문제를 가지고 실제로 1만인 선언운동을 쭉 추진해 왔다. <소통과연대>에 소속돼있는 <현민투> 동지들이 했고 그걸 <소통과연대>에서 결의사항으로 결정을 했다.
그것 관련해서 삼호에서는 정규직들이 어쨌거나 민주파고 현장조직들도 있으니 거기 동지들도 대우조선처럼 어떻게 할 수 있겠냐, 해서 지난 번 <소통과연대>에서는 삼호 민주파 현장조직들이 논의하고 결정해서 어떻게 할 건지 할 거다, 여기까지가 진행상황이었다.
별도로 활동을 해왔는데, 이러한 지점에서는 함께 논의하고 방향도 논의하고 실천사업도 하는 정도이다. 다르게 출발했지만 공통분모에서는 함께 모임도 하고 논의도 하고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모임에 들어와 있는 사업장들이 규모가 큰 대공장이고 해외공장도 있고,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많이 되고 있는데 전망은 어떠한가

 

 

△ 출처 : 참세상

현대중공업이 아직까지는 중국에 조선소를 직접 세우겠다, 이런 건 아닌 것 같고 우리가 알기론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이다. 지금의 정보로는 한진중공업이나 삼성이나 대우조선이나 이런 데처럼 (해외조선소를) 소유하고 있어서 물량을 늘린다든지 해서 그쪽 공장과의 구조조정이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까지 판단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현대중공업은 한국에서 계속 조선사업을 할 거다 이렇게 피력하고 있어서 당장에 (구조조정 문제가) 등장할 것 같지는 않다. 현대중공업은 아직까지는 중국조선소를 계획 하에 인수하고 생산하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려면 중공업의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고 정규직들도 비슷할 것 같다. 그래서 현대중공업의 해외공장과의 관계는 다른 조선소와는 좀 차이가 있다. 삼호 조선소도 그렇고.
미포조선은 (구조조정) 가능성 있다. 베트남에 조선소가 있다. 옛날에는 수리조선이었는데 최근에는 신조(새 배)를 생산하고 있어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현재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의 지회장도 맡고 계신데 현재 조건에서 비정규직 조직화는 어떤 수준인가
하청노동자 조직화는 조선소가 다 비슷하다. 원청이 워낙 탄압이 강하고 그런 점에서 자동차하고는 조금 다른 조건이 객관적으로 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가 어려운 조건에서 오랫동안 노동조합 활동을 해 와서 최근에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하청지회가 현장노동자들을 통해서 조합원이 생기고 그들을 통해서 뭔가 할 수 있는 조건이 열린 거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합원 가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동지들은 후원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이런 게 오랫동안 사내하청지회가 소수의 활동가들 중심으로 했던 노동조합이었지만 그게 작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런 조합원, 후원회원들을 어떻게 잘 조직하고 어떻게 사업을 할 거냐가 하청지회가 갖고 있는 과제이지 않을까. 지금 상황을 말씀드리면 그렇다.

 

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어떤 부분에 가장 불만을 갖고 있나

현대중공업에 하청노동자들이 대략 2만 명 정도인데 회사측 얘기로만 추측해 봐도 09년에 업체별로 10%, 2천 명 정도가 쫓겨났다, 구조조정, 정리해고 된 거다. 그런 사실도 우리가 늦게 알 정도로 잘 티가 안 난다. 노동자들도 맞서 싸우기 보다는 자기 일자리 찾아서 다른 조선소 이동하거나 블록공장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조선산업이 위축되어서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청노동자들이) 그런 걸 수용하고 거기에 위축되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대해서 하청노동자들이 일 없으면 다른 일자리 찾아가면 된다는 인식이 일상화되었다. 옛날에는 일자리가 많았지만 일자리가 없다는 게 표면적으로 느끼니까 나머지 하청노동자들이 더 자기 요구나 이런 걸 얘기 못하고 위축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09년 말부터 10년 초가지 임금삭감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이런 것이 최근에 두드러진 가장 큰 불만이다.
그전부터 지금까지 일상화된 것은 정규직과의 임금 차이, 연말성과금의 차이, 여름휴가가 보통 정규직들은 중복휴일 없애서 2주 동안 가는데 하청노동자들은 유급이 3~4일, 작년에 정규직 협력사지원부에서 해소하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유급을 5일인가를 줬다, 그러면서 휴가가 부분적으로 조금 늘어나는 사례도 있었지만 여전히 휴가의 차이가 있다. 보통 공휴일도 다 유급, 다 특근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3~4일, 부분적으로 일을 하더라도 유급, 특근처리가 안되고, 불만을 찾으려면 엄청 많다.

 

중공업 하청노동자의 연령대는 어떠한가

다양한데 자동차가 좀 더 젊은 것 같다. 중공업은 하청노동자도 나이 많은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 40~50대도 많고. 젊은 층이 높은 비율 차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선전물을 배포하면서 쭉 보면 아주 젊은 층이 많이 눈에 띄거나 그렇진 않다.

 

중공업 일이 자동차보다 숙련이 많이 필요한 것이 노동자 구성에도 작용하나

부분적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일보다 중공업 일이 힘들고 어렵다. 직종에 따라서는 젊은 노동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도 많다. 자동차 일하던 젊은 노동자들이 와서 일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그만두는 경우도 많고. 노동의 특성이 있어서 자동차 일이 너무 단순하니까 싫어하는 사람이 중공업에 와서는 단순하지 않으니까 좋아하는 그런 노동자들도 있는데 힘들다. 힘들어서 젊은 노동자들이 오래 안 있는다.
그리고 비율은 잘 모르겠는데 여성노동자들이 있는 곳은 주로 도장부다. 도장부인데 페인트하는 일 정도가 있고 도장부에 남자들만 하는 직종도 많다. 도장부 일 같은 경우는 젊은 여성노동자들이 할 수 없다.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나이가 적어도 결혼은 하셨거나.
중공업에 여성노동자들은 도장부를 제외하고는 정규직의 설계, 사무보조 이런 거고. 하청업체에선 용접이나 이런 것도 내가 알기론 소수 여성노동자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런 것 때문에 여성노동자들 제한적이고 여성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는 특성도 있고 힘들고 어렵고. 이런 것도 작용할 거다.

 

조선산업의 비정규직 비율이 특히 높다

민주노총 금속 사업장 중 하나가 STX이다. 정규직조합원이 천 명 정도 되는데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삼사천 정도 된다, 정규직대비 비정규직이 433%정도로 제일 높다. 현대중공업이 제일 낮다고 하는데 정규직조합원이 작년 기준으로 만6천 얼마인데, 작년에 노동부가 불법파견 현장실사한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이 노동부 조사로 등록되어 있는 인원만 만6천 명 정도 된다. 현대중공업은 정규직조합원 대비 하청노동자가 공식적으로 통계로 보고되어 있는 것이 거의 100% 정도 되는 수준이니까, 가장 낮은 현대중공업이 100% 가장 높은 STX가 433%. 딱 비율로 나와 있어서 비정규직 비율이 엄청나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만큼 대우조선과 같이 앞으로 중공업에서 비정규직 노조건설 투쟁이 계속 일어날 거라고 전망하나

지금 원청자본이 (이전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밀어붙이고 있다. 옛날 같으면 정규직들 임금인상이 되면 거기에 비례해서 하청노동자들 임금인상도 됐는데, 원청에서 하청에 기성(하청업체가 일을 마무리 한만큼 원청에서 결제하는 대금)을 주는데 경제가 어렵다고 까버렸다. 그러니 업체는 하청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려고 시도했다. 왜냐하면 자기네 이익을 하청업체 사장들이 줄 이유가 없는 거잖나. 그리고 하청노동자들의 저항이 크지 않으면 그걸 계속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오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이 이런 것에 맞서서 싸우는 게 쉽진 않다. 계속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저항선이 어디까지 될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것을 예측할 수는 없다. 어떤 임계점에 다다르지 않으면 하청노동자들이 쉽게 투쟁으로 나설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경험이 있지 않나. 하청노조 만드니 업체 폐업해버리고 활동가들 다 해고해버리고. 이런 자기 경험, 학습된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을 뚫을 만큼의 자본의 공격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임계점에 있을 때 현장이나 하청노동자들 중에 조합원이나 적극적인 하청노동자들이 그 임계점에 어떻게 확 불을 붙일 수 있을 거냐, 그게 불이 붙으면 대대적인 투쟁이 되는 거고 불을 붙였는데 실패할 수도 있는 거고. 이런 게 사실 많이 고민이 된다.
지금 현장분위기는 조금 좋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 잘 파악이 안 된다. 좋아지는 원인이 7월1일 복수노조 때문에 막연한 기대, 복수노조가 생기는데 우리 하청노동자들도 노동조합 만들 수 있는 거 아니냐, 좋아지지 않겠냐, 이런 막연한 기대도 있고.
지난 4·27 선거에는 회사의 통제를 뚫고 결과를 확 뒤집었다. 물론 과거에도 그런 경험은 있기는 한데. 이런 게 현장의 분위기를 좀 좋게 만드는 외부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내적인 자기준비나 이런 것에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이런 변화를 자기 문제에서 어떻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거냐, 이런 문제와 결합이 되면 현장분위기가 좀 달라지는데. 근본적인 원청의 대응, 하청업체의 대응은 달라지진 않았다.

 

얼마 전 한진중공업에 연대한 희망버스나 홍대투쟁에 연대했던 날라리외부세력 등 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가 트위터를 통해서 미조직된 노동자들이나 학생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조직화 활동에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하시거나 활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나

아직까진 그렇진 않다. 필요성을 못 느껴서. 현장에 있는 하청노동자들에게 그런 문화가 있으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못해도 덤벼야 되는데 내가 보기엔 아직까지는 조선소 노동자들은 아닌 것 같다. 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좀 다르더라. (현대차울산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점거투쟁 당시) 농성장에 있을 때도 보면 옛날처럼 확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핸드폰으로 인터넷도 하고 자기 의견도 올리고 있다면 조선소는 좀 늦은 것 같다. 하청노동자 중에도 젊은 조합원들 있는데 젊은 조합원들이 조선소 노동자들이 그런 것 많이 하니까 노조간부도 그런 것 하라고 막 의견을 올릴 텐데 그렇진 않다. 문화적인 차이도 있는 것 같다, 자동차와 중공업, 노동의 특성과 함께 문화적인 특성도 조금은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조선노동자들이 트위터를 많이 이용한다면 우리가 용을 써서라도 할 텐데 아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STX 비정규직지회 설립이 금속노조 경남지부 운영위에서 2차례나 불승인되었다. 관련해서 행동계획이나 고민이 있나

 

 

△ 출처 : 참세상

우리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방안이 뭐가 없겠냐고 내가 금속노조 울산지부 간부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미비특위인가 미비담당에서 금속중앙위원회인가 중집인가로 안을 올리면 거기에서 결정을 경남지부에 권고할 수 있다고 하더라. (얼마 전)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동성기업 노동자들의 (신분보장기금지급을 금속노조) 신분보장기금심의위원회에서 해당사항 아니라고 한 것을 중집인가 중앙위로 올려서 권고안으로 내리려 했던 그런 방법이 있는 거다. 그것을 STX 동지들한테 얘기했다. 그 동지들은 이것을 해결방안으로 생각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것도 있다 하면서 방법을 찾아가는 거다.
어쨌거나 이런 문제는 중요하다. STX 비정규직노조건설 관련하여 문제제기한 STX(정규직)지회나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금속경남지부 운영위를 폭로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다. 대안을 우리가 어떻게 마련할 거냐, 그리고 비정규직현장위원회 동지들이 정말 노조의 필요성을 느껴야 되는 거다. 자기 말고도 STX 3~4천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있지 않나. 이 노동자들을 조직하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만약 개별적인 (불법파견) 소송을 중심으로 가면 노동조합 굳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노동조합 만들어야 되고 그걸 가지고 거기 있는 하청노동자에게 호소하려면 해야 할 일이 지금하고 다르다. 불법파견이니까 정규직화하라, 이것도 과제지만 노동조합으로 단결합시다, 우리가 목숨 걸고 싸우겠습니다, 하는 것과 다르잖나. 우리는 그것을 얘기하고 싶은데 그 동지들이 거기까지 갈지 안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한진중공업지회는 과거 비정규직 문제를 이슈화시킨 적도 있으나 현재에는 정규직 구조조정 사안만 남은 채 비정규직 문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투쟁전개 양상은 어떠했나

한진중공업은 울산에 공장이 있었고 쭉 관심 있어서 가보기도 했는데 (내가) 한진중공업 소속이 아니니까, 부산에 투쟁할 때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내가 보기엔 그런 게 있다.
한진중공업이 그나마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노력했던 정규직노조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옛날에 물량이 막 줄어서 도장부에서 체불임금 문제로 싸웠을 때 정규직노조가 나름 노력했다. 그런 투쟁을 이어갔어야 했는데 그 투쟁이 그냥 하나의 투쟁으로 끝나버리고 집행부가 바뀌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전에 있던 집행부보다 덜 갖게 되었다. 이러면서 하청노동자들이 자기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놓친 게 내가 보기엔 제일 아쉽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도 자기 문제를 가지고 싸울 수 있구나라고 인식해야 하는데, 큰 성과를 내진 못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기회를 놓쳤던 것에는 정규직노동자들이 자기역할을 못한 것이 있었다.
비정규직노동자 투쟁 관련해서는 그렇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물량이 없고 업체가 폐업되고 인원을 줄이고. 아마 내가 알기로 한진중공업 부산공장 같은 경우에는 절반 정도 인원을 줄인 걸로 알고 있다, 몇 명만 소송하고 복직됐지만 그건 일부이고. 그러면서 한진중공업에 있는 하청노동자들 다 떠난 거고. 울산공장을 폐쇄하고 부산공장으로 전환배치할 때 정규직들은 고용승계가 됐지만 비정규직들은 업체폐업으로 다 떠났다. 그렇게 비정규직 문제는 아주 손쉽게 해결해 버렸다.
정규직 투쟁도 보면 작년에 정리해고가 철회되면서 파업을 중단한 거잖나. 나는 그 투쟁을 더 밀고 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파업할 때 공장에 비정규직이 절반 정도 일을 하고 있어서 물량, 배도 다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공장에 쭉 들어가서 불가피하게 비정규직들하고 마찰이 생겼겠지만 공장을 세웠어야 했다. 그리고 그 비정규직들에게도 전에 정규직노조가 잘 못 한 거고 그래서 우리가 함께 이 문제를 가지고 공동으로 싸워야 된다고 하면서 싸웠어야 된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쭉 지나서 2차 구조조정이 들어오고 정리해고자 받고 할 때는 이미 더 이상 생산할 물량이 없었고. 정규직 파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이미 생산해도 완전하게 다 될 수 있었다. 정규직노조는 사측을 자극하지 않는 파업을 했기 때문에 결국은 지금의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투쟁방법을 선택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한진중공업 동지들은 이 과정에 대해서 잘 평가해야 한다.
어쨌거나 한국공장을 안 하는 게 아니고 새롭게 공장을 돌리겠다고 한다면 하청노동자는 부르면 언제든지 오는 거고 정규직들 정리해고 했고, 그렇게 되면 비정규직 공장 되는 거다. 소수의 정규직노동자들만 남아있는. 결국은 조선사업장 중에서 가장 단결되었던 노동조합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소수의 필요한 정규직노동자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사용하고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공장이 될 거다, 다시 재가동한다면. 재가동 하지 않는다면 다른 투쟁 과제가 생길 거다.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어용인 정규직노조들이 제3노총 건설흐름에 적극적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427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정치적인 흐름이 하청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나

 

 

△ 출처 :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올해 4·27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이전부터)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어 왔다. 하청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 한나라당 임명숙 후보를 정규직노조가 지지한 것에 대한 정규직노동자들의 반발이 있었고 하청노동자들은 계속 공격을 당하니까 한나라당을 골수로 지지하던 사람들이 아니면 (한나라당을) 별로 지지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고 민주노동당이나 이갑용 후보에게 일정정도는 투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청노동자들에겐 투표권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일이 있었다. 미포나 이런 데는 소문으로만 얘기되었던 6시 이후의 잔업, 그 이후의 회식까지 실제로 진행된 업체들이 좀 있었고.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에는 현장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통해서 계속 제보가 있었고, 선관위가 직접 그것은 위반이고 만약에 그렇게 확인되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 이렇게 공문을 쫙 보내니까 일부 업체들은 3시 일만 하고 투표할 사람 투표해라, 이렇게까지 한 상황도 있었다.
그래서 이 투표 관련해서 정규직노조가 한나라당하고 정책연대하면서 선거결과가 확 뒤집힌 거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가 1위였지만 실제로 투표하는 건 또 다를 수 있잖나.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잘 몰랐는데 상당히 높은 표차로 당선이 되었다. 이런 것 때문에 선거 전술에 상당히 큰 문제가 있었다, 해서 현대중공업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노무담당했던 이사가 이번에 사표냈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런 얘기도 있을 정도로 중공업의 이번 동구선거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몽준이 한나라당의 의원이니 이런 정치적 관계와 전혀 무관하지 않아서 이 것을 대단히 큰 사건으로 현대중공업은 보는 것 같다.
이게 제3노총으로 가는 것과 절대 무관할 수 없는 거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해서 지지하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이런 판단이 있기 때문에. 다른 데는 모르겠다, 지하철이나 공무원 이런 데는 자기 현장하고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거랑 크게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현대중공업하고 이 동구는 큰 연관이 있다. 내년 총선에 만약에 제3노총에서 (한나라당) 지지를 선언하면 동구에선 역효과가 나타나는 거다.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용) 하기 위해서 만드는 거잖나. (제3노총이) 선진노조라는 이데올로기를 펴거나 정책을 선전하는 것과 무관하게. 직접적인 노동자들 투표와 연관될 텐데 현대중공업과 울산 동구는 이게 결합된 거다.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이 결합되면서 이번 지자체 재보궐 선거에서 한 번 딘 거다. 내년 총선도 있을 거고 대선도 있을텐데 다른 데는 제3노총으로 가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다르다는 거다. 그래서 대단히 많이 고심할 걸로 보인다.

 

자동차나 조선산업 정규직노동자를 귀족노동자로 보는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자기의 권리만 지키려고 하면 그런 노조는 귀족노동자다, 귀족노동자의 대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것은 정규직노동자들이 또는 노동조합 지도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거지. 그리고 비정규직 다 쳐내고 나중에 정규직 노동자 공격했잖나. 그리고 비정규직들이 정규직들 파업할 때도 나머지 절반은 한진중공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 거다. 꼭 비정규직을 다 쳐내고 정규직을 공격하지 않는 게 한진중공업에서 드러난 거다. 현대자동차도 똑같은 거다 98년 정리해고 싸움할 때 비정규직 쫙 치고 난 다음에 그 다음에 정규직들 공격했잖나. 그 다음에 다시 정규직들 복귀시키고 비정규직 확 늘어난 거고. 이게 꼭 비정규직만 공격하느냐가 아니라 비정규직 치고 나면 정규직 공격하고 그리고 굳이 정규직 힘없으면 비정규직 칠 필요도 없다. 정규직 다이렉트로 공격할 수도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나누어져 있지만 단결력에 따라 원청이, 자본이 어떻게 하느냐를 (결정)하게 만드는 거다. 정규직 노조가 힘이 없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저항하지 않으면 그냥 뭐 비정규직 정규직 할 거 없이 다 밀어재끼는 거다. 정규직이 굳이 필요 없잖나. 비정규직만으로 공장 돌릴 수 있으면 돌리는 거다.

 

형식적으로 민주를 띠고 있든 노골적인 어용이든 정규직노조를 압박해야 한다는 것인가

목소리는 내는데 현대중공업 오종쇄는 목소리를 내도 끄덕도 안한다. 그것은 정규직노동자들이 또는 정규직활동가들이 목소리가 없으니까 안 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오종쇄는. 현대자동차는 똑같은 이경훈 어용이지만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투쟁하고 있는 거고. 그러니까 노골적으론 하지 못하는 거다. 아주 교묘하게 비정규직 투쟁을 피해갔다고 생각한다. 똑같다. 이경훈 하고 오종쇄하고 뭐가 다르나. 그런데 주변의 조건이 다르니까 다른 방식으로 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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