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hinking Theda Skocpol's
Vision and Method in Historical Sociology
장 훈 교
* 2006년 3월 9일 역사사회학
이 글은 테다 스카치폴(Theda Skocpol)의 「역사 사회학의 쟁점과 전략」이란 글의 분석을 일차적 목적으로 한다. 이차적 목적은 스카치폴이 제시한 역사사회학의 연구 전략을 너머서기 위한 논의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1. 「역사 사회학의 쟁점과 전략」의 구성(이하 ‘쟁점과 전략’)
‘쟁점과 전략’은 크게 3개의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미국 사회학계 내에서의 역사 사회학적 경향의 강화 (2) 역사 사회학의 쟁점 (3) 역사 사회학의 3가지 연구 전략이 그것이다. 이 글은 스카치폴이 고백하듯이 미국 사회학의 변화 추이를 중심으로 고찰한 ‘자의적’ 성격의 글이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에 미국이 가장 거대하고 영향력 있는 학문의 중심지로 군림해왔다”(스카치폴 : 1991, p434)는 사실과 “역사적 지향은 다른 나라의 사회학적 전통에서는 오랫동안 확고한 위치를 차지해왔다”는 사실로 인해 정당화된다.
2. 미국 사회학에서의 역사적 지향의 강화
‘쟁점과 전략’이 작성된 해는 1984년이다. 스카치폴은 “[역사 사회학]이란 말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사회학자들의 대화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스카치폴 : 1991, p434)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역사 사회학은 “경험적 연구를 중시하는 사회학의 주류로부터 상대적으로 고립되어 활동하던, 유별나게 범세계주의적인 나이든 사람들이나 그렇게 중요한 역사적 저작을 집필할 수 있다”고 인식되었고, 동시에 “대부분의 평범한 사회학자들은 현대 사회의 특정 국면을 연구하기 위해 양적방법이나 현지조사 방법을 사용”(스카치폴 : 1991, p434)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으로 오면서 “역사 사회학은 특출한 대가들의 독점 영역이 아니”(스카치폴 : 1991, p435)게 되었다. “학생들과 젊은 신진 사회학자들이 역사적인 연구 분야를 통해 크든 적든 간에 사회학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스카치폴 : 1991, p435)는 지적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미국 사회학 내에서 역사적 지향은 뚜렷하게 강화되었는데, 스카치폴은 그 부분적 원인을 틸리와 월러스타인과 같은 뛰어난 연구소 설립자들의 노력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한다.1)
3. 역사 사회학의 쟁점
스카치폴에 의하면 “역사 사회학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토크빌, 맑스, 뒤르켐, 베버가 유럽의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의 사회적 기원 및 영향에 대해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고 다양한 해답을 제시하던 당시에 처음으로 확립”(스카치폴 : 1991, p434)되었다. 하지만 근대 사회학의 ‘천재’들에 의해 확립된 역사 사회학의 쟁점은 현대에 들어와 더욱 발전된 전략과 연구들에 의하여 새롭게 재서술되고 있다.
(1) 유럽 산업혁명의 기원과 결과
(2) 노동자 계급의 성장
(3) 국가의 관료제화 및 정치의 민주화
에 관한 고전적 문제의식들이 여전히 탐구되고 있으며(스카치폴 : 1991, p435), 역사 사회학에서 현재 두드러진 연구쟁점들도 “사회학 창시자들의 관심이 다른 시대와 장소, 그리고 새로운 주제를 포함하도록 확대된 것”(스카치폴 : 1991, p436)에 불과하다. 물론 스카치폴은 20세기의 주요한 (1) 산업관계 (2) 복지 국가 (3) 인종별 유형 등도 역사 사회학의 주된 연구쟁점으로 부각되었음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스카치폴은 “모든 사회과학, 좀 더 분명히 말하자면 사려 깊은 사회연구는 역사적 시야를 지니는 개념과 역사적 자료를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는 C.W. 밀즈(mills)의 사회학에서의 ‘역사적 상상력’이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사회학 내에서 밀즈가 살았던 시대보다는 더욱더 희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규모 구조와 장기적 변동 과정의 본질 및 결과를 추구하는 연구 전통으로 이해되는 역사 사회학은 실제로 사회학이라는 학문 안에서 항상 하나의 중요한 구심점을 갖는 일련의 초학문적(trans-disciplinary) 시도”(스카치폴 : 1991, p439)로 자리 잡았다.
4. 역사 사회학의 연구 전략
스카치폴은 역사 사회학이 일반적으로 유용한 연구 전략을 갖고 있다는 인식에 대항하여 모든 역사적 지향의 사회학 저자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그 저자들이 선택한 연구 전략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연구 전략들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스카치폴 : 1991, p443). 물론 스카치폴은 “역사 사회학의 적절한 방법을 위한 기계적인 비결은 없다”(스카치폴 : 1991, p443)고 강조한다.
스카치폴은 래긴과 자넷이 함께 쓴 『비교 연구의 이론과 방법 : 두 가지 전략』이라는 글에 대항하여 틸리와 월러스타인을 대비시키고, 이후 틸리와 월러스타인을 포함하는 탁월한 역사적 지향의 사회학 저서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연구 전략의 3가지 지도를 보여준다.
래긴(C. Ragin)과 자넷(D. Zaret)은 분석 단위, 인과성의 개념, 적당한 설명 개념, 분석 논리와 관련하여 뒤르켐과 베버의 비교전략을 대비시킨다. 그들에게 있어 기본적으로 역사학적 방법은 베버주의적 연구 전통과 동일시된다(스카치폴 : 1991, p515). 래긴과 자넷은 “전통적인 사회학적 연구의 대부분을 본래 반(反) 역사적인 뒤르켐적 접근 방식으로 간주”한다. 뒤르켐적 접근 방식이란 주로 양적 분석을 통해 일반적인 설명 변수를 찾아내는 연구를 가리킨다. 이러한 뒤르켐적 접근 방법에 반대하는 베버주의적 접근방식이란 “역사적 사건의 특수한 양상을 이념형 개념의 도움으로 밝히려는 것”을 의미한다.
스카치폴은 ‘비교’를 사용하는 목적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래긴과 자넷이 부당하게 “벤딕스와 앤더슨으로부터 무어와 자기 자신에 이르는 모든 역사 사회학자들을 하나의 베버주의적 진영으로 간주”(스카치폴 : 1991, p441)한다고 비판한다. 스카치폴에 의하면 역사 사회학에서 ‘비교’를 사용하는 사회학자들의 목적은 서로 다른 두 가지이다.
(1) 대비-지향적 비교(contrast-oriented)
(2) 거시-분석적 비교(macro-analytic)
대비-지향적 비교는 “특수한 서술을 첨예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며, 거시-분석적 비교는 “인과적 일반화를 검증하거나 수립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며, 이 두 비교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스카치폴의 지적이다(스카치폴 : 1991, pp441~442). 스카치폴은 이러한 래긴과 자넷의 이분법적 유형화로는 현대 미국 사회학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 전략들을 올바로 포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틸리와 월러스타인은 래긴과 자넷의 연구 전략과는 상이한 연구 전략을 통해 자신의 탁월한 연구업적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 반증으로 제시된다(스카치폴 : 1991, p442).
스카치폴은 래긴과 자넷의 뒤르켐-베버주의적 대립구도로 역사 사회학의 연구 전략을 설명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역사 사회학에 적용되는 (1) 일반 모델(model) (2) 개념 (3) 인과적 규칙성의 발견이란 세 연구 전략에 따라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폭넓게 유형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화를 통해 자신이 ‘분석적 역사 사회학’이라고 명명한, ‘인과적 규칙성의 발견’이 역사 사회학의 바람직한 연구 전략임을 주장한다.
5. 연구 전략1 : 역사에 대한 일반 모델의 적용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역사 사회학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나 그 이상의 역사적 국면에 대한 일반 모델의 적용”(스카치폴 : 1991, p444)으로 이해되었다. 이것은 사회학과 역사학의 첨예한 구별 위에서 구성된 역사 사회학의 유형이었다. 사회학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일반 사회이론을 공식화할 수 있는 학문”으로 인식되고, 역사학은 “과거의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관한 ‘사실들’을 수집하는 학문”이라는 대립적 정의에 기반을 둔 것이다.
1960년대 중반에 출판된 에릭슨의 『변덕스런 청교도 : 일탈 사회학의 한 연구』는 역사에 대한 일반 모델의 적용이라는 1950년대 이후 역사 사회학의 전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 저서에서 “특정한 공동체가 일탈행동을 어떻게 정의하고 규제하는가에 관한 뒤르켐적 모델을 정교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는 거기서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수집된 자료는 뉴잉글랜드 지역의 청교도 집단을 새롭게 조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일탈행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 청교도들의 경험은 세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 생활의 한 보기로서 취급되었다. 이러한 접근이 바람직한 것인지의 여부는 [···] 궁극적으로 이 연구의 특정한 주제가 아니라 다른 시대의 사람들의 행동을 해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설명 범위에 달려 있을 것이다.”
(스카치폴 : 1991, p446, 재인용)
에릭슨의 설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역사에 대한 일반 모델을 구성하는 학자들의 주요 관심은 “일반 이론 모델의 내적 논리를 설명하고 정교하게 다듬는”(스카치폴 : 1991, p446)것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비판에 직면한다. (1) 먼저, 일반 이론 모델을 구성하고자 하는 학자는 일반 이론 모델을 연역적으로 구성하여, 그것을 이미 주어진 모델로 독자들을 혼동시킨다. (2) 다음으로, 연역적으로 주어진 일반 이론 모델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의적으로 경험적 사례들을 재구성한다. 즉 중요한 역사적 반증을 ‘의도적’으로 회피한다.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하여 이 연구전략을 채택한 학자진영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대안전략을 구현하였다.
[대안1] 렌스키는 “알려진 모든 역사적 사건들의 세계에 일반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것은 분명히 중요한 역사적 반증을 의도적 회피하는 두 번째 비판을 넘어설 수 있지만, 연구자가 특정한 사건에 대한 본질적인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대안2] 윌러(David Willer)는 비판(1)을 넘어서기 위하여 주어진 하나의 일반 모델로 역사적 사건을 포착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반대로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그 사건에 대한 역사적 논의들을 증명”(스카치폴 :1991, p449)한다. 하지만 이 전략 역시 ‘자의성’의 문제제기를 넘어서지 못한다.
하지만 역사에 적용되는 일반적 이론 모델을 구축하려는 학자들이 렌스키와 윌러의 접근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스카치폴은 틸리와 월러스타인의 예를 통해 일반 모델의 적용과 결합되는 다른 유형의 연구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1) 하나는 유의미한 역사적 해석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념을 사용하는 ‘해석적 역사 사회학’이며 다른 하나는 (2) 다른 하나는 역사의 인과적 규칙에 관한 대안적 가설을 탐구하는 ‘분석적 역사 사회학’이다.
6. 연구 전략2 : 역사를 해석하기 위한 개념의 사용
스카치폴이 ‘해석적 역사 사회학’이라고 이름붙인 이 두 번째 연구 전략은 “광범위한 역사적 유형에 대한 유의미한 해석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념을 사용한 것”(스카치폴 : 1991, p451)을 의미한다. 이 연구전략은 “이론적 모델을 역사에 적용하거나 대규모 구조와 변동의 유형에 관한 인과적 일반화를 수립하기 위해 가설 검증의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이 연구전략이 경제 결정론적 맑스주의와 구조기능주의의 결정론적 경향 및 지나친 일반화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 내지 ‘비판적 대응’의 전략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이론에 대한 회의가 ‘일반성’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전략은 “자신들의 연구관심을 한정하고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사례 연구로부터 역사적 유형을 뽑아내고 제시하기 위해 항상 명백한 일반성의 개념들을 사용하고 있다”(스카치폴 : 1991, p452). 하지만 이 연구전략이 역사적 인과성에 관한 규칙들을 발견하려는 ‘분석적 역사사회학’과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비교’를 사용하는 목적이다. 그들은 스카치폴이 말하는 ‘대비-지향적’ 비교전략을 사용한다. 이 연구전략은 “개별 사례의 독특한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비교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벤딕스의 비교연구에 대한 설명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다른 연구와 비교함으로써 하나의 구조가 지닌 시계를 확대시킨다. 따라서 유럽의 봉건제는 일본의 봉건제와의 비교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정의될 수 있으며, 서구 문명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성직에의 경향성이 발전하지 않은 문명과의 비교를 통해 보다 분명해질 수 있다.”
(스카치폴 : 1991, p453)
해석학적 연구 전략의 강점은 연구 주제가 과거-현재의 두 맥락(context)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에 존재한다. 해석학적 연구 전략은 (1) 과거 행위자들의 지향성과 행동을 취하는 제도적, 문화적 상황과 맥락을 선택하며 (2) 동시에 그것이 현재적 맥락에서 정치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주제일 때, 탁월한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들은 비교의 방법을 통해 사례의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어냄으로써 제한된 사례의 해석을 일반적인 개념을 통해 이루어낸다. 바로 이 지점이 두 번째 연구전략의 장점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한계가 공존한다. 사례 혹은 역사적 사건의 해석에 치중하는 ‘개념’의 적용은 그 개념에 해당 사례의 역사적 특수성이 결합되어 존재한다. 따라서 ‘해석학적’ 연구전략의 성과를 다른 나라에 확대하려고 시도하는 경우 그것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개념에 연결되어 있는 잠재적 인과성을 확증하는 것에 약점을 갖는다. 그것은 그 사례의 ‘특수성’을 해석하는 것에 장점이 있는 반면, “왜”라는 질문에 대한 지속적이고 일반적인 관심에 있어 부족하다. 순수한 일반 이론 모델이 역사적 특수성과 다양성을 간과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출현한 이 연구전략은 해당 사례의 역사적 특수성을 잠재적 일반성을 지닌 ‘개념’으로 해석해내지만, ‘이론’으로 발전하는 것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연구 전략 또한 다른 연구 전략들과 통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7. 연구 전략3 : 역사에서의 인과론적 규칙성의 분석
마지막으로 스카치폴이 주장하는 ‘분석적 역사사회학’의 연구전략은 앞의 두 전략과는 차별화된다. 분석적 연구전략의 목표는 “명백히 정의된 역사적 결과나 유형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 전략은 “역사에서도 인과론적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스카치폴 : 1991, p459). 분석적 역사 사회학의 연구 전략의 핵심은 “연구자들이 특정한 기존 이론, 또는 이론들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역사적 유형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구체적인 인과론적 구성논리의 발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스카치폴 : 1991, p460)에 존재한다. 즉 이 연구전략은 연구주제로 설정된 ‘실재’(the real)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며, 이 실재를 해명하기 위하여 서로 경합하는 이론들을 결합하기도 하며, 새로운 이론을 잠정적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인과론적 규칙성에 대한 발견은 일반적 이론 모델의 연구전략과 같이 ‘미리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실재를 해명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롭게 구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전략이 “독자적인 중요성을 개개의 맥락 탓으로 돌리는 해석적 경향”을 피한다고 하여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일반법칙으로 진술되지 않는 이론적 가설은 결코 탐구할 가치가 없다”는 비어(Samuel Beer)의 ‘보편성의 정론’(dogma of university)을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전략은 “특정한 역사적 맥락, 또는 맥락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설명적 일반화의 작업”에 만족한다(스카치폴 : 1991, p461). 즉 이 연구 전략은 자기제한적 ‘일반화’를 지향한다.
이 연구전략이 자기제한적 일반화를 지향한다는 사실은 스카치폴의 단 하나의 사례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주장에서 확인된다. 하지만 그것은 ‘가능한 것’이지 ‘충분한 것’은 되지 못한다. 논의의 타당성을 증명하고 연구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 스카치폴은 ‘비교’의 방법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단일사례 연구는 분석적 전략보다는 역사 사회학의 처음 두 분야에 더 전형적인 보기이다.”(스카치폴 :1991, p462)
분석 전략의 비교는 대조-지향적 비교와는 구별된다. 분석 전략의 비교는 인과적 규칙성의 발견을 목표로 한다. 인과적 규칙성의 발견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이 비교 전략은 “타당하지 않은 원인들로부터 타당한 원인을 구별하기 위한 변차 통제의 확립을 목표로 하는 사회과학의 다른 방법론적 접근”(스카치폴 : 1991, p464)과 유사하다. 이러한 비교전략으로 스카치폴은 J. S. 밀이 제시한 일치법과 차이법을 유용한 전략으로 제시한다. 스카치폴은 밀의 일치법과 차이법을 통해 인과적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8. 소결 : 연구 전략의 통합전략
2004년에 처음 이 논문을 접했을 때는 스카치폴이 분류한 3가지 유형의 연구 전략이 서로 대립되는 연구전략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3가지 연구 전략이 보다 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스카치폴은 역사의 인과론적 규칙성을 발견하려는 분석 전략이 이론적 모델이나 해석적 전략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가 생각하는 분석적 연구 전략은 ‘특수성’-‘보편성’의 양 극단에 위치하는 해석적 연구 전략과 일반적 모델의 연구 전략을 분석적 연구 전략이 매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분석적 역사 사회학의 실행은 역사 사회학이나 역사적 사례에 대한 일반 모델의 적용에 비해 역사적 증거와의 보다 친밀한 대화를 촉구한다”(스카치폴 : 1991, p473).
특수성 <----------------------------------------------------> 보편성
해석적 연구 전략 ------------ 분석적 연구 전략 ------------- 일반 모델 전략
9. Rethinking Theda Skocpol's Strategy
스카치폴의 연구 전략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동시에 우리 세미나의 주된 목표인 ‘민주주의’ 연구의 주된 접근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역사 사회학의 주된 전통으로 제시되는 스카치폴의 ‘자기제한적 일반화’=‘인과론적 규칙성의 발견’이라는 연구 전략에 대항하여 공개적인 ‘이의’를 제기해볼 필요성이 존재한다.
1) 비교의 독자적 단위는 실재하는가?
스카치폴이 스스로 고백하듯이, 분석적 연구 전략은 “인과론적 규칙에 대한 비교 평가용의 독자적 단위가 발견될 수 있다는 가정”(스카치폴 : 1991, p471)에 근거한다. 월러스타인의 접근인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단 하나의 체제로서 자본주의 근대체제를 설정한다면, 우리는 비교의 독자적인 단위를 설정할 수 없다. 비교가 아닌 다른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2) 밀의 ‘인과관계’에 대한 규정은 실재하는 인과성을 반영하는가?
비교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비교의 방법으로 제시된 밀의 논리관계 증명법은 ‘분석’을 위한 올바른 인과관계를 보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남는다. 밀의 인과관계에 대한 개념은 흄적 인과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흄적 인과개념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인과관계를 구성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사건들의 규칙적 결합 속에서 인과관계를 파악하려는 흄-밀적 인과개념은 기본적으로 사회와 자연관계 모두에서 그러한 규칙적 결합이 아주 드물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못한다.
3) 모델(model)이 ‘인과성’과 결합될 수 있다.
스카치폴은 역사에서 규칙적인 인과성을 발견하는 전략을 연구가설의 검토 및 수정과정과 동일한 과정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인과성을 발견하려는 전략이 가설과 연결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인과성을 발견하려는 전략은 모델과 결합되어야만 한다. 즉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모델(model)의 구축이 가능하고, 실제로 역사 사회학은 경험에 열려 있는 모델의 구축이 보다 일반적인 전략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10. 민주주의 이행 모델(model) :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J. A. 슘페터(Schumpeter)는 『경제발전의 이론』(1912)에서 모순적인 연구전략을 통해 자본주의의 성장과 동학에 대한 혁신적 규명을 해낸다. 그는 “자본주의의 성장과 동학에 관련한 책이지만 전혀 성장이 없는 자본주의 경제를 설명하는 데서 시작한다. 슘페터는 책의 앞부분에서 애덤 스미스와 밀 그리고 마르크스와 케인스 등의 세계에 성장을 가져오는 요인 즉 자본축적을 결여한 자본주의를 설명한다. 이들과는 달리 슘페터는 축적 없는 자본주의 즉 생산의 흐름이 완전히 정태적이고 변화가 없으며 결코 부의 창조를 바꾸거나 확장하지 않는 ‘순환적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자본주의를 묘사한다”(하일브로너 : 2006, p389). 이것은 일종의 ‘정상상태’에 대한 모델이다.
슘페터의 연구 전략을 모방하여 우리가 아주 정태적인 순환적인 흐름을 가진 ‘민주주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순환적 흐름의 연관고리를 해체하면서 민주주의 이행의 동력과 동학을 구성하는 동태적 민주주의 모델로 이동하는 어떤 흐름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맑스가 추상화되고 단순화된 물물교환의 과정으로부터 보다 복잡하고 세부적인 근대 자본주의의 구조와 동학을 해명하듯이, 우리 또한 아주 정태적이고 단순한 모델로부터 근대 민주주의의 구조와 동학을 설명하는 모델로 이행할 수는 없을까? 그런데, 이것이 베버의 이념형(Ideal type)적 접근과는 어떻게 구별되는 것일까.....요?
^_________^ I don't know.
· 참고문헌
1. 테다 스카치폴, 「역사사회학의 방법과 전망」, 『역사 사회학의 방법과 전망』, 한국 사회학연구소, 1991.
2. 마가렛 아처 외, 『초월적 실재론과 과학』, 한울아카데미, 2004
3. 한국비교사회연구회, 『비교사회학 : 방법과 실제1』, 열음사, 1990
4. 김용학·임현진, 『비교사회학』, 나남출판, 1998.
5. L. 하일브로너, 『세속의 철학자들』, 이마고,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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