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MBC 이상호 기자 “전경환 수사안하는건 자본독재때문”

MBC 이상호 기자 “전경환 수사안하는건 자본독재때문”

 

“2005년 오늘, 대한민국의 기상도는 ‘독재의 환생’이자 ‘자본독재’의 개시다.”

‘고대 총학생회 사태’, ‘대한민국 파워 조직 1위’등 연일 뉴스거리를 만들고 있는 삼성을 두고 이상호 기자가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임을 선포했다.

MBC 탐사, 고발 전문기자인 이 기자는 25일 홈페이지에 ‘2005년 한국...독재의 부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겨 “재벌과 그의 친구들이 독재자 전두환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삼성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전두환을 배경으로 온갖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전경환(전두환 씨 동생)을 고소했지만 단 한건도 제대로 수사된 적이 없다”면서 그 이유로 ‘강력한 금권’을 들었다.

강력한 금권이 수사를 방해하는 이유에 대해 이 기자는 “현직 경찰관으로부터 ‘황제경호’를 받으며 아직도 각하로 군림하고 있는 그(전두환)의 위세 뒤엔 막강한 금권이 있음을 고발했으나, 한국의 사법부는 그의 연희동 철옹성 안으로 단 한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했고 독재로 벌어들인 부정재산을 환수하겠다던 민주노동당은 국회로 걸어 들어간 뒤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 말도 없다”면서 자본의 위세에 위축된 이들을 비판했다.

이어 “전두환 독재 잔존세력의 유지 또는 확대 재생산을 촉진하는 이 땅의 음습한 기후는 과연 무엇일까”고 물은 뒤 스스로 답변을 제시했다.

그는 답변으로 “참여정부의 엉성한 행정장악과 이빨 빠진 개혁칼날이 문제다”면서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본독재가 도래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돈이 말하고 돈이 통치하는 돈의 지배가 본격화됐기 때문에 전두환의 금력이 그의 존재기반(수구적 기득세력)을 강화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20년 동안 계속된 ‘독재와 금력의 은밀한 내통’에 대해 “20년 전 신군부의 독재에 스스로 복속돼 물적 기반을 확충했던 재벌과 그 재벌을 떠받쳐 온 그의 친구들이 지금 독재자 전두화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글에서 밝혔다.

그는 재벌과 재벌체제 유지가 가능한 이유로 “부패한 언론과 알아서 기는 검찰”을 들면서 “단 한명의 종군기자도 살육의 땅에 보내지 못한 ‘죽은 기자의 사회’에 사는 우리가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고 개탄했다.

한편 삼성이 대한민국 파워조직 1위를 차지했다는 중앙일보 기사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삼성의 분신이자 자본독재의 국정홍보처인 중앙일보는 오늘(25일) 자신들의 정체를 스스로 밝히는 중요한 자료(기사)를 공개했다. 마치 쿠데타 군이 내놓은 포고문 1호를 연상시키는 이 기사는 이미 우리사회 전반이 자신들의 군홧발 아래 복속되었음을 선포하는 대국민 담화에 다름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한 삼성을 ‘양팔엔 축적된 자본의 네이팜탄을 갖춘 최신형 울트라 리노베이티드 터미네이터’에 비유하면서 “국민은 삼성에 대한 불경스런 의심을 원천 봉쇄당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인용 MBC 전 부국장의 삼성행에 대해 이 기자는 “이건희 회장의 연단 받침대로 끌려갔다”고 비난하며 “일등기자도 감시하기 힘들 만큼 자본권력이 이미 비대해졌다면 도대체 무슨 소통이 얼마나 더 필요한가. 필요이상의 일방소통을 강제하는 체제를 우리는 독재라 부르지 않았던가”고 독재 의미를 역설했다.

“영하 20도의 독재치하에서도 사회로 열려있던 대학의 스피커는 봄볕에 회로가 녹아버렸는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자본의 노래로 시끄럽다”고 자본에 흡수된 대학을 지적한 이 기자는 “일제히 한 방향으로 돈을 좇고 이윤을 추구하는 2005년, 경쟁에서 낙오된 자들에게 배려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좌파 빨갱이의 누명을 쓰기 십상이다”고 한탄하며 글을 맺었다.

김유정(actionyj@dailyseop.com)기자
 
데일리서프라이즈 2005. 5. 3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