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인터뷰] 국회의원에서 역술인으로 변신한 베스트셀러 소설가

인터뷰] 국회의원에서 역술인으로 변신한 베스트셀러 소설가
 
입력 :2008-03-07 10:32:00   김효 편집위원
 
 
한 인간의 변천은 반드시 자신이 의지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치열한 삶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 중 하나가 이철용 전 의원이다. 소설가이자 정치인이었고, 또 현재는 장애인 인권 운동가이기도 한 이철용 전 의원.

3급 장애인으로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 전 의원은 창녀촌 펨프(기둥서방)와 삐끼(호객꾼)를 전전하다가, 그 인생을 그대로 옮긴 소설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로 일약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다, 그러다가 1988년엔 평민당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이 되기도 했던 이 전 의원은 이후 현재까지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을 맡아 장애인 문화복지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 그가 또 다시 자신을 진화시켰다. 역술인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현재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건너편 골목에 위치한 이철용 운기(運氣)관리연구소에 통(通)이라는 역술원을 열었다. 이에 본보 김효 편집위원이 이 전 의원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소설가에서 정치인으로, 그리고 다시 역술인으로 변신한 이철용 전 의원   
 
김효 : 굉장히 바쁘실텐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철용 :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효 : 선생님이 일약 대중 속에 알려지게 된 것이 70년대 <어둠의 자식들>이란 소설 때문이었죠. 우리 사회 속 ‘어둠의 자식’으로 태어나 폭압적인 군사독재 시절 민주 투사로서 그 누구보다도 가열찬 투쟁을 하셨고, 또 13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빼어난 의정 활동을 보여 주신 인생역정에 대해 얘기를 듣는 것도 의미있고 매우 흥미로운 일이겠지만, 오늘은 역술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계신 이철용 선생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답답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점쟁이 혹은 역술인들을 찾게 됩니다. 헌데 사주풀이 같은 것을 통해 역술가들이 제시하는 운세풀이가 어느 정도나 신빙성이 있는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다른 역술가들과는 달리 선생님께서는 매우 합리적인 역술관 혹은 역술해석론을 가지고 있으실 것 같아서 여쭈어 보는 겁니다.


이철용 : 우선 이걸 좀 보세요. 내가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인데 이것만 구축하는데 1년 6개월 걸렸어요. 예컨대 59년 5월에 태어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때 일어난 주요사건들이 여기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태풍 사라호 강타, 피델 카스트로 집권, 경향신문 폐간, 등이 일어났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태풍 사라호가 왔을 때 태어 난 겁니다. 그리고는 일년 연표가 여기 죽 있죠. 이 사람이 태어난 5월에 일어난 사건들이 죽 있죠.

이 연표를 보면 근현대사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점이 아니라는 거죠. 이 데이터를 보면 그 사람의 엄마 아버지의 정서, 그 당시의 시대상황을 다 볼 수 있는거죠. 이것은 과학입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전체 기운이 어땠는가를 보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데이터 베이스를 만든 것은 무엇이냐 하면, 사주와 점을 보는 사람들이 개인병리로만 보는데, 제 말은 개인병리가 아니라는 거죠. 사회병리와 함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거죠. 그래야 개인구원도 사회구원도 가능다는거죠. 그럴려면 세상을 좀 제대로 공부하고, 사람에 대해 끝없는 애정을 갖고 공부를 해야만 역학 공부가 완성될 수 있다는 거예요. 난 아직도 공부하고 있는 중예요.


김효 : 개인의 사주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계신거군요.

이철용 : 사주는 개인의 문제고, 사회는 사회의 문제를 갖고 있단 말이예요. 근데 개인이 사회에 던져졌기 때문에 같이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개인의 사주만 가지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죠. 사회병리와 개인병리를 같이 보시되 상황을 보면 그 사람 흐름이 나온다는거지. 옛날에 광대가 천박한 직업이지만 지금은 뜨는 직업 아닙니까. 그러니까 해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겁니다. 농경시대 때 만든 사주 원리만 가지고 전혀 사회환경이 다른 현대인에게 접합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김효 :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사주라는 것이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분명 개인이 태어날 때 자신이 손에 쥐고 태어나는 운명 같은 것은 있다고 보는 것 같은 데요. 맞습니까?

이철용 : 사주는 운명학이 아니라 관리학입니다. 운명학으로 몰아 가는 것이 혹세무민하는 것이죠.

김효 : 제가 말하는 운명이라는 것이 반드시, ‘당신은 몇날 몇시에 죽을 것’이라거나 ‘당신은 대통령감’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외부적인 사건을 예언하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개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체질과 성격 등을 말하는 것인데요. 사실은 체질이 성격을 낳고 성격이 운명을 낳는 것 아닙니까? 그런 식의 운명은 인정하시는 겁니까?

이철용 : 아닙니다. 사주는 바꿀 수 있습니다. 관리에 따라서 자신의 체질 성격 다 바꿀 수 있습니다. 사주가 암만 나빠도 자기가 절제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김효 :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는 태어날 때 우리 손 안에 체질과 성격의 다이어그램이 그려져 있는 예정표 즉 사주를 가지고 태어나기는 하되, 개인의 의지에 따라 그 표 자체를 고쳐 그릴 수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러면 차후에 개인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에 의해 고쳐 쓸 수는 있을지언정 일단 가지고 태어나는 운명은 있으며 그것을 사주학이 알아내는 것이라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맞습니까? 실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사주 풀이로 나오는 예언이 얼마만한 적중률이 있느냐 하는 문제인데 사주학의 적중률은 몇 퍼센트 쯤으로 보십니까?

이철용 : 의사도 오진률이 50%입니다. 아무리 명의라 해도 그렇습니다. 일기예보도 빗나간 예보가 많아요. 사주학은 상담학입니다. 사주라는 것은 기운과 기질과 성향을 파악해서 일기예보를 하듯이 인생예보를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그걸 듣고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극복할 것은 극복하고 받을 건 받고 피할 것은 피해 간다는 것이죠. 이런 말이 있잖아요.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고, 아무리 사주가 좋고 운이 좋아도 받아먹을 준비가 안 되면 아무 효력이 없는 것이죠. 기회란 준비된 자의 몫이거든요. 준비되지 아니한 자는 아무리 사주가 좋아도 나쁘게 풀리는 것이고, 철저히 준비한 사람들은 사주가 나빠도 성공하는 겁니다. 역술이 몇 프로 맞느냐 안 맞느냐 하는 질문은 우문입니다.

김효 : 그래도 사주를 보면 그 사람의 ‘그릇’ 같은 것은 나오지 않습니까?

이철용 : 우리의 몸이 그릇입니다. 그 그릇이 어떤 그릇이냐 하는 것은 그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물을 담으면 오물 그릇이 되는 것이고, 밥을 담으면 밥그릇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몸을 밥그릇을 만드느냐 오물그릇을 만드느냐는 자기 자신의 문제지요. 그러니까 몸 관리를 잘 해야 되는 거예요. 암만 사주가 좋아도 건강을 잃으면 다 잃게 됩니다.

김효 : 선생님께서 방금 우문이라고 말씀하신 것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여쭙겠는데요. 방금 말씀하시기를 아무리 사주가 나빠도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들은 성공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던 기간에 많은 역술인들의 점괘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 왔었거든요. 근데 대다수의 역술인들이 이 대통령이 대권을 잡는 데는 실패할 거라는 의견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불가능의 벽을 뚫고 대권에 성공을 했거든요. 그때 그 역술가들, 모두 좌판 걷어야 할 판인데요. 이 선생님께서는 혹시 그때 당시 이 후보에 대해 사주풀이를 안 해 보셨나요? font>

이철용 : 대통령은 선출직입니다. 임명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이명박 씨가 운이 좋거나 안 좋은 것과 상관없이 민심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 싸움은 386세대라든가 민주화 세력들이 준비 부족으로 해서 정권을 망쳐 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진보에 대한 염증이 난 거예요. 그래서 반사적으로 간 것이예요.

로이터 통신이 뭐라고 했어요? 개를 내세워도 된다는 것 아니었어요? 보수 측에서는 아무나 내 보내도 된다는 얘기죠. 이미 결정이 난 상황인 거죠. 그런데 그런 상황에 사주를 가지고 얘기한다는 것이 웃기지 않아요? 그리고 선출직이라는 것은 개인의 운도 있지만 상대방 운이 어떠한가가 중요합니다.

예컨대 단순 구조만 보더라도 정동영 씨는 오행으로 볼 때 금(金) 기운이 없어요. 헌데 이명박은 금이 많아요. 그러면 정동영에게는 이명박이 천적인 겁니다. 그러니까 선출직에 있어서는 내가 아무리 나쁜 사주라도 상대편이 더 나쁘면 내가 이기는 겁니다. 이번 이명박 씨의 당선은 실은 이명박이라는 개인의 운에 의해서 된 것이 아니라 보수 대 진보의 싸움에서 진보가 진 상황인 것이 핵심입니다.

물론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이 과연 경제를 망쳤느냐 하는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제 특수가 당장 없으니까 나쁘다는 거예요. 실제로 노무현 정권이 IMF 극복했거든요. 그렇다면 경제 망쳐 놓은 것은 아니거든요. 근데 피부로 체감하는 경제 지수가 형편없거든요. 실은 옛날보다 우리 경제 수준 훨씬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형편없게 느껴요. 왜냐하면 요즘 3D 업종은 안할려고 한단 말예요.

간병인이라든가 파출부라든가 이런 것 다 연변 사람들이 와서 합니다. 노래방 가서 도우미는 할망정 그런 일은 안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경제가 나쁘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처럼 우리 민심도 각성해야될 문제가 많아요. 더럽고 추잡스러운 여론몰이꾼들, 한쪽으로 편향된 언론, 이런 기운들이 모두 국민들을 전부다 돈에 미치게 만드는 거예요. 자본가의 논리로 사람들을 몰아가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사주를 가지고 된다 안된다를 얘기해서는 안되는 거죠. 좀더 크게 보아야 합니다. 이명박 문제는 잘나서 된 것도 아니고 이명박이가 못나서 안된다는 것도 아니고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돼 있었던 것이지요.


김효 : 대통령은 하늘에서 내야 한다고 하는데 결국은 대통령이 되는 데조차 개인의 사주가 결정적은 아니라는 얘기가 되네요. 상황이 문제인 것이지.

   
 
  ▲ 안국동에 위치한 이철용 운기관리연구소에서 작업 중인 이철용 전 의원   
 

이철용 : 이건희 회장이 평양에서 태어났다면 재벌 안돼요. 재벌 되겠어요? 보통 동일한 사주를 가진 사람들이 약 50명쯤 됩니다. 그 사람들이 성향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가정환경과 사회환경, 교육정도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는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들도 약 50명 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 사람들을 모아 놓고 보면, 여자를 보는 눈, 남자를 보는 눈, 이성을 보는 눈, 취향이 비슷하게 나와요, 그 기운을 보는 것이지, 당신은 대통령 될 거다 아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확률적으로 그들이 모두 대통령이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김효 : 하지만 여기서 삼성을 일으킬 정도의 큰 기운을 가진 사람이라면 평양에서 태어났다면 뭔가 큰 자리를 하지 않았을까요?

이철용 : 제가 재미있는 얘기를 할께요. 옛날 이성계가 자기랑 똑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을 찾아냈는데, “자네 뭐하나?”라고 묻자 “양봉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러자 이성계가 “너도 군사는 가지고 있구나”라고 응수했다는 겁니다. 즉 벌도 일종의 군사라는 것이죠. 다시말해서 동일한 사주라 하더라도 임금과 양봉치는 사람만큼의 편차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검사와 조폭이 기운이 비슷한 사람들입니다. 특수부대 근무하는 분이나 조폭이나 기운이 비슷합니다. 근데 누구는 조폭으로 가고 누구는 특수부대로 가게 되는 것은 교육에 의한 결과입니다.

김효 : 요즘 국회의원 공천 기간이라 그쪽 분들도 많이 찾아 오실 것 같은데요?

이철용 : 예, 많이 옵니다. 그러면 제가 그럽니다. 그런 것을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같은 사람들이 알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얘기합니다. 저는 그런 것은 모릅니다. 저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과학자입니다. 그 사람들의 공천 여부를 보려면 경합 대상자의 사주와 같이 놓고 보아야 합니다.

김효 : 과학 얘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선생님은 기독교인으로써 장로님이시기도 합니다. 세계사에서 종교와 과학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다툼하는 다분히 모순된 영역입니다. 아무리 역술이 과학이라 하더라도 선생님의 종교적인 신념과의 갈등은 없으십니까?

이철용 : 네, 목사님들이 많이 찾아 옵니다. 궁금해서죠. 말하자면 기자님이 질문하신 것과 같은 데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도 동방박사들이 별자리로 예측했었다. 동방박사들은 별자리를 가지고 우주의 운행을 예측하는 과학자들이었습니다. 역술도 하늘의 별자리의 운행을 가지고 세상의 기운을 알아내는 일종의 천문학입니다.

김효 : 우리나라 국운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철용 : 국운이라고요? 국운을 보려면 우리나라 사주를 뽑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나이를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단기로 쳐야 할까요, 서기로 쳐야 할까요? 요컨대 국운을 본다는 것 자체가 혹세무민이요, 어불성설인거죠. 나라의 운세를 예측하려면 현재 나타나는 사회적인 징후들을 보면서 판단해야지, 그런 현실을 도외시하고 운 타령을 한다는 것이 혹세무민입니다. 다만 육십갑자 중 무자년으로만 짚어 볼 수 있는 건데, 무자라는 건 무토, 흙과 자는 자수, 이게 계가 돼서 계수가 되는 거예요. 무와 계가 합하면 무계 합화, 벼락불이 일어나는 해이다. 불이 많이 난다, 뭐 이정도 얘기할 수 있겠죠.

김효 : 사주풀이에도 여러 가지 학파와 방법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명리학이나, 당사주, 자미두수 등이 있다고 하던데요. 선생님은 어떤 학파의 것을 채택하십니까?

이철용 : 사주 공부를 제대로 한번 해 보았어요. 그런데 잘 안맞더라구요. 농경시대 때 만들어 놓은 것이 디지털 환경의 급변하는 사회에 맞을 리가 없죠. 그래서 제가 옛날 것을 토대로 통계를 도입해 제가 지금 새로운 체계를 만든겁니다. 환자, 장애인, 고위층 등 부류를 묶어 통계를 내서 보충을 하니까 이제 조금씩 맞는 것 같더라구요. 이거 하는데 머리에 쥐나더라고요. 오죽하면 내가 머리를 밀었겠어요. 그럼에도 100%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아직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죠. 지금으로서는 제가 계획하고 있는 공부의 약 70% 정도는 된 것 같은데, 마지막 100%를 채우려고 하는데 요즘 얼굴이 팔려서 진도를 못나가고 있어서 괴롭습니다.

김효 : 공부가 괴로워서 머리 깎으셨어요?

이철용 : 아니, 뭐 단지 그것만은 아니고, 새롭게 태어나 보자는 각오를 다짐하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김효 : 역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 선생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되었다는 기사를 어디서 보았는데요. 자신의 사주를 보면서 의문을 많이 푸셨습니까?

이철용 : 저에게 있어서 첫번째 의문은 장애의 문제였어요. 청소년 때는 장애만 아니면 춤꾼도 돼 보고 싶고, 가수도 돼 보고 싶었어요. 나는 운동신경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거든요. 운동선수가 그렇게 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못됐죠, 그러니 그 심리적인 상처가 내 인생의 의문을 풀지 않으면 안되는 절실한 숙제를 남긴거예요. 그리고 특히 우리 어머니가 30에 홀로 되셨는데, 우리 어머니는 왜 과부가 되었을까, 몹시 의문스러웠어요. 그러던 중 국회의원 그만 두고 시간이 좀 되어서 한의학을 한 3년 하고 본격적으로 사주를 보는데(그 전에도 관심 갖고 관상이며 사주 공부를 조금씩 했었거든요) 무엇보다도 내 사주가 기본적으로 안맞는 거예요.

김효 : 무엇이 그렇게 안맞던가요?

이철용 : 아, 전혀 안 맞아요. 나는 장애인 될 사주가 없어요. 그리고 옛날 사주 식으로 보면 지금의 내 상황과 완전히 달라요. 그 식으로 보면 굉장히 잘나가야 되요, 사주로 보면 제 인생에는 평지풍파가 없어요. 하지만 제 인생은 장애인으로, 그 다음에는 감옥 갔다 오고 감옥에서 살아난 것이 기적일 정도의 모진 고문을 받는 등, 끊임없는 평지풍파였거든요. 그러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수업을 해 나갔죠. 무엇보다도 장애의 문제만 보더라도, 옛날과 비교해서 장애인이 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지금이 더 많거든요. 환경과 약물, 산업재해, 공해 문제 등. 우리나라 장애 인구가 480만명인데 그 중 90%가 후천적이거든요. 결국은 단순한 사주만이 아니라 사회학적인 인과론적 요소의 개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제대로 된 사주풀이가 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겁니다.

김효 : 결국은 선생님께서 창안하신 ‘제대로 된 사주풀이’, 아직은 70%의 완성도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100% 완성도를 갖추게 되면, 우리의 인생은 100% 예측가능해지는건가요?

이철용 : 아, 제가 한 말을 크게 오해하셨군요. 저의 역학은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운명론이 아니라 관리학입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상처(喪妻) 살이 있다 칩시다. 그러면 기존의 혹세무민하는 역술가들은 상처 할 팔자라고 재단해 버립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그 사람이 아내를 잃게 될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어 그것에 대비하게 합니다. 상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아내를 괴롭히는 성정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예컨대 겉으로는 다 좋은데, 섹스 면에서 결함을 가지고 있다든지요. 예컨대 그럴 경우, 섹스력를 강화시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안내해 주는 것을 역학의 소명으로 삼는 것입니다. 섹스력을 강화하려면 요가, 방중술 같은 것들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손쉬운 보양식으로만 해결하려는 게 문제입니다.


김효 : 예, 저도 섹스를 하면 엔돌핀이 나온다는 것을 어디선가 읽었어요.

이철용 : 엔돌핀이 아니라 다이돌핀입니다. 엔돌핀보다 5000 배 강력한 호르몬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천사의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다이돌핀은 초기 암도 치료한다는 것이죠. 다이돌핀은 웃을 때도 나옵니다.

김효 : 자위할 때도 다이돌핀은 나오는가요?

이철용 : 예 나옵니다.

김효 : 그러면 자위할 때 나오는 다이돌핀은 양성 섹스의 경우보다는 질적으로 약간 떨어집니까?

이철용 : 아닙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음양이 조화하는 섹스이지만, 자위할 때도 그에 못지 않아요.

김효 : 그러면 성적 흥분을 할 때 다이돌핀이 나오는 것인가요?

이철용 : 예, 여성의 경우, 오르가즘을 느낄 때 다이돌핀이 나오는 거죠.

김효 : 섹스가 안되는 섹스리스 부부들은 자위하는데 주저해서는 안되겠군요.

이철용 : 흔히 사람들이 모이면 처음에는 정치 얘기로 시작해서 직장이나 가정사에 관한 신변잡기 얘기로 넘어가게 되고 결국은 음담패설로 끝나게 된다고 합니다. 섹스에 관한 흥미 진진한 얘기는 다음 편으로 남겨 둡시다.

김효 : 예, 빈민의 아들, ‘어둠의 자식’으로 태어나 밝은 세상을 열기 위해 평생 열정을 불사르신 선생님, 아직 절망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중생들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전파하는 희망의 전도사가 되신데 경외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를 한 김효 님은 프랑스 국립파리7대학에서 예술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본보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