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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국


from 그냥 이야기 2010/09/16 04:50

형이 끓인 통조림 고등어 찌게에 오뎅을 넣어 안주를 만들었다

나의 창조성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작품평을 물으니 형은 아무말이 없었다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야지 왜 아무말이 없냐고 다그치니

형은 아무한테나. 쉽게 사랑한다는 이야기. 안한다 한다.

"너무 아파서 정말 미안해" 만화 대사인지 노래 가사인지

잘 모르겠단다. 그 말이 자기의 맘을 다 표현한단다.

 

사랑한다는 말이 내가 표현하는 것과 다르다고 한다

자주 하는게 아니라고 한다.

습관화 시켜서는 안된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좋은게 아니라고 한다. 형의 이야기를 이렇게 쓰는게

그래서 난 익명성이 있다고 했다. 그냥 형이라고 했으니까.

 

글을 쓰는 행위랑 시를 쓰는 행위랑은 분명 다르다고 한다.

아. 이 이야기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였다.

형이 이런 이야기를 할 줄이야.

 

라즈니쉬가 노자에 대해서는 왜 책을 안썼을까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강진 도서관에 가보니 얼씨구나 책이 있었다.

역시.. 라즈니쉬구나 했다.

 

루시드폴의 가사집과 박노해의 시집도 같이 빌려왔다.

 

지금 이순간 형이 뭐라고 떠들고는 있는데

여기 다 옮겨 적을 수는 없다.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하하

 

요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누구냐면...

 

바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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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04:50 2010/09/1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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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경찰서에서


from 다락방 2010/09/16 01:41

 언젠가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이라는 시를 읽고

 검색을 통해 그 시인의 시를 읽었다.

 

그 중에 가슴을 뻥치는 시가 있었으니.. 바로 이시다.

그리곤 바로 시집을 사버렸다.

 

 

혜화경찰서에서

 

                                   송경동

 

영장 기각되고 재조사 받으러 가니

2008년 5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핸드폰 통화내역을 모두 뽑아왔다

난 단지 야간 일반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잡혀왔을 뿐인데

힐금 보니 통화시간과 장소까지 친절하게 나와 있다

청계천 탐앤탐스 부근......

 

다음엔 문자메씨지 내용을 가져온다고 한다

함께 잡힌 촛불시민은 가택수사도 했고

통장 압수수색도 했단다 그러곤

의자를 뱅글뱅글 돌리며

웃는 낯으로 알아서 불어라 한다

무엇을, 나는 불까

 

풍선이나 불었으면 좋겠다

풀피리나 불었으면 좋겠다

하품이나 늘어지게 불었으면 좋겠다

트럼펫이나 아코디언도 좋겠지

 

일년치 통화기록 정도로

내 머리를 재단해보겠다고

몇년치 이메일 기록 정도로

나를 평가해보겠다고

너무하다고 했다

 

내 과거를 캐려면

최소한 저 사막 모래산맥에 새겨진 호모싸피엔스의

유전자 정보 정도는 검색해와야지

저 바닷가 퇴적층 몇천 미터는 채증해놓고 얘기해야기

저 새들의 울음

저 서늘한 바람결 정도는 압수해놓고 얘기해야지

그렇게 나를 알고 싶으면 사랑한다고 얘기해야지

이게 뭐냐고.

 

 

시 너무 좋다.

시가 이정도는 되야지 시다.

송경동씨를 만나서 나도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나의 마음을 울린 그대. 사랑합니다.^^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지도 못하면서 나를 안다고 이야기 하는 놈들. 년들

다 바보다.^^

 

형이 또 한마디 한다.

지금 사족을 다는것은 내일 하라고

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술먹고 글을 쓰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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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01:41 2010/09/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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