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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쇼걸까지… 모터쇼야, 미인대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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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쇼걸까지… 모터쇼야, 미인대회야?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
입력 : 2005.08.27 10:04 47' / 수정 : 2005.08.27 10:07 49'


 


▲ 현대 NF쏘나타를 배경으로 한 러시아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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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국제 모터쇼
‘미인(美人)과 모터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모스크바 국제 모터쇼장은 미인들의 천국이다. 지난 24일부터 모스크바 강변 엑스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장에는 각국 자동차사가 차량 도우미로 내세운 미인들 외 자동차보험사와 도난경보기사 등이 내세운 아르바이트 요원까지 가세하면서 미인대회 경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여기에다 플레이보이지(誌)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배경으로 쇼걸들을 내세워 연신 쇼를 벌이면서 관객들을 현혹시키는 등 모터쇼 분위기를 한층 달구고 있다.

플레이보이지가 주관하는 쇼는 현대와 기아자동차 부스 바로 앞에서 진행되고 있어 현대와 기아차 전시공간 주변에는 양사의 신형 차를 구경하기 위한 관람객들에다 쇼 관람객까지 몰려들면서 모터쇼장의 최고 인기 장소가 되고 있다.

이번 모스크바 모터쇼에는 한국차들이 러시아 관람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모스크바 국제 모터쇼를 통해 신형 NF쏘나타를 공개하고, 러시아 수입차 시장 공략 및 상반기 내내 누렸던 수입차 판매시장 부동의 1위 자리 고수에 나섰다.

현대는 135평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첫 선을 보이는 신형 쏘나타를 비롯, 현지 조립·판매하고 있는 베르나(현지명 엑센트), 러시아 내 최고 인기차종인 클릭(겟츠), 아반떼XD(엘란트라), 투스카니(쿠페), 라비타(매트릭스)와 투싼, 트라제, 테라칸 등 총 9대의 차를 전시했다.

현대차의 모터쇼에 대한 기대는 크다. 목표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판매량을 공고히 하고 투싼과 NF쏘나타를 중점 판매하면서 하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브랜드를 최대한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벨 그로모프 현대차 러시아 판매 총괄은 “NF쏘나타 판매를 통해 중형차에 대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장원 현대차 동구지역본부장도 “NF쏘나타를 통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고취시키면서 중형차 시장을 최대한 잠식하는 게 목표”라며 “NF쏘나타를 투싼과 더불어 하반기 주력 판매 대상으로 선정, 판매망을 풀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러시아내 수입차 판매부문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7% 증가한 5만 300여대의 차를 판매, 2위인 도요타 렉서스의 3만 6000여대와 격차를 벌이고 있다. 자동차 전문 아브토레이팅 데니스 필라토프는 기자는 “현대는 가격과 품질 그리고 딜러망을 갖춘 강력한 집단”이라며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도 판매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아 리오를 배경으로 한 도우미
◆기아자동차

기아차도 ‘프라이드’와 신형 스포티지를 선보이며 러시아 자동차시장 공략에 가세했다. 기아차 역시 133평 규모의 전시공간에 러시아에 신형 스포티지와 프라이드를 첫 공개함과 동시에 모닝, 쎄라토, 오피러스, 카렌스, 쏘렌토 등 총 9대의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기아차는 동유럽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 자동차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3월 동구·CIS 지역본부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전격 이전했다. 기아차는 올해 지역본부 이전과 더불어 스포티지 등 신형차량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러시아 시장에서 기아 열풍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쏘렌토, 쎄라토 등의 판매 호조와 신형 스포티지, 프라이드 등 신차 투입과 스펙트라 현지 조립생산 개시 등으로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33% 늘어난 3만7400대로 책정해두고 있다.

이형택 기아차 동구·CIS 지역본부장은 “신형 스포티지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승용차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러시아시장에서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에서 완전조립생산돠 생산된 기아 스팩트라 배경 사진
◆이즈아브토

기아자동차의 스펙트라 조립공장을 완공하고 러시아 시판에 나선 기아차의 러시아 협력사 이즈아브토도 기아의 스펙트라를 러시아에 처음 선보이면서 자동차 판매시장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대기업 사마라그룹(SOK) 자회사인 이즈아브토사는 지난 22일 기와와 협력하에 이제브스크 시(市)에 스펙트라 전용 생산을 위한 완전조립(CKD) 공장을 완공, 러시아와 옛소련 자동차 판매 시장 장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상태다.

기아자동차와 이즈아브토사는 이날 박정문(朴正文) 기아자동차 수출사업본부장(전무)와 미하일 도빈도 이즈아브토 사장, 김재섭 주한 러시아 대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완공식과 스펙트라 처녀 출시 행사를 가졌었다.

이로써 양사는 지난 2003년8월 연 5만대 생산체계를 갖춘 조립라인 설비를 골자로한 ‘스펙트라’ 조립생산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지 채 2년도 않된 짧은 기간에 공장을 완성하면서 외국차 시장이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자리하게 됐다.

기아자동차 CKD공장은 외국차사가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온 관행을 깨고 이즈아브토 모회사인 SOK그룹이 기아에 구애(求愛)하면서 공장설립에 필요한 1억 달러를 전액 투자하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유리 카치마조프 SOK그룹 회장은 “유럽이 아닌 한국 자동차 회사를 파트너로 선정한 배경은 한국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자동차의 품질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며 기아자동차사에 전적인 신뢰를 보였다.

이즈아브토사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량과 품질 경쟁을 위해서 1만1000㎥ 규모의 스펙트라 조립생산 공장에 필요한 조립라인과 타이어를 제외한 부품 일체를 한국에서 도입하게된다. 공장부지는 당초 AK소총으로 알려진 칼라쉬니코프 총 부품 제작사였다.


▲ 쇼장에서 마련된 플레이보이지 부스에서 모델들이 쇼하는 모습
도빈도 이즈아브토 사장은 “러시아의 명장(名匠) 칼라쉬니코프 총의 대를 이어 한국의 명장 기아차가 이제브스크시(市)의 상징으로 탄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8000대의 스펙트라를 생산하며, 2006년에는 2만5000대를 생산할 예정이며, 오는 20009년까지 모두 14만 8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기아와 이즈아브토사는 스펙트라를 러시아 대중차를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러시아는 2004년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165대 수준이으로 유럽의 1000명당 400대 수준과 비교할 경우, 자동차 판매시장의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본다”며 “러시아 시장 5~10%를 장악을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국제 모터쇼는 올해 9회째를 맞고 있지만 이미 참가업체나 관람객 수로 보면 세계 자동차쇼 수준으로 향상돼가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제 차량이 팔리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외국 자동차사들은 러시아에다 자동차를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150만대의 수입차가 팔렸으며 올해는 16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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