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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배 농가 쌀협상 총알받이"--"너무 심하다"

"사과·배 농가 쌀협상 총알받이" - "너무 심하다"
[현장] '이면합의' 의혹속 성과없이 끝난 첫날 '쌀' 청문회
텍스트만보기   권박효원(10zzung) 기자   
▲ 13일 오전 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각각 관료들과 답변내용를 논의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면합의' 논란 속에 13일 국회에서 열린 쌀 관세화유예협상 국정조사 청문회는 첫날 일단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이날 쌀협상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쇠고기 검역 및 식량점유율 등에 대한 미국과의 이면합의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새롭게 '이면합의'로 밝혀진 내용 없이 그동안 제기됐던 쟁점들이 다시 반복됐다.

이날 대부분의 쌀협상 국조특위 의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쌀과 관련되지 않은 품목의 양보는 없다고 하지 않았냐"고 정부를 질책했으며 "부가합의 과정에서 중국의 사과, 배 등 품목에 대한 검역절차를 조속히 처리하기로 해 국내 과수농가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허상만 전 농림부 장관, 반기문 외교부 장관 등 당시 협상 담당자들은 "당시는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웠을 뿐 이면합의는 없었다"며 기존입장을 반복했다. 특히 박흥수 농림부 장관은 "사과, 배 농가가 쌀협상의 총알받이 된 것 아니냐"는 이시종 열린우리당 의원의 추궁에 "너무 질책을 심하게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 13일 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사과, 배 농가가 쌀협상 총알받이 된 것 아니냐" "질책이 심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정부와 가장 첨예하게 각을 세운 의원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강 의원은 지난 9일 대정부질의에 이어서 이날도 "이미 지난 93년 UR 협상 당시 허신행 농림부 장관이 미국 측에 시장점유율 50%를 보장했다"고 '이면합의'를 주장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측 면담록을 제시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미국은 이같은 '이면합의' 문서를 이용해 2014년까지 향후 10년간 시장점유율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며 "이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합의한 정부의 협상태도는 굴욕적 외교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흥수 장관은 "미국이 자기 기록상 갖고 있을 뿐이고 우리가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미국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정부 입장은 선의의 약속일 뿐 구속력이 없다"며 "이를 보장해준 것처럼 기정사실하면 오히려 우리가 불리해진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강 의원은 "지난 2001년 전까지 미국쌀은 단 한톨도 수입되지 않다가 정부가 입찰규격을 변경한 뒤 매년 전체 수입물량의 25%를 차지하게 됐다"며 "미국측 요구 때문에 입찰규격을 바꾼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방호 한나라당 의원과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 역시 "허상만 전 장관이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쇠고기 문제를 논의했는데,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광우병 문제와 관련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해 요구한 것 아니냐"고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허상만 전 농림부 장관은 "미국 쇠고기 검역 문제는 쌀협상과는 별도의 현안으로 논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명수 농림부 차관은 입찰규격 변경과 관련 "의무수입량이 늘어나면서 쌀의 품종을 구분해 입찰한 것일 뿐 특정국가를 염두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국회는 13일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를 열고 협상의 적합성에 대해 조사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2005-06-13 19:50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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