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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호/동향]독일, 민주사회주의당 새 지도부 '중도좌파'의 길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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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호/동향]독일, 민주사회주의당 새 지도부 '중도좌파'의 길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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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민주사회주의당 새 지도부 '중도좌파'의 길 천명
[주간녹색좌파] 11/1 에케하르트 예니케


하노버 - 독일의 민주사회주의당(이하 민사당)은 구 동독지역인 코트부스에서 10월 14일과 15일에 7차 당대회를 가졌다. 당은 지난 10년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그리고 새 대표와 전국집행부를 구성했다. 그리고 다음 연방선거가 있을 2002년 가을까지의 기간 동안 당이 할 일들을 결정했다.

민사당 대표 로타르 비스키와 의원단 대표 그레고르 기지가 지난 4월 직위에서 물러나면서 이번 대회에서 지도부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전국집행부의 제안에 대해 압도적인 다수의 대의원(93.3%)이 가비 침머를 당대표로 선출하였다. 이것은 역대 득표율 중 가장 높은 것이다.
1997년부터 민사당 부대표직을 맡아온 침머는 "준비된 대표였다". 그녀는 전국 대회에 앞서 진행된 10개 지역 예비대회에서 자신의 온건좌파적 노선을 성공적으로 피력한 바 있었다.
번역가였던 침머는 1989년 이전까지 구 동독 사회주의통일당(SED)의 당원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민사당의 창당이었다. 약 10년간 그녀는 튀링엔 주에서 민사당 조직과 의원단을 이끌어왔다. 그녀의 지휘 아래 이 지역에서 당 지지율은 1990년 9.7%에서 1999년 21.4%로 상승했다. 이로써 민사당은 지지율 18.5%의 사민당을 3위로 밀어내고 보수적인 집권 기민당 다음으로 인기있는 정당이 되었다.
여성할당제가 당 규약으로 채택됨에 따라 이번 당대회에서 한 명의 여성과 두명의 남성이 부대표로 선출되었다. 연방의회 의원단 부대표였던 페트라 파우, 사회민주당 좌파였던 디테르 뎀 박사, 작센주 민사당 조직과 의원단 대표였던 페터 포르쉬 교수가 그들이다. 포르쉬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연방의회 의원인 "극단적 실용주의자" 디트마르 바취와 우베 호블러는 당 사무총장과 회계부장으로 다시 선출되었다.
민사당 전국집행부는 앞서 언급한 6명을 포함하여 1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50%가 새로선출된 사람이다. 여성할당제 규약에 따라 최소한 50%는 여성이다. 전국집행부의 다수는 급진적 야당으로보다는 사민당과 녹색당과의 연합을 통해 개혁세력으로 자리매김되길 바라고 있다.
사임하는 당대표 비스키는 연설을 통해 자신과 그레고르 기지는 민사당에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해서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민사당이 평화, 사회정의, 반파시즘을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계속 자리매김되고, 구동독 민중의 이해를 수호하는 믿음직한 세력이 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한 민사당이 독일사회 전역에서 사회적, 생태적, 민주적 변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스키는 민사당과 모든 반파시즘을 지향하는 민주적 세력들은, 공산주의자와 사민주의자들이 서로를 가장 큰 적으로 간주함으로써 결국 나치에게 유리한 위치를 내주었던 1920년대와 30년대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극우세력의 증가 현상은 모든 민주주의 세력간의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게 필요함을 말해준다.
비스키는 사회주의 독일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사당이 대중들의 기대에 답할 수 있는 사회주의 사회에 대한 비전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민사당이 국제주의 정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세계의 좌파들이 단결하여 자본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것은 필요하다. 비스키는 어려운 시기에 민사당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냈던 정당과 운동들에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또한 그와 같은 연대를 계속 다른 정당과 단체들에 보낼 것을 약속했다.
새로운 당대표 침머는 민사당을 "폭넓은 관용, 실천적인 연대, 다원주의, 격조있는 논
쟁"의 정당으로 묘사했다. 독일을 사회정의, 연대, 교육, 문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리고 독일이 유럽의 다른 모든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그러한 정당이 필요하다.
침머는 민사당이 모든 사회 계급과 집단의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사회주의 정당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구 동독지역 선거에서 40%에 달하는 지지를 얻은 사실은 "국민정당"으로서의 성격 때문이다.
침머는 민사당에서 사민주의의 위험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민사당이 공산주의도 아니고 사민주의도 아닌 민주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사당은 고용창출, 연금보장, 모두를 위한 의료, 교육문제에 있어 진정한 진보를 가져올 기회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사민당과 연대할 것이다. 그러나 연대의 결과가 사회보장의 축소, 민중의 주변화, 시민권과 자유에 대한 제한, 국가의 사회적 책임 약화를 가져오거나, 부자와 대기업들 그리고 독일의 "거대한 세계권력에 대한 야망"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함께 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독일에는 더 많은 사회주의 정책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압도적 다수의 대의원이 채택한 핵심 결의안은 도시, 주, 전국적 수준에서 정당의 목표를 설명한다. 그것은 민사당이 가까운 미래의 독일 정치에서 "중도좌파적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극우주의자 폭력 증가에 대한 경종으로 당대회에서는 반파시스트 운동에 대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가능한 가장 폭넓은 연대망을 구축할 것을 천명했으며, 그 안에서의 다양성과 내부모순을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한 전략은 독일과 전 유럽에서 모든 종류의 민족주의, 외국인 혐오증, 인종주의, 폭력을 추방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 민사당 7차 당대회는 당 역사에 있어서 결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민사당은 단순히 당의 생존과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로 고민해 왔다.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이러한 시기가 끝난 것이다. 이제 민사당은 스스로를 사회주의적 관점을 관철시킬 수 있는 독일 사회의 일부로 보고 있다.
민사당은 아직 사민/녹색 연정에 경도되어 있는 더 많은 이들을 민사당 지지자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한 새로운 당 노선을 개량주의에 불과하거나 사민/녹색 연정의 신자유주의적 목표에 대한 급진적인 저항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좌파 유권자와 지지자들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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