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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오면..

KBS 제2텔레비젼의 드라마 제목 이다. 남들은 그 시간에 시청률 1위가 어쩌고 하는 잘나가는 '주몽'을 본다고 하는데, 나는 주몽을 처음부터 보지도 않았고 또 한번 보면 계속적으로 챙겨 보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주몽을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채널을 돌렸더니 '꽃피는 봄이오면'이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하고 있었다.  몇번 챙겨서 보았는데, 참 괜찮은 드라마 라는 생각이 들었다.  3부자가 사는 집안의 역사는 좀 복잡하다.  전과 전력을 두고 있는 두 부자와 상관 없이 검사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아들의 심지도 굳세게 보였고,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전과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는 내용이 우리 사회의 단면(범죄를 미화 하자는게 아니라, 전과 있다고 면접장에서 얻어 터진 이후로 사기꾼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여 주는것 같아 너무도 씁쓸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역시 가슴을 찡하게 울렸다.  내용을 일일히 다 열거 하기는 뭐하고, 암튼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소박하고 따뜻한 정이 넘쳐 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고정 관념에 박혀 있던 공영방송의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지는 순간 이었다.  예전엔 공영방송 이라면 이러한 내용의 드라마를 보여줄리가 없다는 편견도 편견이거니와 사실, 요즘 드라마는 정말 볼게 없기도 하니깐. 

 

주말에 했던, '하얀거탑'의 마지막회도 볼만 했다.  마지막에 장준혁이 죽으면서 시신을 기증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권력 암투를 그려가는 내용도 긴장감을 잘 살리면서 보여 주었던것 같다.  드라마 안본다 안본다 하면서도 보는 이유는 아마도 가끔씩 이런 드라마라도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것들을 보면서 갑자기 든 생각은 '인간미'라는건 무엇인가?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종종 '참으로 인간적이고 따뜻해..'라는 말들을 한다.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인간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지 뭔지...그리고 어떤 순간에 인간미가 넘친다는 말을 하거나, 들을 수 있는건지도 조금 생각해 보기도 하였고...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일들이 일어나길 바라고,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만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사안의 앞뒤를 재면서 내가 얼만큼 손해 볼것인지 아닌지부터 생각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것들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내 주면에는 정말로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고민을 들어 줄줄 알고, 그/녀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도 있고, 비록 내가 조금 덜 먹고 아프더라도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를 가진 사람들 말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남의 아픔을 내것으로 여기고 나눌 수 있을때는 과연 언제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상대방과 나의 관계가 '사랑'이라는 본질적인 끈이 없고도 과연 가능할까? 라는 물음에서 나는 그만 꼬리를 내리고 만다.  인간미 넘치는 일이란 애초에 나같은 사람에게는 거리가 먼 일이기도 한것 같기도 하고..ㅎㅎ

 

같은 맥락이 아니기는 해도, 어제 막을 내린 꽃피는 봄이 오면의 마지막 대사는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이기도 했다.

 

"인생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에게 동질감을 찾는것 보다는 다른 이질감을 이해 하는게 훨씬 관계가 깊어질 수 있어. 왜냐면, 사람은 절대 같을 수가 없거든. 우정도 사랑도 다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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